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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부동산 · 주택 임대차·전세·월세·보증금(전세사기 포함) 2026.07.08 조회 189

전세보증금 안 돌려주는 집주인, 형사 고소할 수 있을까?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습니다. 형사 고소가 가능한가요?"

오늘은 많은 임차인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보증금 미반환 시 임대인에 대한 형사 고소 가능 여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만으로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기죄나 횡령죄 등으로 고소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보증금 미반환, 왜 바로 형사 고소가 어려운가

첫째, 보증금 반환 의무는 원칙적으로 민사상 채무에 해당합니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민사소송(보증금 반환 청구)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기본 구조입니다.

둘째, 우리 법은 단순한 채무불이행(돈을 갚지 않는 것)을 형사 범죄로 처벌하지 않습니다. 이는 헌법상 "채무 불이행만으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원칙에 근거합니다. 따라서 집주인이 자금 사정이 어려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 자체는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핵심 원칙

보증금을 단순히 "못 돌려주는 것"은 민사 문제이고,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나 능력 없이 받은 것"이 입증되어야 형사 문제가 됩니다.

형사 고소가 가능한 경우 - 사기죄 적용 요건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이 형사 범죄(사기죄, 형법 제347조)로 인정되려면, 다음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1
기망행위(속이는 행위)의 존재 계약 당시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은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이미 다수의 근저당이 설정되어 보증금 반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를 고지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한 경우가 해당됩니다.

2
편취의 고의(처음부터의 범의) 계약 체결 시점에 이미 반환 불능 상태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계약 후 사정이 나빠져서 못 갚게 된 경우는 고의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3
재산상 손해 발생 임차인이 실제로 보증금을 지급하여 재산적 손해를 입은 사실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보증금 지급 사실로 비교적 쉽게 증명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계약 당시 기망의 고의가 있었는가"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에서도 이 부분을 가장 핵심적으로 살펴보며, 입증 책임은 고소인(임차인) 측에 있습니다.

전세사기 유형에서 사기죄가 인정되는 대표 정황

최근 사회 문제가 된 전세사기 사건에서 법원과 수사기관이 사기 고의를 인정하는 대표적인 정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기 고의가 추정되는 정황들

- 시세 대비 과도하게 높은 전세가율(90~100% 이상)로 다수 계약 체결

- 계약 직전 또는 직후 다액의 근저당 추가 설정

- 동일 건물에서 단기간 반복적으로 임차인을 교체(돌려막기)

- 임대인의 재산 은닉 또는 법인 명의 변경

- 계약 시 허위 등기부등본 제시 또는 권리관계 은폐

이러한 정황이 복합적으로 확인되면, 수사기관은 "계약 당시부터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사기죄를 적용합니다.

형사 고소 전 준비해야 할 증거자료

형사 고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 다음의 자료를 사전에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임대차 계약서 원본 - 계약일, 보증금 금액, 특약사항 확인

2. 보증금 지급 내역 - 계좌이체 확인서, 무통장입금증 등

3. 등기부등본 이력 - 계약 전후 근저당 설정 변동, 소유권 이전 내역

4. 임대인과의 대화기록 - 카카오톡, 문자, 녹취록 등 반환 독촉 및 임대인 응답 내용

5. 감정평가 또는 시세자료 - 계약 당시 실제 시세 대비 전세가율 산정 근거

6. 내용증명 발송 기록 - 보증금 반환 청구 사실 및 임대인 미응답 확인

특히 등기부등본의 계약 전후 변동 내역은 임대인의 기망 고의를 추정하는 핵심 자료이므로, 계약 시점의 등기부등본과 현재 등기부등본을 함께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까

실무에서는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각각의 목적과 효과가 다릅니다.

형사 고소 - 임대인에 대한 수사 개시, 출국금지 등 신병 확보 효과. 합의를 통한 보증금 회수 가능성 있음. 다만 혐의 입증이 어려우면 불기소 처분 가능

 

민사 소송(보증금 반환 청구) - 보증금 반환 판결 확보 후 강제집행(경매 등). 사기 고의 입증 없이 계약관계만 증명하면 됨. 다만 임대인에게 재산이 없으면 실제 회수 곤란

형사 고소는 임대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합의를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고, 민사 소송은 법적 집행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기 정황이 있다면 형사 고소를 먼저 또는 동시에 진행하면서, 민사 소송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전략입니다.

실무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추가 사항

첫째, 고소장은 단순한 진정서와 달리 법적 구성요건에 맞추어 작성해야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수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기죄의 기망행위와 고의를 뒷받침하는 구체적 정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공소시효에 유의해야 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의 공소시효는 10년이며, 기산점은 범죄 행위가 종료된 시점(보증금을 편취한 시점)입니다.

셋째, 2023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피해자는 우선 매수권, 긴급 주거지원 등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당 법률상 피해자 인정 요건을 충족하는지도 함께 검토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증사고 접수를 통해 보증금을 먼저 돌려받고 HUG가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증 가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보증금 미반환 사건에서 형사 고소의 실효성은 사기 고의 입증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등기부등본의 권리 변동 내역, 임대인의 재산 상태, 다수 임차인과의 계약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고소장의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보증금 회수가 지연될수록 임대인의 재산 은닉 가능성이 커지므로, 가능한 빠른 시점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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