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기준시점이 언제로 정해지는가에 따라 분할 대상 재산의 범위와 액수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별거 기간이 길었던 부부의 경우, 별거 시점과 변론종결 시점 사이에 재산이 크게 증가하거나 감소했다면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결정적인 쟁점이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사례를 통해 별거 시 기준과 변론종결 시 기준의 판단 기준을 정리합니다.
사례 개요
부산에 거주하는 회사원 A씨(48세, 남)와 학습지 교사 B씨(46세, 여)는 결혼 18년 차 부부입니다.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결혼 12년 차이던 2019년경부터 부부싸움이 잦아지다가 2021년 3월 B씨가 자녀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사실상 별거가 시작되었습니다.
별거 후 A씨는 2022년경 회사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연봉이 크게 올랐고, 2023년에는 부친으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아 본인 명의로 토지를 추가 매입했습니다. 반면 B씨 명의의 예금은 별거 직후 약 7,000만 원이었으나 자녀 양육비와 학원비로 소진되어 2024년 소송 제기 시점에는 약 1,500만 원으로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B씨는 2024년 5월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2025년경 변론이 종결되었습니다. 이때 분할 대상 재산의 기준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재산분할 청구권을 규정하면서도 기준시점에 관한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판례와 실무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원칙적인 기준시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의 범위, 가액, 채무액 모두 변론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확정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재산분할은 이혼 효과로서 발생하는 청구권이므로 이혼이 확정되는 시점에 가까운 시기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둘째, 부부공동재산은 혼인관계가 법적으로 해소될 때까지는 부부의 협력으로 형성·유지된다고 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셋째, 가액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장 최근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따라서 A씨와 B씨 사례에서도 원칙적으로는 2025년 변론종결 시점의 부부 명의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됩니다. A씨의 승진 후 형성된 자산도 일단 이 범위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나 판례는 위 원칙을 그대로 관철하지 않습니다. 혼인파탄 이후 일방의 노력만으로 형성된 재산이나 일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감소한 재산의 경우, 별거 시점 등 혼인파탄 시점을 기준으로 분할 대상을 재구성하는 것이 실무의 흐름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씨 사례에 대입하면, 2023년 부친의 지원을 일부 받아 A씨가 단독으로 매입한 토지는 별거 후 2년 이상 지난 시점에 취득한 것이고, 형성 과정에 B씨의 기여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분할비율에서 크게 감액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B씨의 예금 감소분은 별거 후 자녀 양육이라는 정당한 목적으로 소비된 것이므로 단순히 변론종결 시점의 잔액만 기준으로 삼으면 B씨에게 부당한 결과가 됩니다. 이 경우 실무에서는 별거 시점의 예금 잔액을 기준으로 분할 대상을 산정하거나, B씨의 기여도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사례를 자주 봅니다.
별거 시점 자체에 대한 다툼도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한쪽이 집을 나간 시점이 곧 별거 시점이 되는 것은 아니며, 다음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주거를 분리했더라도 생활비를 정상적으로 송금하고 주말마다 함께 시간을 보낸 경우라면, 실질적 별거 상태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동 계좌의 사용 중단, 생활비 송금 중단, 보험·통신요금 등의 분리 시점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일시적 다툼으로 인한 별거인지, 혼인을 사실상 종료할 의사로 한 별거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A씨 사례에서 B씨는 2021년 3월 자녀를 데리고 친정으로 이사한 뒤 A씨와의 경제적 교류를 사실상 중단했고, 양육비도 별도로 청구하지 않은 채 본인이 부담했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2021년 3월을 별거 개시 시점으로 인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위 사례를 통해 정리하면, 재산분할 기준시점 문제는 단순히 "별거 시 vs 변론종결 시"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평가시점은 변론종결 시를 원칙으로 하되, 분할 대상의 범위는 별거·혼인파탄 시점을 함께 고려해 사안별로 조정하는 구조라는 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당사자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별거 시점을 입증할 자료(주민등록 이전 기록, 카카오톡 대화, 송금 내역 중단 시점 등), 별거 후 재산 형성·감소의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급여명세서, 매매계약서, 자금 출처, 양육비 지출 내역 등), 그리고 별거 기간 중에도 유지된 기여가 있다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별거 기간이 길수록 기준시점에 따른 차이가 커지므로, 소장 작성 단계에서부터 어느 시점을 어떤 항목에 적용할지 청구 구조를 명확히 설계해 두어야 불필요한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