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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업 ·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2026.08.17 조회 8

대리점 재고 반품 거부 당했을 때, 법으로 되찾는 방법

도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생활용품 대리점을 6년째 운영해 온 김모(52) 대표는 본사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뜻밖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창고에는 본사 권유로 대량 매입한 재고가 약 4,700만 원어치 쌓여 있었는데, 본사가 "이미 유통기한이 임박했고 계약서상 반품 규정이 없다"며 재고 반품을 거부한 것입니다. 이런 대리점 재고 반품 거부 상황은 상담 현장에서 생각보다 자주 접하게 됩니다.

김 대표는 "본사 영업사원이 매출 목표 때문에 '연말 프로모션 물량은 안 팔리면 다 받아준다'고 구두로 약속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계약이 끝나자 본사는 태도를 바꿨고, 구두 약속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의 사례를 중심으로, 대리점이 재고 반품을 거부당했을 때 어떤 법적 쟁점이 생기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쟁점 1. 본사의 반품 거부가 '불이익 제공'에 해당하는가

대리점 거래는 대리점법(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습니다. 이 법 제9조는 공급업자(본사)가 대리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재고를 어떻게, 어떤 사정에서 매입했는가'입니다. 김 대표처럼 본사가 밀어내기식으로 과도한 물량을 공급(이른바 '구입 강제')하거나,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한 정황이 있다면, 본사의 반품 거부는 단순한 계약 해석 문제를 넘어 대리점법 위반으로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이런 정황이 있다면 유리합니다
  • 1본사가 판매 가능 수량을 초과해 매입을 권유·강제한 정황
  • 2계약 종료·해지 시 재고를 정산해 준다는 관행이나 약속이 있었던 경우
  • 3반품 거부로 대리점이 회복하기 어려운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경우

쟁점 2. 계약서에 반품 규정이 없으면 정말 못 받는가

본사는 흔히 "계약서에 반품 조항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고 해서 반품 청구가 곧바로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첫째, 김 대표가 주장한 것과 같은 구두 약속(구두 계약)도 법적으로는 유효한 합의입니다. 다만 문제는 '입증'입니다. 이를 뒷받침할 카카오톡·문자·통화 녹음·이메일 등이 있다면 구두 약속의 존재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둘째, 명시적 약속이 없더라도 거래 관행과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을 근거로 정산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계약 갱신 때마다 잔여 재고를 본사가 회수하거나 차기 물량에서 공제해 왔다면, 이는 당사자 사이에 형성된 관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본사가 반품을 무기로 대리점을 압박했다면 앞서 본 대리점법상 '불이익 제공' 문제로 전환됩니다. 즉 계약 문언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거래의 실질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쟁점 3. 김 대표는 어떤 절차로 대응해야 하는가

정리하면, 김 대표에게는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는 본사의 대리점법 위반(구입 강제, 불이익 제공 등)을 문제 삼는 절차입니다. 위법이 인정되면 본사에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어 협상 국면에서 강한 압박 수단이 됩니다.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민사 소송(또는 조정)은 재고 대금 상당액을 직접 돌려받기 위한 절차입니다. 구두 약속·거래 관행을 입증해 반품 대금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합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대리점거래 분쟁조정을 먼저 활용하면 소송보다 빠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실무 조치
  • 1창고 재고를 품목·수량·매입일자·금액별로 사진과 함께 목록화합니다.
  • 2본사 담당자와 주고받은 문자·카톡·이메일·발주서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 3반품 요청과 거부 사실을 내용증명으로 남겨 '거절 시점'을 명확히 확정합니다.
  • 4유통기한이 있는 재고라면 가치 하락 전에 신속히 조치를 시작합니다.

김 대표의 경우 다행히 본사 영업사원과 나눈 문자 일부와, 과거 계약 갱신 때 재고를 차기 물량에서 공제해 준 세금계산서 내역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자료들은 구두 약속과 거래 관행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대리점 재고 반품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재고 가치가 떨어지고 증거도 흩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사실관계를 촘촘히 정리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일석
도일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대리점 재고 분쟁을 다루면서 보면, 승패는 계약서 문구보다 '초기 증거 확보'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품 거부 통보를 받으면 재고 목록과 본사와의 대화 기록부터 확보하고, 내용증명으로 시점을 남겨두시길 권합니다. 재고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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