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드 투자나 시리즈 A 투자를 받으실 때 계약서에 담긴 후속투자 희석 방지(리픽싱, 안티딜루션) 조항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후속 라운드에서 낮은 밸류로 투자가 들어올 때 기존 투자자의 지분율이 조정되는 과정은, 미리 절차를 정리해두지 않으면 창업자 지분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드는 상황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오늘은 후속투자 희석 방지 조항이 실제로 발동될 때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창업자 입장에서 각 단계마다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하실 일은, 이미 체결한 투자계약서(또는 주주간계약서)에서 희석 방지 조항이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희석 방지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완전 희석 방지(풀 래칫, full ratchet)는 후속 라운드 주당 가격을 기준으로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를 그대로 맞춰주는 강한 방식이고, 가중평균 방식(broad/narrow-based weighted average)은 발행 주식 수를 반영해 조정폭을 완화하는 방식입니다. 실무에서는 가중평균 방식이 창업자에게 훨씬 유리합니다.
새로운 투자 조건(밸류에이션, 투자금액)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으면, 그 조건으로 후속 라운드가 진행될 경우 기존 투자자의 지분율이 얼마나 올라가고 창업자 지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미리 계산해봐야 합니다.
특히 후속 라운드 밸류가 이전 라운드보다 낮은 다운라운드(down round)인 경우 희석 방지 조항이 실제로 발동됩니다. 이때 캡테이블(주주명부·지분구성표)을 새로 그려보면, 창업자가 예상하지 못한 수준까지 지분이 희석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희석 폭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이 단계에서 조정을 시도하실 수 있습니다. 기존 투자자와의 협의를 통해 희석 방지 조항의 적용을 일부 유예(waiver)하거나, 조정 방식을 풀 래칫에서 가중평균으로 완화하는 협상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후속 투자자 입장에서도 창업자 지분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은 경영 동기 측면에서 부담이 되기 때문에, 라운드 전체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유예가 성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기존 투자자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사전에 충분한 근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협상이 마무리되고 후속 라운드 조건이 확정되면, 계약에 따라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 조정과 이에 따른 지분 반영 절차를 진행합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경우 전환가액 변경을 통해 실질적으로 주식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 과정은 이사회·주주총회 결의, 정관상 발행 한도 확인, 신주 발행 및 변경등기까지 이어지므로, 회사법상 절차를 빠짐없이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차상 하자가 있으면 이후 다른 라운드나 M&A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후속투자 희석 방지 조항은 한 번 발동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가장 강조드리는 부분은, 후속 라운드 조건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시뮬레이션을 마치는 것입니다. 조건이 다 정해진 뒤에 계산해보면 협상의 여지가 거의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처음 투자를 유치하실 때부터 희석 방지 방식을 가중평균으로 설정하고, 유예 조건이나 조정 상한을 명확히 규정해두면 이후 다운라운드가 오더라도 충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의 첫 단추가 결국 몇 년 뒤의 지분 구조를 결정한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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