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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부동산 ·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2026.03.21 조회 0

폐업 점포 잔존물 처리 비용, 누가 부담하나? 절차와 법적 기준 총정리

조희연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 성동구에서 상가 건물 두 개 층을 소유하고 있는 C씨(58세)는 1층 세입자가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다 갑자기 폐업 통보를 하고 연락이 두절되면서 난처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점포 안에는 대형 튀김기, 냉장고, 테이블, 간판, 심지어 기름때가 가득한 환풍 덕트까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다음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데 잔존물 때문에 내부를 보여줄 수도 없는 처지였죠.

C씨처럼 폐업 점포의 잔존물 처리 비용을 두고 건물주와 전 임차인 사이에 분쟁이 생기는 일은 실무에서 정말 빈번합니다. 처리하려니 비용이 부담되고, 함부로 버리자니 법적 문제가 걱정됩니다. 오늘은 이 상황에서 밟아야 할 구체적인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잔존물 처리의 법적 기본 원칙

민법 제654조(준용규정)와 제615조(차주의 원상회복의무)에 따르면, 임대차가 종료되면 임차인은 목적물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쉽게 말해, 폐업 후 점포 안에 남긴 물건을 치우고 원래 상태로 복구할 의무는 원칙적으로 임차인에게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에는 설치한 시설물 철거, 잔존물 반출, 훼손 부분 수리가 모두 포함됩니다. 다만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마모(자연 감모)는 임차인 부담이 아닙니다.

문제는 C씨의 경우처럼 임차인이 연락 두절되거나, 경제적으로 이행 능력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 건물주가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하는지 아래 절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Step-by-Step: 잔존물 처리 실무 절차

1
임차인에게 원상회복 최고(촉구) 통지

임대차 종료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내용증명 우편으로 임차인에게 잔존물 철거와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이후 법적 절차에서 "충분한 기회를 부여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 필요서류: 내용증명 우편(3통 작성, 1통 보관)
  • 비용: 우편료 약 5,000~7,000원
  • 기한 설정: 수령일로부터 14일~30일 이내 이행 요구가 일반적
  • 연락두절 시: 등기부상 주소, 사업자등록 주소 모두에 발송
2
잔존물 현황 사진 촬영 및 목록 작성

최고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도 즉시 내부 상태를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나중에 비용 산정과 손해배상 청구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 촬영: 날짜가 찍힌 사진 또는 영상(전체 모습 + 개별 물품)
  • 목록: 품목, 수량, 대략적 상태를 엑셀 등으로 정리
  • 비용: 별도 비용 없음 (필요 시 공증사무소 사실확인 공증 가능, 약 10만~20만 원)
  • 소요기간: 1~2일
3
임차인 무응답 시 - 소유권 포기 여부 판단

내용증명 발송 후 정해진 기간 내 응답이 없으면, 법적으로 임차인이 잔존물의 소유권을 묵시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기한 내 철거하지 않으면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문구를 내용증명에 명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 판단 기준: 최고 후 상당 기간(통상 14~30일) 경과 + 무응답
  • 주의사항: 고가 장비(산업용 설비 등)는 임의 처분 시 분쟁 소지가 크므로 신중하게 접근
4
자력 처리 vs. 법적 절차 선택

상당 기간이 지나도 임차인이 이행하지 않으면 건물주는 두 가지 경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경로 A - 자력 처리 후 비용 청구: 직접 철거업체에 의뢰하여 잔존물을 처분하고, 지출한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하거나 별도로 청구
  • 경로 B - 명도소송 + 강제집행: 임차인이 점유를 풀지 않거나 잔존물 가치가 큰 경우, 법원을 통한 명도 판결 후 집행관이 처리
  • 보증금이 남아 있으면 경로 A가 실무적으로 빠르고 효율적
  • 보증금이 없거나 부족하면 경로 B를 통해 확실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안전
5
잔존물 처리 실행

자력 처리를 선택한 경우, 철거 전문 업체에 견적을 받아 진행합니다.

  • 소규모 점포(10~20평): 철거 및 폐기물 처리 비용 약 150만~400만 원
  • 음식점(기름 오염, 환풍 덕트 등 포함): 약 300만~700만 원
  • 소요기간: 업체 선정 3~5일, 철거 작업 2~5일
  • 필요서류: 폐기물 처리 확인서(적법 처리 증빙용 반드시 보관)
6
비용 정산 - 보증금 공제 또는 부당이득 반환청구

처리 비용이 확정되면 임차인의 보증금에서 공제하고, 남는 보증금은 반환합니다. 보증금보다 비용이 더 크다면 초과분을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보증금 공제 시: 비용 내역서 + 사진 + 견적서를 근거로 정산 내역 통보
  • 보증금 부족 시: 부당이득 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 소송(민사소송)
  • 소액사건(2,000만 원 이하): 소액사건심판 절차로 비교적 신속 진행(2~4개월)
  • 소송 비용: 청구금액에 따라 인지대 + 송달료 약 5만~30만 원

임대차 계약서에서 미리 정해두면 좋은 조항

사실 이 모든 분쟁은 계약 단계에서 예방할 수 있습니다. C씨도 뒤늦게 계약서를 확인해 보니, 원상회복의 범위나 잔존물 처리에 대한 구체적 약정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계약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3가지 조항

1. 원상회복의 구체적 범위 -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물, 집기, 간판 일체를 철거하고 인도한다"와 같이 명확히 기재

2. 잔존물 포기 간주 조항 - "임대차 종료 후 00일 이내 반출하지 않은 물건은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임대인이 임의 처분할 수 있다"

3. 비용 부담 주체 - "철거 및 폐기물 처리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하며, 보증금에서 우선 공제한다"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함정들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건물주가 흔히 실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시 C씨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C씨는 답답한 마음에 즉시 철거업체를 불러 모든 물건을 폐기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3개월 뒤 연락 두절이었던 임차인이 갑자기 나타나 "500만 원짜리 업소용 냉장고를 허락 없이 버렸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꼭 기억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내용증명은 반드시 먼저 보내야 합니다. 적법한 최고 절차 없이 임의 처분하면, 오히려 건물주가 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둘째, 고가 물품은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업소용 대형 설비, 고가 인테리어 자재 등은 일정 기간 별도 보관 후 처분하는 것이 분쟁을 줄입니다.

셋째,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세요. 내용증명 발송 내역, 사진, 철거업체 계약서, 비용 영수증 등 일체의 서류를 보관해야 합니다.

명도소송이 필요한 경우의 절차와 비용

임차인이 물건만 남긴 채 떠난 것이 아니라, 아예 열쇠를 반환하지 않거나 제3자가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명도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 경우 잔존물 처리는 강제집행의 일부로 해결됩니다.

명도소송 일반적 진행 흐름

소장 접수 ~ 판결 선고: 약 3~6개월
강제집행(명도 단행): 판결 확정 후 약 1~2개월
집행 비용: 집행관 수수료 + 인부 비용 + 잔존물 보관료 등 합산 시 약 100만~500만 원(점포 규모에 따라 상이)
강제집행 시 집행관이 잔존물 목록을 작성하고, 일정 기간 보관 후 매각 또는 폐기 처분합니다.

강제집행 비용은 1차적으로 건물주(채권자)가 선납하지만, 이후 임차인(채무자)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차인의 재산이 없으면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점은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처리 비용의 세금 관련 참고사항

건물주가 부담한 잔존물 처리 비용은 부동산 임대업의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철거업체 세금계산서, 폐기물 처리 영수증을 반드시 수취하여 종합소득세 신고 시 경비로 반영하시기 바랍니다. 이 부분만 잘 챙겨도 실질적인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C씨는 결국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내용증명을 재발송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잔존물을 처리한 뒤 보증금에서 비용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마무리했습니다. 처음부터 절차를 밟았더라면 3개월이라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폐업 점포 잔존물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주의 손해가 커지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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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변호사의 코멘트
실무에서 폐업 점포 잔존물 분쟁을 다루다 보면, 건물주분들이 답답한 마음에 내용증명 없이 바로 처분하셨다가 오히려 역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최고 통지와 증거 확보라는 기본 절차를 반드시 먼저 밟으시고, 보증금 공제 범위나 명도소송 필요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 글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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