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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소액주주들이 회사 경영에 목소리를 내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배당 확대를 요구하거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직접 제안하는 주주제안권 행사 사례가 주주총회 시즌마다 화제가 되곤 합니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 보면, "내가 가진 지분으로도 회사에 안건을 낼 수 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혼자서는 회사를 바꿀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법은 생각보다 소수주주에게 든든한 무기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대표적인 권리인 주주제안권에 대해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주주제안권(주주가 주주총회에 스스로 안건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은 상법 제363조의2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특정 사항을 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삼아달라고 요구하는 의제제안권이고, 둘째는 그 의제에 관한 구체적인 결의안(의안)을 제출하는 의안제안권입니다.
예를 들어 "배당에 관한 건"을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하는 것이 의제제안이라면, "주당 500원을 현금 배당한다"는 구체적 문안을 내는 것이 의안제안입니다. 두 가지를 함께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지분 요건이 핵심입니다.
비상장회사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해야 하며, 상장회사는 6개월 이상 계속 보유를 전제로 1%(자본금 1천억 원 이상은 0.5%) 이상이면 행사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요건을 채우기 어렵다면, 뜻이 맞는 다른 주주들과 지분을 합산해도 됩니다. 소수주주들이 연대하여 요건을 충족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자주 활용됩니다.
가장 많이들 놓치시는 부분이 바로 행사 시기입니다. 주주제안은 정기주주총회일 기준 6주 전까지 이사(이사회)에게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제출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하루라도 넘기면 회사가 안건 채택을 거부할 수 있으니, 총회 일정을 역산해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안서에는 제안하려는 의안의 요령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막연히 "경영을 개선하라"는 식의 추상적 요구는 적법한 제안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문안을 담는 것이 관건입니다.
적법하게 제안이 접수되면, 회사는 원칙적으로 이를 주주총회 목적사항에 포함시키고 소집통지에 제안 내용을 기재해야 합니다.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안건을 누락하면, 그 결의는 절차상 하자로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모든 제안이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법 시행령은 회사가 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정해두고 있습니다.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내용, 동일한 의안이 부결된 뒤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무에서는 회사가 이 거부 사유를 다소 넓게 해석하여 제안을 배척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제안 주주가 준비한 문안이 얼마나 명확하고 적법하게 다듬어졌는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처음부터 반박의 여지가 없도록 정교하게 작성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주주제안권은 단순히 안건 하나를 올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경영진에게 소수주주의 존재와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통로이자, 나아가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같은 경영권 관련 사안에서 협상의 지렛대가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주주 행동주의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이 권리를 둘러싼 회사와 주주 간의 다툼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소수주주라 하더라도 자신의 지분에 걸맞은 권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행사한다면,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 안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권리는 알고 준비한 사람에게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