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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업 · M&A·기업실사·주식·자산양수도 2026.11.05 조회 0

소규모 합병·간이 합병 요건, 주주총회 생략 가능할까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성남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김모 대표(48세)는 오랜 거래처이자 작은 하청 업체였던 B사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B사는 직원 7명 규모의 작은 회사였고, 인수 대가도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합병을 진행하려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주주총회를 열어야 한다는데, 우리 회사 주주가 전국에 흩어져 있어서 소집이 쉽지 않습니다. 꼭 열어야 하나요?"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주주총회 없이도 이사회 승인만으로 합병이 가능합니다. 상법은 규모가 작거나 지배관계가 명확한 합병에 대해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소규모 합병과 간이 합병이라는 두 가지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사례를 중심으로 두 제도의 요건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소규모 합병 — 존속회사 입장의 간소화

소규모 합병은 합병으로 흡수하는 쪽, 즉 존속회사(합병 후 살아남는 회사)의 부담이 크지 않을 때 그 회사의 주주총회를 생략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상법 제527조의3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핵심 요건은 발행하는 신주의 규모입니다. 합병으로 인해 존속회사가 발행하는 신주 및 이전하는 자기주식의 총수가 존속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합니다. 김 대표의 A사가 B사를 흡수하면서 발행하는 신주가 전체 주식의 10% 이내라면, A사는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승인만으로 합병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합병 대가로 지급하는 교부금이 존속회사 순자산액의 5%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소규모 합병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신주를 적게 발행하더라도 현금을 많이 지급하면 요건을 벗어나게 됩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소규모 합병에는 반대 주주의 제동 장치가 있습니다. 존속회사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을 가진 주주가 합병에 반대하는 의사를 통지하면, 소규모 합병 절차를 진행할 수 없고 정식 주주총회를 거쳐야 합니다. 김 대표의 경우 소수 지분을 가진 반대 주주가 여럿 있었지만, 이들의 지분 합계가 20%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소규모 합병이 가능했습니다.

간이 합병 — 소멸회사 입장의 간소화

간이 합병은 방향이 다릅니다. 흡수되어 사라지는 쪽, 즉 소멸회사(합병으로 없어지는 회사)의 주주총회를 생략하는 제도입니다. 상법 제527조의2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적용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소멸회사 총주주의 동의가 있는 경우. 둘째, 존속회사가 소멸회사 발행주식총수의 90% 이상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둘 중 하나만 충족해도 소멸회사는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승인으로 합병을 승인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 사례에서 B사는 사실상 김 대표 개인과 가족이 주식 대부분을 소유한 회사였습니다. 전 주주의 동의를 받는 것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B사 쪽은 간이 합병 요건을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소규모 합병
존속회사(흡수하는 회사)의 주주총회 생략. 신주 발행이 발행주식총수 10% 이내일 것.
간이 합병
소멸회사(사라지는 회사)의 주주총회 생략. 전 주주 동의 또는 90% 이상 지분 보유.

두 제도는 적용 대상이 서로 다르므로, 하나의 합병에서 소규모 합병과 간이 합병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김 대표의 경우 A사는 소규모 합병으로, B사는 간이 합병으로 처리하여 양쪽 모두 주주총회 없이 합병을 완료했습니다.

절차를 생략해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주주총회를 생략한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점을 혼동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합병 사실을 공고하거나 주주에게 통지하는 절차, 채권자 보호 절차는 소규모·간이 합병에서도 그대로 이행해야 합니다.

특히 채권자 보호 절차는 합병 승인 후 1개월 이상 기간을 정해 채권자가 이의를 제출할 수 있도록 공고하고,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개별 최고(통지)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빠뜨리면 합병 등기 자체가 반려되거나, 나중에 합병 무효의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소규모 합병의 경우에는 반대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지만, 간이 합병에서는 소멸회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 주주의 동의를 받은 경우가 아니라 90% 지분 보유를 근거로 간이 합병을 진행한다면, 나머지 10% 주주의 매수청구에 대비해야 합니다.

김 대표의 합병은 요건 검토가 사전에 꼼꼼히 이루어진 덕분에 큰 분쟁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규모가 작은 합병이라도 신주 비율 계산, 교부금 한도, 반대 주주 지분 확인, 채권자 보호 절차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소규모·간이 합병은 절차가 간소하다는 이유로 요건 검토를 가볍게 여기다 등기 단계에서 반려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신주 비율과 교부금 한도는 반드시 사전에 정확히 계산해야 하고, 채권자 보호 절차는 생략할 수 없다는 점을 꼭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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