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육아휴직 복귀 후 회사가 다른 부서로 전보 배치하는 것 자체가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은 육아휴직 복귀 시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을 벗어나면 위법 전보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육아휴직 복귀 후 전보 배치를 통보받고 이것이 적법한 인사인지, 불이익 처분인지 판단하지 못해 혼란을 겪습니다. 적법·위법의 기준부터 대응 절차까지 핵심만 정리합니다.
적법한 전보와 위법한 전보, 기준은 명확합니다
법에서 허용하는 전보 배치의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복귀시키는 것이 원칙
같은 업무 복귀가 불가능한 경우,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배치
반대로,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위법 전보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금이 감소하는 부서·직무로 배치
직급이 실질적으로 강등되는 효과가 있는 배치
경력과 전혀 무관한 부서로의 일방적 발령
복귀 직후 '한직' 부서로 보내 사실상 퇴직을 유도하는 경우
육아휴직 사용 자체를 이유로 한 보복성 인사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위반 시 사업주에게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같은 법 제37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불리한 처우 금지 위반으로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위법 전보에 대응하는 절차 — 5단계
1
전보 발령 내용을 서면으로 확보
구두 통보만 받은 경우, 반드시 인사 발령 통지서·이메일·사내 공지 등 서면 자료를 확보하세요. 이후 모든 절차의 출발점이 됩니다. 발령 일자, 변경 전·후 부서명, 직급, 직무 내용, 급여 조건이 기재되어 있어야 합니다.
소요기간: 즉시 / 비용: 없음
2
휴직 전 근무조건과 비교 자료 준비
육아휴직 전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업무 분장표, 직급 확인서를 준비합니다. 전보 후 조건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핵심입니다. 임금 총액(기본급+수당+성과급)의 변동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소요기간: 1~3일 / 비용: 없음
3
사내 이의 제기(시정 요청)
인사팀 또는 대표이사 앞으로 서면 이의신청서를 제출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을 근거로 원직 복귀 또는 동등 조건 배치를 요청하세요. 이 단계를 거쳐야 이후 외부 구제 절차에서 '사용자에게 시정 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이 인정됩니다.
소요기간: 1~2주(회사 회신 대기) / 필요서류: 이의신청서(자유양식)
4
고용노동부 진정·신고
사내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민원)을 제기합니다. 온라인(고용노동부 민원마당)이나 방문 모두 가능합니다. 접수 후 근로감독관이 조사에 착수하며,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주에게 시정 명령이 내려집니다.
소요기간: 접수 후 30~90일 / 필요서류: 진정서, 전보 발령 서류, 근로계약서, 급여비교 자료 / 비용: 없음
5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또는 민사소송
전보가 실질적 해고나 징계에 해당할 만큼 불이익이 크다면, 부당전보를 이유로 중앙 또는 지방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발령일로부터 3개월 이내)을 할 수 있습니다. 임금 차액이 발생한 경우 별도 민사소송(임금청구)도 병행 가능합니다.
임금 동일성: 기본급뿐 아니라 각종 수당, 상여금, 성과급을 포함한 총 보수액이 같은 수준인지
업무 관련성: 기존 직무 경험·전공과 합리적 연관이 있는 직무인지
업무상 필요성: 조직 개편, 부서 통폐합 등 객관적 사유가 있는지
절차적 정당성: 취업규칙·단체협약상 전보 절차(사전 통지, 의견 청취 등)를 준수했는지
보복 의도 부재: 육아휴직 사용 외에 달리 전보 사유를 설명할 수 있는지
이 중 하나라도 입증이 어려운 경우, 사용자 측이 불리해집니다. 특히 "육아휴직 전에는 전보 계획이 없었는데 복귀 직후 갑자기 발령이 났다"는 정황은 보복성 인사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알아두면 유리한 실무 포인트
첫째, 전보에 일단 응하더라도 권리를 잃지 않습니다. "전보에 따랐으니 수용한 것 아니냐"는 회사 측 주장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이의를 제기한 기록이 남아 있으면 됩니다.
둘째, 녹음·메신저 대화도 증거로 유효합니다. 상사가 "육아휴직 다녀오더니 자리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면, 그 기록은 보복성 전보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셋째,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자에게도 동일 보호가 적용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에 따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후 복귀 시에도 같은 업무·같은 임금 수준 복귀 원칙이 적용됩니다.
넷째, 구제신청 기한(3개월)을 놓치면 안 됩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은 부당전보 발령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기한이 지나면 소송만 가능해지고,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납니다.
이 글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등 현행법령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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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익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보면 육아휴직 복귀 후 전보 문제는 발령 자체보다 임금 감소와 경력 단절 효과가 결합될 때 분쟁이 커집니다. 전보 통보를 받으셨다면 발령 서류와 급여 조건 변동을 즉시 비교·확보해 두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구제신청 3개월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