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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족 법인 대표이사의 독단 경영을 어떻게 법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족이 함께 세운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다른 가족 구성원과 상의 없이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은 상담 현장에서 상당히 자주 접하는 유형입니다.
겉으로는 화목한 가족 기업처럼 보이지만, 지분과 경영권이 얽히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다룰 사례를 통해 소수 지분을 가진 이사와 주주가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례] 경기도 안산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주)한결정공을 운영하는 가족 법인의 이야기입니다. 창업주인 아버지 A씨(68세)는 대표이사로서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장남 B씨(41세)는 이사이자 지분 30%, 차남 C씨(38세)는 이사이자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A씨가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시세보다 30% 비싼 조건으로 3년간 원자재 독점 공급 계약을 이사회 결의 없이 단독으로 체결했고, 회사 명의로 8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담보 제공하는 결정까지 내렸습니다. B씨와 C씨는 이러한 독단 경영에 제동을 걸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첫째,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할 사항을 단독으로 처리한 경우의 법적 문제입니다. 상법상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해 업무를 집행하는 권한을 갖지만, 그 권한이 무제한인 것은 아닙니다.
상법 제393조 제1항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등은 이사회의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례에서 8억 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 제공은 회사 규모에 비추어 '중요한 자산 처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행위라도 거래 상대방이 결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악의 또는 중과실)에 한해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선의라면 거래 자체를 무효로 돌리기는 어렵고, 대표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둘째, 대표이사의 독단을 사전에 막거나 사후에 책임을 묻는 수단입니다. 사례처럼 대표이사가 이사회 권한을 침해하며 회사에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을 때, 이사와 주주는 다음 수단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사례에서 B씨(30%)와 C씨(25%)의 지분을 합하면 55%로 A씨의 45%를 넘습니다. 두 사람이 뜻을 모아 주주총회를 소집하면, 이론적으로는 대표이사 A씨를 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 사항인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셋째, 이미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 추궁입니다. 대표이사가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상법 제399조에 따라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시세보다 30% 비싼 원자재 공급 계약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는 대표이사의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로서 회사 이익을 위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 위반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발행주식 1%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회사를 대신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03조).
다만 주주대표소송은 먼저 회사(감사)에 대해 소 제기를 청구하고, 30일 내에 회사가 소를 제기하지 않을 때 비로소 주주가 직접 소를 제기하는 구조라는 절차적 요건을 지켜야 합니다.
정리하면, 가족 법인의 독단 경영을 제한하는 방법은 크게 세 방향입니다. 첫째 이사회 권한 사항을 정관에 명확히 규정해 사전에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 둘째 위법행위 유지청구나 이사 해임을 통해 진행 중인 독단을 저지하는 것, 셋째 대표소송으로 이미 발생한 손해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가족 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소송보다 정관 개정이나 주주간 계약을 통한 사전 조율을 우선 검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이사의 권한 남용이 계속되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우려되는 단계라면, 유지청구와 회계장부 열람청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절차부터 밟는 것이 현실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