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칼럼 ›민사·계약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민사·계약 ·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2026.09.12 조회 8

외국기업 상대 채권 회수, 못 받은 물품대금 받아내는 방법

김경숙 변호사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외국기업을 상대로 한 채권 회수는 국내 거래와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계약서에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하고, 분쟁을 어디서 해결할지(재판인지 중재인지) 미리 정해두었는지가 회수 성패의 절반을 결정합니다. 외국기업 상대 채권 회수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국내 판결만 받아두면 알아서 집행될 거라 믿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례] 부산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대표 김성호(52)씨는 베트남 소재 완성차 하청업체 V사에 3억 2,000만 원 상당의 부품을 선적했습니다. 물품은 정상 인도됐지만 V사는 잔금 2억 4,000만 원을 6개월째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메일과 전화로 독촉했지만 V사는 "자금 사정"만 반복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준거법과 분쟁해결 조항이 아예 없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김씨가 부딪힌 문제들을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쟁점 1: 어느 나라 법원에 소송을 낼 것인가

계약서에 관할(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할지)이나 중재 조항이 없으면, 우선 어디서 다툴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김씨는 당연히 국내 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싶었습니다. 국내 소송이 언어·비용·접근성 모든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국내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도, V사의 재산은 전부 베트남에 있습니다. 한국 판결로 베트남에 있는 재산을 압류하려면, 베트남 법원이 한국 판결을 인정해주는 절차(외국판결 승인·집행)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과 베트남은 판결의 상호 인정 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이 승인 절차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이길 수 있는 소송"과 "돈을 받아낼 수 있는 소송"은 다릅니다. 상대 재산이 있는 나라에서 집행이 가능한지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쟁점 2: 중재가 왜 더 유리한가

이 지점에서 국제중재(민간 중재기관을 통한 분쟁해결)가 힘을 발휘합니다. 뉴욕협약(외국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협약)에는 한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170여 개국이 가입해 있습니다. 이 협약에 따라 중재판정은 회원국 어디서든 비교적 수월하게 집행됩니다.

즉, 계약서에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또는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 등)의 중재로 해결한다"는 조항 한 줄만 있었다면, 김씨는 국내에서 중재판정을 받아 베트남에서 곧바로 집행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판결과 달리 중재판정은 뉴욕협약이라는 국제 인프라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김씨 사건은 이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소송을 진행하기 전에 V사와 별도로 "사후 중재합의"를 시도했습니다. 이미 분쟁이 터진 상태에서 상대가 중재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V사도 국내외 신용도 문제를 우려해 결국 중재합의에 응했습니다.

쟁점 3: 회수 실효성을 높이는 실무 전략

중재나 소송에서 이겨도 상대 회사가 재산을 빼돌리면 소용이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아래 세 가지를 병행합니다.

첫째, 재산 조사입니다. 상대 기업의 부동산, 계좌, 국내 거래처 채권을 사전에 파악해 둡니다. 특히 상대가 한국 기업과 거래하며 받을 대금이 있다면, 그 채권을 국내에서 가압류할 수 있습니다.

둘째, 국내 소재 재산 확보입니다. 외국기업이라도 한국 내 지사, 재고, 예치금이 있으면 국내 집행이 가능합니다. 김씨의 경우 V사가 다른 한국 업체에 지급받을 대금이 확인돼, 그 부분을 먼저 가압류해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습니다.

셋째, 협상과 병행입니다. 국제 분쟁은 시간과 비용이 큽니다. 압류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분할 변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회수 경로일 때가 많습니다. 김씨는 가압류 이후 V사와 6개월 분할 변제에 합의해 잔금 대부분을 회수했습니다.

정리하면, 외국기업 채권 회수는 "계약 단계의 준비"와 "분쟁 단계의 재산 확보"라는 두 축으로 움직입니다. 계약서에 준거법·중재 조항을 넣어두는 것만으로도 회수 난이도가 크게 낮아집니다.

이미 분쟁이 발생한 상태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 재산의 소재, 계약 조건, 거래 증빙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전략이 달라지므로, 초기에 회수 가능성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경숙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국제거래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계약서의 준거법과 중재 조항 한 줄이 회수 가능성을 완전히 바꿉니다. 이미 분쟁이 터졌다면 상대의 국내 소재 재산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협상의 열쇠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수가 어려워지므로 초기에 전문가와 전략을 세우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김경숙 프로필 사진
더감 법률사무소
김경숙 변호사 빠른응답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민사전문 변호사입니다

형사범죄 민사·계약 가족·이혼·상속 부동산 노동
#외국기업 채권 회수 #국제거래 물품대금 #국제중재 집행 #뉴욕협약 중재판정 #해외기업 미수금 소송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2026 알법(alb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