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무허가 건물이라고 해서 아무런 법적 지위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토지 수용 과정에서는 무허가 건물의 건축 시기가 언제인지에 따라 보상 여부가 완전히 갈립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무허가 건물 소유자의 법적 지위를 정리하겠습니다.
사례
경기도 광주에서 20년째 소규모 농자재 창고를 운영하는 55세 김모씨.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토지 위에 1985년경 건축된 무허가 벽돌 창고(약 60㎡)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일대가 공익사업 부지로 편입되면서 토지와 건물이 모두 수용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업시행자는 "무허가 건물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토지 보상금만 제시했습니다. 김씨는 창고 보상금과 이전에 따른 영업손실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걸까요?
핵심만 말씀드립니다. 건축허가 여부와 건물 소유권의 존재는 별개입니다. 무허가 건물이라도 독립한 부동산으로서 소유권은 인정됩니다. 다만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지 않고 보존등기가 되어 있지 않아, 등기부상 권리 공시가 어려울 뿐입니다.
즉 무허가 건물은 '위법한 건물'이지 '소유권이 없는 건물'은 아닙니다. 실제로 건축주가 자재와 노력을 투입해 건물을 신축한 경우, 그 건물의 소유권은 원시취득(최초로 권리를 취득하는 것)으로 건축주에게 귀속됩니다. 문제는 이 소유권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입니다. 건축물대장이 없으니, 재산세 납부 내역, 항공사진, 전기·수도 사용 기록, 인우보증(이웃 주민의 확인서) 등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1989년 1월 24일 이전에 건축된 무허가 건물은 보상 대상이 됩니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부칙은 이 날짜 이전에 지어진 무허가 건물을 적법한 건축물로 간주하여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례의 김씨 창고는 1985년경 건축되었으므로, 이 기준일 이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항공사진 등으로 건축 시기만 입증하면 건물 자체에 대한 이전비 또는 취득가액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시행자가 "무허가라서 보상 없다"고 한 것은 이 기준일을 무시한 잘못된 안내입니다.
보상 여부 판단 기준
김씨는 창고에서 농자재 판매업을 해왔습니다. 이 경우 건물 보상과 별개로 영업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영업보상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사업인정고시일 등 이전부터 적법한 장소에서 계속적으로 영업을 해왔고, 관계 법령에 따른 허가·신고를 마친 영업일 것을 요구합니다.
무허가 건물에서 영업했더라도, 해당 영업 자체의 인허가를 갖추었고 기준일 이전 무허가 건물(즉 보상 대상 건물)에서 영업한 경우라면 영업보상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무허가 건물에서의 무허가 영업은 보상 범위가 제한되거나 이전비 수준으로 축소될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무허가 건물 소유자라도 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 순서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무허가라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으로 보상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적지 않은데, 상당수는 다시 다투어 볼 여지가 있는 사안입니다. 건축 시기 입증과 재결 절차의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