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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기업·사업 · 주주총회·이사회·경영권 분쟁 2026.06.02 조회 68

주총 서면투표 도입 절차, 정관 변경부터 실무까지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 주주 수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이 지방에 분산되어 있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때마다 정족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실무적 해법으로 서면투표 제도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가상의 사례를 통해 서면투표 도입 절차와 쟁점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사례 개요

경기 화성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비상장법인 A주식회사(대표이사 김모씨, 52세)는 발행주식총수 4만주, 주주 17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이다. 창업자의 형제·자녀 등 친족 주주가 9명, 임직원 출신 주주가 5명, 초기 투자자가 3명이며, 이 중 4명은 부산·광주에 거주하고 2명은 미국에 체류 중이다.

A사는 매년 정기주총에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결의가 미뤄지는 일이 반복되었고, 2025년 결산기를 앞두고 재무이사 B씨가 서면투표 제도 도입을 제안하였다. 자본금은 8억원이며 정관에는 서면투표에 관한 규정이 없는 상태이다.

1. 서면투표와 전자투표의 구별 — 무엇을 도입할 것인가

실무에서 자주 혼동되는 부분이지만, 상법은 서면투표(상법 제368조의3)전자투표(상법 제368조의4)를 별개의 제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양자는 도입 요건과 절차가 다릅니다.

서면투표는 주주가 총회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서면에 의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반드시 정관에 근거 규정이 있어야 도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전자투표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도입이 가능하며, 정관 변경을 요하지 않습니다.

A사의 경우 주주들이 고령이거나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서면투표가 적합하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정관 변경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임시주총 개최가 불가피합니다.

정리하면, 서면투표 도입의 첫 단계는 정관 변경이며 이는 특별결의(출석 의결권의 2/3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 사항에 해당합니다.

2. 정관 변경 절차와 조항의 설계

정관 변경은 다음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첫째, 이사회를 소집하여 정관 변경의 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결의합니다. 둘째, 주총 소집통지를 발송하되 통지일과 회일 사이에 최소 2주의 기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셋째, 주총에서 특별결의로 정관을 변경합니다.

A사의 경우 발행주식총수 4만주 중 출석주식의 2/3 이상이 찬성하여야 하며, 동시에 전체 주식의 1/3(약 1만 3,334주)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됩니다. 친족 주주 지분과 대표이사 지분을 합산할 때 가결 가능성이 높은지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두어야 합니다.

정관 조항은 통상 다음과 같이 설계됩니다. 즉 "주주는 총회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는 총회의 소집통지서에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서면과 참고자료를 첨부하여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회사 사정에 따라 행사 기한, 서면의 회사 도달 시점 등을 추가로 규정할 수 있으나, 상법의 강행규정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3. 정관 변경 이후의 운영 실무

정관에 서면투표 규정이 신설된 이후, 회사는 매 주주총회 소집 시 다음의 사항을 이행하여야 합니다.

  • 소집통지서에 서면투표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시
  • 의결권 행사 서면(투표용지)과 참고자료의 동봉
  • 회신 기한, 회신 방법, 회신 미도달 시 처리 방법의 안내
  • 도달된 투표용지의 보관 및 본인 확인 절차의 마련
  • 총회 당일 서면투표분의 집계 및 의사록 반영

서면투표는 총회 개최 전일까지 회사에 도달하여야 효력이 발생하며, 도달주의 원칙에 따라 우편 지연에 대한 위험은 주주가 부담합니다. 다만 회사가 회신 기한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하면 의결권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통상 발송일로부터 10일 이상의 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서면투표와 본인 출석이 중복되는 경우의 처리 기준, 위임장과 서면투표가 중복되는 경우의 우선순위 등은 분쟁의 단초가 되는 영역입니다. 실무에서는 "본인 출석 시 서면투표는 철회된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내부 규정을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실무적 시사점

A사의 사례에서 보듯, 서면투표 도입은 단순히 정관에 한 줄을 추가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정관 변경을 위한 특별결의 통과 가능성, 변경 이후의 운영 매뉴얼 정비, 의결권 행사 양식의 설계, 도달 관리 체계의 구축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합니다.

특히 가족기업·중소기업에서 서면투표 제도는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결의의 적법성 자체를 다투는 쟁점으로 비화할 수 있습니다. 정관 조항 자체에 모호함이 있거나 서면 양식이 의결권 행사를 어렵게 설계된 경우, 결의취소소송에서 회사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도입 단계에서부터 상법상 강행규정과 충돌하지 않는 정밀한 조항 설계가 필요합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면투표 도입은 정관 변경이라는 외형적 절차보다 이후의 운영 매뉴얼 설계가 실제 분쟁을 좌우합니다. 도달 기한, 위임장과의 우선순위, 본인 출석 시 처리 등은 결의취소소송의 단골 쟁점이므로 도입 단계에서 함께 정비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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