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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부동산 ·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2026.06.10 조회 131

무허가 건물도 임대차보호법 적용될까? 실전 Q&A 정리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40대 김 씨는 월세 50만 원에 보증금 2,000만 원을 걸고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입주했습니다. 전입신고도 마치고 확정일자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후 집주인이 바뀌면서 새 집주인이 통보해 왔습니다.

"이 건물은 무허가 건물이라 임대차보호법 적용이 안 됩니다. 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습니다."

김 씨는 막막했습니다. 정말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증금 2,000만 원을 날려야 하는 걸까요?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허가 건물이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고, 일반 건물과 다른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무허가 건물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근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는 "주거용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의 임대차"에 대하여 이 법이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건축허가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주거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입니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건축법상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건물이라 하더라도, 그 건물이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미등기 건물이나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의 보호를 배제하는 것은 이 법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김 씨처럼 무허가 건물에 거주하더라도, 실제로 주거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추었다면 법적 보호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보호받기 위해 갖춰야 할 대항요건은 동일한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대항력(새 집주인에게도 임대차를 주장할 수 있는 힘)을 갖추려면,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주택의 인도 - 실제로 그 주택에 입주하여 거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2
주민등록 전입신고 - 해당 주소지로 전입신고를 마쳐야 합니다.

이 두 가지 요건은 무허가 건물이든 적법한 건물이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무허가 건물이라도 주소가 부여되어 있으면 전입신고가 가능하며,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확정일자까지 받아두면 우선변제권(경매 시 보증금을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받을 수 있는 권리)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확정일자는 주민센터에서 임대차계약서에 날인받으면 됩니다.

무허가 건물 임대차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

법적 보호가 가능하다고 해서 일반 건물과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위험 요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등기부등본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무허가 건물은 보존등기 자체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 등기부등본을 통해 선순위 권리관계(근저당, 가압류 등)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계약 전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토지등기부등본이라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경매 시 보증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허가 건물은 토지와 별도의 독립된 부동산으로 평가받기 어렵고, 경매 대상이 토지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건물 자체에 대한 경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되어 보증금 회수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셋째, 철거 위험이 존재합니다.

무허가 건물은 행정청의 철거 명령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건물이 철거되면 임대차 자체가 소멸하므로, 보증금 반환 청구는 임대인에게 직접 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자력(재산 상태)이 충분하지 않으면 사실상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넷째,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은 경매 시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최우선으로 변제받는 제도인데, 무허가 건물의 경우 건물 자체가 경매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이 권리를 행사하기 곤란합니다. 서울 기준 보증금 1억 7,000만 원 이하의 임차인이 5,700만 원까지 최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이 제도가, 무허가 건물에서는 실효성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전입신고가 반려되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

간혹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로 주민센터에서 전입신고를 거부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는 실제 거주 사실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건물의 적법 여부와 무관하게 수리되어야 합니다.

만약 전입신고가 반려된다면, 해당 주민센터에 주민등록법 시행령을 근거로 재요청하거나, 상급 기관인 구청 민원실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전입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항력 자체를 취득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실무 팁 - 무허가 건물 임대차 계약 전 확인 사항

1
토지등기부등본 확인 - 건물등기가 없으면 토지등기부등본이라도 반드시 열람하여 근저당, 가압류, 압류 등 선순위 권리를 확인합니다.
2
건축물대장 열람 - 건축물대장에 해당 건물이 등재되어 있는지, 위반건축물로 표기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건축물대장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를 통해 무허가 여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임대인의 토지 소유 여부 - 임대인이 해당 토지의 소유자인지 확인합니다. 토지 소유자가 아닌 사람이 무허가 건물의 임대인인 경우, 추후 분쟁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4
보증금은 가능한 소액으로 - 무허가 건물은 보증금 회수 위험이 일반 건물보다 높으므로, 보증금을 최소화하고 월세 비중을 높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5
계약서에 특약 기재 - "임대인은 본 건물이 무허가 건물임을 고지하였으며, 철거 등의 사유로 임대차가 종료될 경우 보증금 전액을 즉시 반환한다"는 취지의 특약을 반드시 넣어두시길 권합니다.

김 씨의 사례로 돌아가면, 김 씨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모두 갖추었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새 집주인이 "무허가 건물이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향후 해당 건물이 철거되거나 토지만 경매에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보증금 반환 시기를 앞당기거나 추가적인 법적 보전 조치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무허가 건물 임대차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임차인분들이 계약 당시 건물의 허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입주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법적 보호가 가능하더라도 보증금 회수 단계에서 난관이 많으므로, 계약 전 토지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반드시 확인하시고 문제가 발견되면 빠르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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