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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사·계약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민사·계약 ·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2026.07.04 조회 51

항공운송 중 화물이 파손되면 항공사에 어떻게 배상받을 수 있나요

김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국제 항공운송 도중 화물이 파손(또는 분실)되었습니다. 항공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항공운송 화물 손해 문제는 국제거래 실무에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항공운송 중 화물에 발생한 손해에 대해 항공사(운송인)는 원칙적으로 배상 책임을 부담하나, 그 배상액에는 국제조약상 한도가 존재하며 이의제기 기한도 매우 짧습니다. 아래에서 법적 근거, 배상 범위, 예외 사항, 실무적 대응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적용되는 국제조약 - 몬트리올 협약의 기본 구조

국제 항공운송 중 화물 손해 책임의 가장 핵심적인 법적 근거는 1999년 몬트리올 협약(정식 명칭: 국제항공운송에 관한 규칙의 통일에 관한 협약)입니다. 대한민국은 2007년에 이 협약에 가입하였으며, 현재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이 체약국에 해당합니다.

몬트리올 협약이 적용되기 이전의 운송이거나 비체약국 간 운송인 경우에는 1929년 바르샤바 협약 또는 그 개정 의정서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 현재 대부분의 국제 항공화물 운송은 몬트리올 협약의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몬트리올 협약 적용 요건

출발지와 도착지가 모두 체약국이거나, 출발지와 도착지가 동일한 체약국이면서 타국에 합의된 기착지가 있는 경우에 적용됩니다.

운송인의 책임 원칙과 배상 한도

몬트리올 협약 제18조에 따르면, 운송인은 항공운송 중에 화물의 파괴, 분실 또는 훼손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집니다. 여기서 '항공운송 중'이란 화물이 항공사의 관리 하에 있는 기간 전체를 의미하므로, 공항 내 하역 과정이나 보관 중 발생한 손해도 원칙적으로 포함됩니다.

다만, 배상액에는 상한이 존재합니다.

1
배상 한도: 몬트리올 협약 제22조 제3항에 의하면, 화물 손해에 대한 운송인의 책임은 1kg당 22SDR(특별인출권)로 제한됩니다. 2025년 현재 1SDR은 약 1,800원 내외이므로, 1kg당 약 39,600원 수준에 해당합니다.
2
한도 배제 사유: 송하인(화물을 보내는 쪽)이 운송장(Air Waybill, AWB)에 화물의 가액을 사전에 신고하고 추가 요금을 지급한 경우, 그 신고가액까지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종가 신고(declared value)라 합니다.
3
무한 책임 전환: 운송인 또는 그 사용인이 손해를 일으킬 의도로 행위하였거나 손해가 발생할 것을 인식하면서 무모하게 행위한 경우(제22조 제5항), 배상 한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를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운송인이 면책되는 경우

몬트리올 협약 제18조 제2항은 운송인의 면책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운송인은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1
화물 자체의 고유한 결함, 성질 또는 하자로 인한 손해
2
운송인 또는 그 사용인 이외의 자가 행한 화물 포장의 불완전
3
전쟁 행위 또는 무력 충돌
4
화물의 수입, 수출 또는 통과와 관련된 공공기관의 행위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쟁점은 포장 불완전 항변입니다. 항공사 측에서 "화물 파손은 송하인의 부적절한 포장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상당수 있으며, 이 경우 포장 상태에 관한 증거 확보가 핵심이 됩니다.

이의제기 기한과 소멸시효 - 놓치면 권리 상실

항공화물 손해 배상 청구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이의제기 기한입니다.

이의제기 기한 (몬트리올 협약 제31조)

- 화물 훼손: 수령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운송인에게 서면 이의 제기

- 화물 연착: 처분할 수 있게 된 날로부터 21일 이내에 서면 이의 제기

- 위 기한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운송인에 대한 소(訴)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손해배상 소송의 제소 기한(소멸시효)은 목적지 도착일, 항공기가 도착했어야 할 날, 또는 운송이 중단된 날로부터 2년입니다(제35조). 이 기간이 경과하면 재판상 청구권이 소멸합니다.

실무에서의 대응 절차

1
수령 시 즉시 검수: 화물 수령 시 외관 상태를 확인하고, 손상이 발견되면 항공사 또는 지상 조업사 앞으로 손상 보고서(Damage Report)를 즉시 작성하여야 합니다. 사진 및 영상 촬영도 필수입니다.
2
서면 이의 제기: 수령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항공사 클레임 부서에 서면(이메일 포함)으로 이의를 제기합니다. 운송장 번호, 손해 내역, 추정 손해액을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손해 입증 자료 확보: 상업송장(Commercial Invoice), 패킹리스트, 운송장(AWB), 보험증권, 수리 견적서 또는 감정서를 준비합니다. 화물의 실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거래 내역서도 유용합니다.
4
적하보험 확인: 적하보험(화물운송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 보험사에 먼저 보험금을 청구하고 보험사가 운송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식이 실무적으로 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5
관할 법원 확인: 몬트리올 협약 제33조에 따라, 운송인의 주소지, 주된 영업소 소재지, 계약 체결 영업소 소재지, 또는 목적지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종가 신고를 하지 않은 고가 화물의 경우

상담 현장에서 보면, 수천만 원 상당의 고가 장비를 항공운송하면서 종가 신고 없이 일반 운임만 지불한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화물이 전손(전부 분실 또는 파괴)되더라도, 배상액은 중량 기준(1kg당 22SDR)으로 산정되어 실제 손해액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50kg 중량의 정밀 계측장비(가액 5,000만 원)가 전손된 경우, 종가 신고가 없으면 배상 한도는 50kg x 22SDR = 1,100SDR(약 198만 원)에 불과합니다. 고가 화물을 운송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종가 신고 또는 적하보험 가입을 사전에 검토하여야 합니다.

복합운송(항공+육상)인 경우의 유의점

항공화물이 공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육상 운송(트럭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 손해가 어느 구간에서 발생하였는지에 따라 적용 법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몬트리올 협약 제18조 제4항은 항공운송 구간이 아닌 육상, 해상 또는 내수로 운송 중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협약이 직접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손해 발생 구간을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손해 발생 구간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공운송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리하면, 항공운송 화물 손해 배상 청구에서 가장 중요한 실무 포인트는 첫째 수령 즉시 검수 및 손상 기록, 둘째 14일 이내 서면 이의 제기, 셋째 종가 신고 또는 적하보험을 통한 사전 위험 관리의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놓치면 정당한 배상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국제 항공운송 거래에서는 계약 단계부터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합니다.

김경진
김경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항공화물 손해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14일이라는 이의제기 기한을 경과하여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화물 수령 시 반드시 즉시 검수하고 손상을 서면 기록으로 남겨야 하며, 고가 화물의 경우 종가 신고와 적하보험을 병행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배상 한도나 관할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한 빨리 국제거래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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