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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 직장 내 괴롭힘·갑질·성희롱 2026.06.26 조회 36

직장 내 따돌림, 신고부터 구제까지 단계별 대응 절차 안내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 중소기업에서 7년을 근무한 직원이 어느 날부터 팀 회의에서 유독 자신에게만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단체 메시지 방에서 자신만 제외되고, 점심시간에 동료들이 의도적으로 자리를 피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 참았지만, 석 달이 지나자 출근 자체가 공포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막상 직장 내 따돌림에 대응하려고 하면,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증거는 무엇을 모아야 하는지 막막해지기 마련입니다. 이 글에서는 직장 내 따돌림에 대한 법적 대응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대응 전에 알아야 할 법적 기준

2019년 7월부터 시행된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근거합니다. 따돌림이 이 법의 보호 대상이 되려면 다음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할 것. 직급뿐 아니라 다수 대 소수, 연령, 정규직 대 비정규직 등 사실상의 관계 우위도 포함됩니다. 둘째,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일 것. 업무 지시나 평가 자체는 괴롭힘이 아니지만, 의도적 배제나 인격 모독은 해당합니다. 셋째, 신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것. 피해자의 주관적 고통만으로는 부족하고, 객관적으로 보아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을 염두에 두면서 아래 절차를 밟아 가시면 됩니다.

직장 내 따돌림 대응 5단계 절차

1
증거 확보 및 피해 기록

법적 대응의 성패는 증거에 달려 있습니다. 따돌림 행위가 발생할 때마다 날짜, 시간, 장소, 관련자, 구체적 행위 내용을 기록해 두십시오. 카카오톡 대화 캡처, 이메일, 녹음(본인이 당사자인 대화의 녹음은 적법), CCTV 열람 요청 등이 유용한 증거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피해 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수첩이든 스마트폰 메모든, 일관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요기간: 최소 2~4주 이상 축적 비용: 없음 필요 도구: 메모장, 화면 캡처, 녹음기
2
사내 신고(회사 내 고충처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따라,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회사에 고충처리위원회나 인사팀이 있다면 서면으로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두 신고보다 서면 신고가 추후 "신고한 사실" 자체를 입증하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사용자는 조사 기간 중 피해 근로자에 대해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등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반대로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인사이동, 해고 등)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합니다.
소요기간: 신고 후 조사 착수까지 통상 1~2주 비용: 없음 필요서류: 신고서(자유양식), 증거자료 사본
3
고용노동부 진정 및 신고

회사가 조사를 하지 않거나, 조사 결과에 대한 조치가 미흡한 경우, 또는 사용자 본인이 가해자인 경우에는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민원 마당 또는 국번 없이 1350으로 접수 가능합니다. 진정서에는 피해 사실, 시기, 가해자 정보, 확보한 증거 목록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근로감독관이 배정되면 사업장 조사가 이루어지며, 사용자가 신고 의무(조사 및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 500만 원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소요기간: 접수 후 처리까지 1~3개월 비용: 없음 필요서류: 진정서, 근로계약서, 증거자료
4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따돌림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우울증, 불안장애 등)이나 경제적 손해(휴직, 퇴직)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 및 사용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책임의 근거는 민법 제756조(사용자 배상책임)입니다. 실무상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위자료는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인정되는 경우가 있으며, 정신과 진료 기록과 진단서가 손해 입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소요기간: 소송 제기 후 1심까지 6개월~1년 6개월 비용: 인지대 + 송달료(청구 금액에 따라 다름) + 변호사 비용 필요서류: 소장, 증거자료, 진단서, 급여명세서 등
5
산업재해 인정 신청 (업무상 질병)

직장 내 따돌림으로 인해 우울증, 적응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이 발생한 경우,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아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에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하면, 공단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심의합니다. 승인되면 치료비 전액, 휴업급여(평균임금의 70%), 장해급여 등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소요기간: 신청 후 판정까지 2~4개월 비용: 없음(공단 처리) 필요서류: 요양급여 신청서, 정신과 진단서, 사업주 확인서, 피해 경위서

절차별 유의사항 정리

보복 행위 금지: 사용자가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 의해 처벌 대상입니다. 만약 신고 후 오히려 불이익을 당했다면, 이 자체가 별도의 법 위반이 됩니다.

시효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입니다. 산재 신청 역시 질병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정신과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은 적용되지 않지만,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 두십시오. 다만, 근로기준법상 조사 의무나 과태료 규정은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직장 내 따돌림은 참고 견딘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법이 정한 절차를 순서대로 밟아 나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방법입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직장 내 따돌림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초기 증거 확보 여부가 사건의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피해 일지와 대화 캡처 등을 일찍부터 모아두신 분들은 법적 대응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노동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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