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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업 ·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2026.05.27 조회 18

이사 선임 누적투표제, 소수주주가 꼭 알아야 할 도입 방법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중소·중견기업의 소수주주분들 중에서, 대주주의 일방적인 이사 선임으로 인해 경영 견제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의결권 비율로만 따지면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정작 이사회에 자신을 대변할 인사를 단 한 명도 진입시키지 못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하시곤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인 이사 선임 누적투표제에 대해, 실전에서 자주 받는 질문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짚어드리겠습니다.

누적투표제가 정확히 무엇이고, 일반 단순투표제와 어떻게 다른가요?

누적투표제는 상법 제382조의2에 규정된 제도로, 2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1주마다 선임할 이사의 수와 같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그 의결권을 한 후보자에게 집중하거나 여러 후보자에게 분산하여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이사 3명을 한 번에 선임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단순투표제에서는 1주당 1표씩, 후보자별로 따로 의결권을 행사합니다. 51%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자신이 지지하는 3명의 후보 모두에게 51%씩 찬성표를 던지면 결국 이사회는 대주주 측 인사로 모두 채워집니다. 반면 누적투표제에서는 1주당 3표(선임할 이사 수만큼)가 주어지고, 이를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어 30%대 소수주주도 자신이 지지하는 이사 1명을 충분히 선임할 수 있게 됩니다.

누적투표제 도입을 위해 필요한 정관 변경

실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우리 회사도 자동으로 누적투표제가 적용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상법상 옵트아웃(opt-out) 구조

상법 제382조의2는 누적투표제를 원칙적으로 인정하되, 정관에서 이를 배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한민국 상장·비상장 회사의 90% 이상이 표준정관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누적투표제를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배제 조항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누적투표제를 활용하려면, 먼저 정관에서 이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정관 변경 절차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입니다(상법 제434조). 즉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그리고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실무상 이 요건이 가장 큰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수주주가 누적투표제 도입을 어떻게 추진할 수 있나요?

대주주가 협조해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소수주주분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절차가 있습니다.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주주제안권 행사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는 상법 제363조의2에 따라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정관에 "누적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한다"는 안건을 정기주주총회 6주 전까지 서면으로 제안하시면 됩니다.
2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회사가 정기총회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발행주식 총수 3% 이상 보유 주주는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366조). 이사회가 응하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소집할 수도 있습니다.
3
의결권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특별결의 요건(2/3 찬성)을 충족하려면 우호지분 확보가 필수입니다. 다른 소수주주들과의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위임장 권유 등을 통해 표를 모으는 사전 준비가 핵심입니다.

도입 이후 실제 이사 선임 시 유의사항

누적투표제가 정관에 도입되었다고 해서 모든 이사 선임에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적투표를 실시하려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가 주주총회일 7일 전까지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누적투표 청구를 해야 합니다(상법 제382조의2 제2항).

실무에서 정말 자주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정관 변경까지는 성공해놓고 정작 이사 선임 총회에서 7일 전 청구 기한을 놓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 회차의 이사 선임은 다시 단순투표제로 진행되어, 그동안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캘린더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추가로 챙기셔야 할 포인트

첫째, 누적투표 청구는 2인 이상의 이사를 한 번에 선임할 때만 가능합니다. 대주주가 이를 회피하기 위해 이사를 한 명씩 따로 선임하는 안건으로 분리 상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제도 잠탈의 우려가 있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둘째, 사외이사와 사내이사를 분리해서 의안을 구성하는 방식도 동일한 논점이 발생합니다. 셋째, 누적투표 결과의 효력을 두고 분쟁이 생기면 결국 주주총회 결의 취소의 소(상법 제376조)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총회 당일의 절차 진행을 정확히 기록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적투표제는 단순히 "이사 한 자리를 가져오는" 제도를 넘어, 소수주주가 경영의 투명성과 견제 기능을 회복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정관 변경부터 청구 시기, 의결권 산정까지 단계마다 놓치기 쉬운 함정이 많으므로, 추진 초기에 전체 일정표를 정밀하게 설계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경영권 분쟁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누적투표제는 정관 변경 단계에서 한 번, 실제 청구 단계에서 또 한 번 좌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7일 전 서면청구 기한과 의안 분리 상정 대응은 사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도입을 검토 중이시라면 일정 설계 단계부터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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