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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기업·사업 ·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2026.05.29 조회 61

임기 만료 이사의 권한은 어디까지일까? 실제 사례로 본 경영 공백 해결법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중소 규모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께서 의외로 자주 마주치시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었는데 후임자를 정하지 못한 상황이지요. "임기가 끝났으니 이제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또 반대로, 임기가 끝난 이사가 계속 회사 업무에 관여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 분이 한 결정이 효력이 있는지" 불안해하시는 주주분들도 적지 않으십니다.

오늘은 실제로 자주 상담되는 사례를 통해 이사회 임기 만료 이사의 권한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 그리고 경영 공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사안 경기 성남에서 IT 솔루션 회사를 운영하는 A씨(48세, 대표이사)와 공동창업자 B씨(45세, 사내이사)의 사례입니다. 자본금 5억 원 규모의 비상장 주식회사로, 두 분은 2022년 3월에 3년 임기로 선임되어 2025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었습니다.

문제 임기 만료 직전 두 분 사이에 경영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했고, 정기주주총회에서 후임 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었습니다. 그런데 임기가 끝난 B씨가 약 3억 원 규모의 신규 거래계약을 단독으로 체결한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쟁점 1. 임기 만료 이사도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요

먼저 가장 중요한 원칙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법 제386조 제1항은 "법률 또는 정관에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에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하여 퇴임한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임기가 만료되었다고 해서 즉시 모든 권한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정관이나 법률상 요구되는 이사의 최소 인원(보통 비상장회사는 3인 이상, 자본금 10억 원 미만은 1인 또는 2인도 가능)을 채우지 못하게 되면, 임기 만료 이사는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를 그대로 유지하시게 됩니다. 이를 실무에서는 "퇴임이사" 또는 "권리의무이사"라고 부릅니다.

A씨 사례를 보면, 임기 만료 후에도 후임 이사가 선임되지 못한 상태였고, 자본금 5억 원 미만 회사가 아니라 정관상 이사 3인 이상이 요구되는 구조였습니다. 이 경우 B씨는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여전히 이사로서의 권한과 의무를 갖고 계신 상태가 됩니다.

핵심 정리

임기 만료 이사라도 ① 법률·정관상 이사 정원이 미달되는 상황에서는 ②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③ 이사의 모든 권리와 의무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체결한 계약이나 의사결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쟁점 2. B씨가 단독으로 체결한 3억 원 계약은 유효할까요

그렇다면 B씨가 임기 만료 후 체결한 3억 원 규모의 신규 거래계약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 하십니다.

먼저 이사회 결의 사항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르면 회사의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등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자본금 5억 원 회사에서 3억 원 규모의 거래라면 중요한 업무집행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B씨가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였다는 점입니다. 대표권은 A씨에게 있으므로, B씨가 단독으로 회사를 대표하여 계약을 체결할 권한 자체가 없습니다. 임기 만료 여부와 무관하게, 평이사가 단독으로 체결한 계약은 원칙적으로 회사를 구속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B씨에게 대표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외관(명함, 직책, 과거 거래 관행 등)이 있었다면 표현대표이사 책임(상법 제395조)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회사가 계약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사전에 거래 상대방에게 대표권 범위를 명확히 통지해 두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쟁점 3. 경영 공백,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이런 상황에 놓이신 분들께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갈등이 깊어진 상태에서 후임 이사 선임이 계속 부결된다면, 다음과 같은 절차를 검토해 보실 수 있습니다.

첫째, 임시주주총회 소집입니다.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는 이사회에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고(상법 제366조), 이사회가 응하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소집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일시이사(직무대행자) 선임 신청입니다. 임기 만료 이사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 이해관계인은 법원에 일시이사 선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386조 제2항). 임기 만료 이사의 의사결정이 회사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법원이 외부의 중립적인 일시이사를 선임해 주십니다.

셋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입니다. 임기 만료 이사가 회사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면, 본안 소송(이사 지위 부존재 확인 등)과 함께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 선임 가처분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실무 조언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임기 만료 이사가 회사 자산을 처분하거나 중요한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신속하게 가처분 절차를 진행하시는 것이 손해를 최소화하는 길입니다. 정관상 이사 정원, 주식 보유 비율, 분쟁의 성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절차가 달라지므로 사전 검토가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조드리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이사 임기 만료 문제는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갈등이 생긴 시점에 갑자기 회사 운영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관에서 이사 정원 규정을 어떻게 설계해 두었는지, 임기 도래 시점을 분산시켜 두었는지에 따라 위기 대응의 폭이 크게 달라집니다. 평온할 때 미리 점검해 두시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제 경험상 이사 임기 만료 문제는 평소에는 묻혀 있다가 경영권 갈등이 생기는 순간 폭탄처럼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비상장 중소기업은 정관상 이사 정원과 임기 분산을 미리 설계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이미 갈등이 시작되었다면 가처분 시점이 결과를 좌우하니,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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