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얼마 전 한 중견 건설자재 기업의 대표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같은 업종 경쟁사 4곳과 오랜 기간 이어온 가격 합의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의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까?"
이처럼 담합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 Leniency)는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는 제도임에도, 정작 제도의 구체적 요건과 전략적 활용 방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제도의 핵심 구조와 실무적 판단 기준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진신고 감면제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44조의2에 근거한 제도입니다.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에 가담한 사업자가 스스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하는 경우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 제도의 취지는 명확합니다. 담합은 그 성격상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적발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참여 사업자에게 자발적 신고의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담합 카르텔을 내부에서 무너뜨리겠다는 것이 제도의 핵심 목적입니다.
감면 순위별 혜택 차이
1순위 자진신고자: 과징금 전액 면제 + 시정조치 감면 가능
2순위 자진신고자: 과징금 50% 감면
3순위 이하: 원칙적으로 감면 불가 (조사 협조도에 따라 최대 30% 감면 가능한 예외 존재)
결국 같은 담합에 참여했더라도 누가 먼저 신고하느냐에 따라 과징금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실무에서는 이를 '리니언시 레이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단순히 "자진신고했다"는 사실만으로 감면이 자동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세 가지 요건을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 담합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거나 다른 사업자를 강요하여 참여시킨 사업자는 1순위 감면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다만 2순위 감면은 가능한 경우도 있어 구체적 사안별로 판단이 필요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고민은 "지금 신고해도 되는가"입니다. 이 판단에서 시점이 결정적인 이유를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공정위가 아직 해당 담합을 인지하지 못한 단계입니다. 이 경우 1순위 감면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고, 과징금 전액 면제뿐 아니라 검찰 고발 면제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공정위가 이미 조사에 착수한 단계입니다. 이 경우에도 공정위가 보유하지 못한 핵심 증거를 제공하면 2순위 감면(50%)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1순위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핵심은 하루, 심지어 몇 시간의 차이가 과징금 수십억 원의 감면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동일 담합 사건에서 경쟁사보다 단 이틀 늦게 신고한 기업이 1순위 감면 자격을 놓쳐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자진신고는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니라, 기업 전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입니다. 실무 현장에서 상담할 때 반드시 검토하는 사항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근 통계를 보면, 담합 사건의 약 50% 이상이 자진신고를 통해 적발되고 있습니다. 이는 제도의 실효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담합 참여 기업 입장에서는 다른 참여사가 먼저 신고할 리스크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2024년 이후 공정위는 디지털 포렌식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AI 기반 가격 분석 도구를 활용한 사전 탐지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기존의 은밀한 담합 방식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결론적으로, 담합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된 기업이라면 가능한 한 빠른 시점에 자진신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최선의 리스크 관리 전략입니다. 신고 시점, 증거 확보 수준, 민사 손해배상 리스크, 형사 고발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 분야에 경험이 있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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