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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계약 ·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2026.09.07 조회 7

이중과세방지협정, 해외거래 세금 두 번 내지 않으려면

신
신대식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하는 한 사업가가 싱가포르 기업으로부터 기술 사용료(로열티)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싱가포르 측이 대금을 지급하면서 현지 원천세로 15%를 이미 떼어갔고, 이후 한국 국세청에서도 같은 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동일한 소득에 두 나라가 각각 세금을 매긴 것입니다. 사업가는 "같은 돈에 두 번 세금을 내야 하느냐"며 저를 찾아왔습니다.

국경을 넘는 거래가 일상이 된 지금, 이런 이중과세 문제는 특정 대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프리랜서 개발자, 유튜버, 해외 주식 투자자, 무역업체까지 폭넓게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때 방패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국가 간에 체결된 이중과세방지협정(조세조약)입니다.

왜 같은 소득에 세금이 두 번 매겨지는가

이중과세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각국이 서로 다른 과세권 원칙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거주자(국내에 사는 사람)에 대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소득 전부에 세금을 매기는 '거주지주의'를 따릅니다. 반면 소득이 발생한 국가는 자국에서 나온 소득이라는 이유로 '원천지주의'에 따라 세금을 걷습니다.

앞선 사례에서 싱가포르는 로열티가 자국 기업에서 나갔으니 원천지국으로서 과세하고, 한국은 사업가가 국내 거주자이니 거주지국으로서 과세합니다. 두 원칙이 충돌하면서 하나의 소득에 두 번의 세금이 붙는 것입니다. 조세조약은 이 충돌을 조정하는 국제적 약속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90개국이 넘는 나라와 이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협정이 이중과세를 없애는 두 가지 방식

조세조약이 이중과세를 해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첫째는 소득의 종류별로 어느 나라가 과세권을 갖는지, 또는 세율의 상한을 얼마로 할지 미리 정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로열티나 이자의 경우 원천지국이 매길 수 있는 세율을 10% 또는 15%로 제한하는 조항을 두는 식입니다.

"조약상 제한세율이 국내 세율보다 낮으면,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고 원천징수 전에 관련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둘째는 외국납부세액공제입니다. 해외에서 이미 낸 세금을 국내에서 납부할 세금에서 빼주는 제도로, 우리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선 사업가의 경우, 싱가포르에서 원천징수당한 세금을 한국에서 신고할 때 세액공제로 반영하면 결과적으로 이중과세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함정

상담 현장에서 보면, 협정이 존재한다는 사실만 믿고 절차를 소홀히 하다가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수익적 소유자'(실제로 그 소득의 이익을 누리는 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상대국에 거주자증명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낮은 세율을 놓치는 사례입니다.

또한 각 조세조약은 나라마다 조문과 세율이 제각각입니다. 미국·중국·베트남·독일과의 협정 내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약이 있으니 괜찮겠지"라는 일반화는 위험합니다. 소득이 로열티인지, 사업소득인지, 인적용역 대가인지에 따라 적용 조항과 과세권 귀속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으로의 전망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면서 국경 없는 소득에 대한 과세 논의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OECD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디지털세 논의 등이 이어지면서 국제 조세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중소기업도 더 이상 국제 조세를 남의 일로 여길 수 없는 시대입니다.

결국 핵심은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해당 국가와의 조세조약 내용을 확인하고, 원천징수 단계에서부터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세금을 낸 뒤 돌려받는 것보다 처음부터 정확히 적용받는 편이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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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식 변호사의 코멘트
국제거래 세무는 조약 적용 신청 시점을 놓치면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는 데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거래 구조를 짤 때부터 소득 유형과 상대국 조세조약을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해외 거래 규모가 있으시다면 원천징수 이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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