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판결문을 넘어선 종합적 문제 해결을 추구합니다
도시 지하에 지하철, 공동구, 송유관, 통신관로 등 공공시설이 설치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서울시만 해도 지하철 연장 노선, GTX 사업이 진행 중이고, 지방에서도 도시가스 배관과 하수 터널 사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시설이 설치되는 토지의 소유자가 구분지상권 설정에 따른 보상을 제대로 받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수 토지소유자가 정당한 보상 금액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을 수령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보상 산정 구조 자체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구분지상권 보상의 핵심 구조와, 토지소유자가 놓치기 쉬운 쟁점을 짚어 드리겠습니다.
구분지상권이란 타인의 토지 지하 또는 지상 공간의 일정 범위를 정하여 공작물을 소유하기 위해 설정하는 물권입니다(민법 제289조의2). 쉽게 말해, 토지 전체가 아니라 지하 몇 미터부터 몇 미터까지의 공간만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공공사업에서 지하에 터널이나 관로를 설치하면, 사업시행자는 해당 구간 토지에 구분지상권을 설정하고 토지소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이때 토지를 아예 수용(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 공간 사용에 따른 제한 비율만큼의 보상이 이루어지므로 보상 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핵심 포인트
토지 수용은 토지 전체 가격을 보상받지만, 구분지상권 보상은 토지 가격에 일정 비율(입체이용저해율)을 곱한 금액만 보상받습니다. 이 비율을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보상금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구분지상권 보상금은 다음 산식으로 계산됩니다.
보상금 = 토지 감정평가액 x 입체이용저해율
여기서 입체이용저해율이란, 지하 시설물 설치로 인해 토지의 이용이 저해되는 정도를 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국토교통부의 토지보상 평가지침과 감정평가 실무기준에 따라 산정되며, 통상 다음 요소가 반영됩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사업시행자 측 감정평가사가 산정한 입체이용저해율이 토지소유자의 실제 이용 제한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하 시설물이 토지의 일부 구간만 통과하더라도, 나머지 토지(잔여지)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지 전체 면적 500m2 중 200m2 구간에 구분지상권이 설정되면, 나머지 300m2에 대해서도 건축 제한이나 진동, 소음 등의 영향이 발생합니다. 이 경우 공익사업법 제73조에 따라 잔여지 가치 하락에 대한 보상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시행자가 이를 먼저 안내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구분지상권이 설정되면 해당 토지 위에 일정 높이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수 없거나, 기초 공사 방식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건축 제한은 입체이용저해율에 이미 반영되었다고 사업시행자가 주장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는 저해율 산정 시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사례가 상당합니다. 특히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서 고층 건물을 계획하던 토지에 구분지상권이 설정되면, 기대이익 상실분이 상당하므로 별도 감정평가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하 터널 공사 기간은 통상 2~5년에 달합니다. 이 기간 동안 토지 인근에서 영업 중인 상가나 음식점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공익사업법 제79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47조에 따르면, 공사로 인한 영업손실도 보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구분지상권 보상과는 별개의 청구이므로,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보상금에 이의가 있으면, 다음의 순서로 대응합니다.
실무 현장에서 보면, 사업시행자 측 감정평가와 토지소유자 측 감정평가 사이에 30~100% 이상의 차이가 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 보상 증액 가능성이 높습니다.
- 지하 심도가 얕아(15m 이내) 토지 이용에 실질적 제한이 큰 경우
- 해당 토지가 상업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으로 고층 건축이 가능한 경우
- 구분지상권 설정 범위가 토지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
- 사업시행자 측 감정평가에서 건축 제한의 영향을 누락한 경우
- 잔여지 가치 하락에 대한 보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보상금 증액 소송에서 법원이 선임한 감정평가사의 감정 결과가 최종 보상금을 좌우하므로, 소송 전 단계에서 자체 감정평가를 받아 쟁점을 명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GTX A, B, C노선 개통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전국적으로 도심 지하도로와 광역 상수도 터널 사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구분지상권 보상 분쟁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2024년 이후 국토교통부가 지하 안전관리 특별법 시행과 함께 지하 이용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어, 보상 기준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토지소유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보상금을 그대로 수령하기 전에 보상 산정 내역서를 꼼꼼히 확인하고, 입체이용저해율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입니다. 보상금 수령 후에도 이의 신청이 가능하지만, 수령 전에 쟁점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