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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기업·사업 · 투자·벤처투자·스톡옵션 2026.09.21 조회 2

우선청산권 설계, 투자계약서에서 반드시 확인할 핵심 조항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최근 수년간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투자계약서에 포함되는 우선청산권(Liquidation Preference, 회사 매각·청산 시 투자자가 보통주주보다 먼저 투자금을 회수할 권리) 조항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매년 조 단위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만큼 투자 조건을 둘러싼 창업자와 투자자 간의 이해 조정도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우선청산권은 투자자 보호의 핵심 장치인 동시에, 창업자의 최종 회수 몫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입니다. 그러나 계약 체결 단계에서 그 구조와 파급효과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우선청산권 설계의 핵심 쟁점을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청산권의 기본 구조와 배수(Multiple)

우선청산권의 첫 번째 쟁점은 '몇 배'를 우선 회수하는가입니다. 이를 배수라고 부르며, 실무에서 가장 흔한 형태는 1배(1x)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0억 원을 투자하고 1배 우선청산권을 가진 경우, 회사 매각 대금에서 최소 10억 원을 보통주주보다 먼저 회수할 수 있습니다.

배수가 높아질수록 투자자에게 유리합니다.

2배(2x) 우선청산권이라면 10억 원 투자로 20억 원을 우선 회수하게 되며, 이 경우 회사가 낮은 금액에 매각될 때 창업자와 임직원의 몫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배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창업자의 최종 수익 배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입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1배 조건을 표준으로 협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2배 이상의 조건은 투자자에게 과도한 우위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참가적·비참가적 우선청산권의 차이

두 번째 쟁점은 우선 회수 후 잔여 재산 분배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 기준에 따라 우선청산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참가적
투자자가 우선 회수 금액을 받은 뒤, 남은 재산을 지분 비율에 따라 다시 한 번 분배받는 방식(Participating).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구조입니다.
비참가적
우선 회수 금액을 받으면 잔여 분배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식(Non-participating). 다만 지분 비율로 계산한 금액이 더 크면 그중 큰 금액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참가적 우선청산권의 경우, 투자자는 원금을 우선 회수한 뒤 남은 재산까지 지분율만큼 추가로 가져가므로 이른바 '이중 수취'가 발생합니다. 반면 비참가적 구조에서는 투자자가 우선 회수액과 지분 환산액 중 유리한 쪽을 택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결과가 도출됩니다.

실무에서는 참가적 조건에 상한(Cap)을 설정하는 절충안이 자주 활용됩니다. 예컨대 '투자금의 3배까지만 참가한다'는 식으로 상한을 두면, 투자자 보호와 창업자 보호 사이에서 합리적인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우선청산권이 창업자에게 미치는 실질적 영향

세 번째로 살펴볼 것은 여러 차례의 투자가 누적될 때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시리즈 A, B, C로 라운드가 이어지면 각 라운드의 우선청산권이 층층이 쌓이게 되는데, 이를 배분 순서에 따라 정리하는 것을 우선순위 설계라고 합니다.

후속 투자자가 선순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 들어온 투자자가 먼저 회수하는 구조(Seniority)라면, 매각 금액이 크지 않을 때 초기 투자자와 창업자 모두 회수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순서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중요해집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시리즈 A에서 20억 원, 시리즈 B에서 40억 원을 각각 1배 참가적 조건으로 투자받은 회사가 70억 원에 매각된다고 가정하면, 우선청산권으로 먼저 60억 원이 투자자에게 배분되고 남는 10억 원을 두고 다시 분배가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매각 금액이 총 투자금 대비 크지 않을 때, 창업자와 임직원(스톡옵션 보유자 포함)에게 돌아가는 몫은 예상보다 훨씬 적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협상 단계에서 배수, 참가 여부, 상한,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시뮬레이션하여 다양한 매각 금액 시나리오별 실제 회수액을 미리 계산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망과 실무적 시사점

투자 시장이 성숙할수록 우선청산권 조항도 정교해지고 있으며,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표준적인 조건(1배 비참가 또는 상한부 참가)을 중심으로 협상하는 흐름이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위축되면 투자자가 더 강한 보호 조건을 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므로, 조항의 문언 하나하나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청산권은 단순한 투자자 보호 조항을 넘어, 회사의 미래 가치 배분 구조 전체를 규정하는 설계도에 해당합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각 조건이 실제 출구(Exit)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투자계약을 다루면서 보면, 우선청산권의 배수와 참가 여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하는 창업자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계약 전 매각 금액별 회수 시뮬레이션을 반드시 해보시고, 조건이 복잡하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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