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칼럼 ›민사·계약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민사·계약 ·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2026.08.28 조회 15

CISG 적용 제외 합의, 어떻게 하고 실익은 무엇일까

김경숙 변호사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Q. 미국·독일 회사와 물품 매매계약을 체결하는데, 계약서에 "CISG 적용을 배제한다"는 조항을 넣으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써야 하고, 실제로 우리 회사에 이익이 되는 건가요?

핵심부터 말씀드립니다. CISG(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유엔협약, 국제물품 매매에 자동 적용되는 국제 통일 규범)는 당사자가 명시적으로 배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적용됩니다. 따라서 배제를 원한다면 계약서에 반드시 명확한 문구를 넣어야 하며, "준거법은 한국법"이라고만 써서는 배제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CISG 적용 제외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CISG는 왜 가만히 두면 자동 적용되나

대한민국은 CISG 가입국입니다. 매매 당사자의 영업소가 서로 다른 체약국(협약 가입국)에 있으면, 별도 합의가 없어도 협약 제1조에 따라 CISG가 곧바로 계약에 적용됩니다. 미국, 독일, 중국, 프랑스 등 주요 교역국 대부분이 가입국입니다.

실무에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계약서에 "이 계약의 준거법은 대한민국법으로 한다"라고만 적으면 CISG가 빠진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법에는 CISG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문구는 오히려 CISG 적용을 확인해 주는 결과가 됩니다. 국내 민법·상법의 매매 규정으로 가려면 별도의 배제 문구가 필요합니다.

제대로 배제하려면 이렇게 써야 한다

CISG 제6조는 당사자가 협약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다만 배제 의사가 명확해야 분쟁이 없습니다. 실무에서 안전하게 쓰이는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계약에는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유엔협약(CISG)의 적용을 배제하며, 대한민국 민법 및 상법에 따른다." (The application of the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CISG) is expressly excluded, and this contract shall be governed by the Civil Act and Commercial Act of the Republic of Korea.)

배제 문구 작성 3원칙

첫째, 협약 이름(CISG)을 직접 명시할 것. 둘째, "배제한다(exclude)"는 표현을 분명히 쓸 것. 셋째, 배제 후 적용될 국내법을 함께 지정할 것.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CISG만 배제하고 대체 준거법을 지정하지 않으면, 결국 국제사법 규칙에 따라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될지 사후에 다투게 됩니다. 배제의 실익이 반감되는 것입니다.

배제하면 무엇이 좋고 무엇이 손해인가

실무에서 배제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측 가능성입니다. 국내 로펌과 사내 법무팀이 익숙한 한국 민법·상법으로 통일하면 계약 검토와 분쟁 대응이 훨씬 수월합니다. 반대로 CISG를 그대로 두면 얻는 이점도 분명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ISG를 유지할 때 유리한 경우

매도인(수출자) 입장에서는 CISG의 하자 통지 규정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매수인이 물품 수령 후 합리적 기간 내에 하자를 통지하지 않으면 하자 주장 권리를 잃기 때문입니다. 통지 없이 무한정 하자를 주장당할 위험이 줄어듭니다.

CISG를 배제할 때 유리한 경우

계약 위반 시 손해배상·계약 해제 요건을 국내법 기준으로 명확히 다루고 싶을 때, 그리고 국내 법원에서 소송할 가능성이 높을 때 배제가 편리합니다. 다만 국내법은 하자담보 책임의 기산점·기간 등에서 CISG와 차이가 있어, 매수인에게는 배제가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즉 내가 매도인인지 매수인인지, 어느 나라에서 분쟁을 해결할 것인지에 따라 유불리가 뒤바뀝니다. "배제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접근은 위험합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예외와 팁

먼저 예외를 봅니다. 계약 상대방이 CISG 비가입국(예: 영국, 인도)에 영업소를 둔 경우에는 협약이 자동 적용되지 않으므로, 배제 조항이 실질적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순수하게 준거법·관할 조항 설계에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으로 중재를 선택한 경우입니다. 국제중재(당사자 합의로 분쟁을 중재판정부에 맡기는 방식)에서는 중재판정부가 당사자가 지정한 실체법을 적용합니다. 준거법을 CISG 배제 후 특정 국내법으로 명확히 정해두면, 중재에서도 예측 가능성이 확보됩니다.

계약 체결 전 확인할 것

준거법 조항, CISG 배제 여부, 분쟁해결 방법(소송 또는 중재), 관할·중재지 이 네 가지는 하나의 패키지로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하나만 따로 넣으면 조항끼리 충돌하거나 배제 효과가 흐려집니다.

마지막으로, 표준 계약서 양식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준거법 조항만 상대가 원하는 대로 수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CISG 배제 문구가 준거법 조항과 어긋나면 사후 해석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계약 전체를 하나의 논리로 검토하는 것이 국제거래 리스크 관리의 핵심입니다.

김경숙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국제거래 계약을 검토하다 보면 준거법 조항만 손보고 CISG 배제는 빠뜨린 계약서를 자주 봅니다. 배제 문구 하나가 하자담보 기간과 손해배상 범위를 완전히 바꿔놓는 만큼, 매도인·매수인 지위와 분쟁해결 방식까지 묶어서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계약 서명 전 조항 정합성을 반드시 점검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김경숙 프로필 사진
더감 법률사무소
김경숙 변호사 빠른응답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형사범죄 민사·계약 가족·이혼·상속 부동산 노동
#CISG 적용 제외 #CISG 배제 조항 #국제물품매매 준거법 #국제거래 계약서 #CISG 실익 비교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