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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M&A·기업실사·주식·자산양수도
기업·사업 · M&A·기업실사·주식·자산양수도 2026.06.15 조회 47

M&A 우발채무 처리 조항, 매수인이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 포인트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기업 인수합병(M&A) 거래에서 가장 빈번하게 분쟁으로 번지는 영역이 바로 우발채무(contingent liability)입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법원의 M&A 관련 분쟁 통계를 보면, 클로징 이후 매수인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안 중 약 40% 이상이 계약 체결 당시 인지하지 못했던 채무, 즉 우발채무와 직접 관련됩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발채무 처리 조항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M&A 성패를 가릅니다.

우발채무란 무엇이고, 왜 M&A에서 치명적인가

우발채무란 현재 시점에서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장래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에 따라 현실화될 수 있는 잠재적 부채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유형이 있습니다.

  • 계류 중인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발생하는 손해배상 채무
  • 세무조사 결과 추가 부과될 수 있는 세금
  • 제품하자 보증기간 내 클레임으로 인한 배상 의무
  • 환경오염 정화비용, 과징금 등 행정적 제재 관련 채무
  • 퇴직급여 충당부채 과소 계상분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우발채무는 기업실사(Due Diligence) 단계에서 100% 포착되지 않습니다. 실사를 아무리 철저하게 수행하더라도 매도인이 의도적으로 은폐하거나, 실사 시점에 존재 자체가 인식되지 않은 채무는 발견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계약서상 우발채무 처리 조항이 매수인의 마지막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진술 및 보장 조항과 면책 조항의 관계

M&A 계약에서 우발채무를 다루는 핵심 구조는 두 가지입니다.

진술 및 보장(Representations & Warranties) : 매도인이 "클로징일 기준으로 대상회사에 공시되지 않은 우발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하는 조항입니다. 이 진술이 사실과 다를 경우 매수인에게 면책청구권이 발생합니다.

면책(Indemnification) : 진술 및 보장 위반, 또는 계약서에 별도로 특정한 사항에 대해 매도인이 매수인의 손해를 전보(보전)하겠다고 약정하는 조항입니다.

이 두 조항은 반드시 연동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문제는, 진술 및 보장 조항은 광범위하게 두면서 면책 조항에서 각종 제한(한도액, 최소청구금액, 존속기간)을 과도하게 설정해 사실상 매수인이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가 되는 경우입니다.

우발채무 처리 조항 설계 시 쟁점 5가지

  • 1면책 존속기간(Survival Period) : 진술 및 보장의 효력이 클로징 후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정합니다. 일반적 진술은 18~24개월, 세무 관련은 부과제척기간(통상 5~7년), 환경 관련은 10년 또는 무기한으로 설정하는 것이 실무 관행입니다. 매도인 측은 이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려 하므로, 유형별로 차등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 2면책 상한(Cap) : 매도인이 부담할 면책 총액의 한도입니다. 통상 매매대금의 10~30% 수준에서 협의됩니다. 다만 매도인의 사기적 은폐나 고의적 진술 위반에 대해서는 Cap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매수인 보호에 필수적입니다.
  • 3최소청구금액(Basket / De Minimis) : 소액 클레임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입니다. Deductible 방식(기준액 초과분만 청구 가능)과 Tipping Basket 방식(기준액 도달 시 전액 청구 가능)으로 나뉘는데, 매수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Tipping Basket이 유리합니다.
  • 4에스크로(Escrow) 또는 매매대금 유보 : 매매대금 일부(통상 5~15%)를 에스크로 계좌에 일정 기간 예치하여,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경우 매수인이 직접 회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매도인의 자력(재무 상태)이 불확실한 경우 이 장치가 없으면 면책 조항은 사실상 무의미해집니다.
  • 5매도인의 공시 목록(Disclosure Schedule) : 매도인이 인지하고 있는 우발채무를 별첨 목록으로 공시하면, 해당 항목에 대해서는 진술 위반 면책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매수인은 이 목록의 범위와 기재 수준을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 "포괄적 공시"를 허용하면 매도인이 모든 위험을 공시 목록에 밀어 넣어 면책 범위를 사실상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기업실사 단계에서의 우발채무 점검 포인트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를 조기에 포착하지 못하면, 아무리 계약 조항을 정교하게 설계해도 협상력이 약해집니다. 최소한 아래 항목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소송 현황 : 대상회사가 원고 또는 피고로 참여 중인 모든 소송, 중재, 행정심판 목록과 소장 사본 확인
  • 세무 리스크 : 최근 5개 사업연도 세무조사 이력, 경정청구 현황,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이슈 유무
  • 계약상 잠재 책임 : 위약벌 조항, 연대보증, Change of Control 조항이 포함된 주요 계약 전수 검토
  • 고용 관련 : 미지급 퇴직금, 미사용 연차수당, 노동위원회 계류 사건 유무
  • 환경 규제 : 토양오염조사 결과, 폐기물 처리 위반 이력, 환경 관련 행정처분 전력

실사 결과 발견된 우발채무는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금액 산정이 가능한 것은 매매대금에서 차감하고, 금액 산정이 불가능한 것은 특별면책(Specific Indemnity) 조항으로 별도 분리하여 Cap이나 Basket 제한 없이 매도인이 전액 부담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세 가지 함정

첫째, 매도인의 인지 여부(Knowledge Qualifier) 삽입 문제입니다. 매도인이 진술 조항에 "매도인이 알고 있는 한(to the best of Seller's knowledge)"이라는 제한을 넣으면, 매도인이 몰랐다고 주장하는 우발채무에 대해서는 면책 청구가 차단됩니다. 매수인은 이 표현의 삽입을 최소화하거나, 최소한 "합리적 조사를 거친 후 알고 있는 한(to the best of knowledge after reasonable inquiry)"으로 범위를 확대해야 합니다.

둘째, 손해 범위의 정의입니다. 면책 대상 손해에 간접손해, 기대이익 상실, 변호사 비용이 포함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직접적이고 실제 발생한 손해에 한한다"는 문구가 들어가면 매수인의 회복 범위가 크게 축소됩니다.

셋째, 제3자 청구(Third Party Claim) 절차입니다. 우발채무가 제3자의 소송이나 세무부과처분으로 현실화되는 경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통지하는 시한, 소송 수행 주체, 화해 동의권 등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규정해 두지 않으면 절차적 하자로 면책 청구 자체가 거부될 위험이 있습니다.


M&A 거래의 성격상, 우발채무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계약 구조를 통해 그 리스크를 누가, 얼마만큼, 얼마 동안 부담할 것인지를 명확히 배분할 수 있습니다. 진술 및 보장, 면책 조항, 에스크로 장치, 공시 목록 관리 등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비로소 매수인의 실질적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M&A 실무를 다루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분쟁 원인이 우발채무 관련 조항의 불비입니다. 면책 존속기간, 상한액, 에스크로 설정은 거래 규모와 대상회사의 업종 특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표준 문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계약 체결 전 반드시 M&A 전문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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