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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표현 목적 시위와 업무방해죄 성립기준 및 무죄 판단

2014노589
판결 요약
공사현장 앞에서의 정치적 표현 목적 시위업무방해죄의 위력 행사 및 현실적 위험에 해당하는지 법원이 표현의 자유 보호와 피해 현실성의 요건을 엄격히 요구하며 무죄로 판단함.
#업무방해죄 #공사현장 시위 #정치적 표현의 자유 #구체적 위험 #현실적 업무방해
질의 응답
1. 공사 반대 시위로 도로에 앉거나 차량 앞을 막으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나요?
답변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 목적의 시위라면, 해당 행위가 업무주체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업무방해 위험을 초래해야 업무방해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도로에 앉거나 차량 앞을 막는 정도, 그리고 현실적으로 방해가 증명되지 않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공사반대 시위 과정에서의 앉기·막기 등 행동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로 평가되고, 피해자 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무죄로 판시하였습니다.
2.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 업무방해죄에서 위력의 기준은 달라지나요?
답변
표현의 자유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방해나 추상적 위험으로는 부족하고, 업무계속에 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이 요구되어 위력의 해석이 제한적으로 적용됩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행사되는 경우 위력의 의미와 업무방해 위험의 요건을 엄격히 판단해야 하며, 추상적 위험이나 관념적 방해만으로는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현장에 경찰이 상주하며 질서 유지 조치를 하면 업무방해죄 성립에 영향이 있나요?
답변
경찰이 상주하며 즉시 질서유지 및 진출입 보장을 조치하는 상황에서는 실제로 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해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업무방해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경찰이 상주하여 시위로 인한 공사업무 방해를 즉시 완화하거나 해소한 점을 들어, 실제 업무에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업무방해 현실적 위험 증명이 없으면 무죄가 나오나요?
답변
업무방해의 현실적 위험이 증거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으면 무죄 판결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업무방해죄는 추상적 위험이나 미약한 방해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공사 주체의 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5. 종교적·정치적 집회가 업무방해로 고소당할 수 있나요?
답변
종교적·정치적 목적의 집회나 시위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며, 현실적이고 명백한 업무방해가 확인되지 않으면 업무방해죄로 처벌받기 어렵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종교행사 참여 등 정치적 표현 목적에서 비롯된 방해행위는 일반적 업무방해와는 달리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다고 하였습니다.

* 본 법률정보는 대법원 판결문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적 판단이나 조언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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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판결 전문

업무방해

 ⁠[제주지법 2016. 2. 18. 선고 2014노589 판결 : 상고]

【판시사항】

피고인이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민·군복합항 건설공사 현장의 출입구 앞에서 공사차량 앞을 막아서거나 도로 가운데에 앉아있거나 의자에 연좌하는 방법으로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위력으로 공사 시공자 甲 주식회사 및 공사 협력업체 乙 주식회사 등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민·군복합항 건설공사(이하 ⁠‘공사’라고 한다) 현장의 출입구 앞에서 공사차량 앞을 막아서거나 도로 가운데에 앉아있거나 의자에 연좌하는 방법으로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위력으로 공사 시공자 甲 주식회사 및 공사 협력업체 乙 주식회사 등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공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현하고자 공사현장에서의 종교행사에 참석하였고, 의사 표현이 부당하게 제압된다고 생각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의 행동을 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위 행위가 甲 회사 및 乙 회사 등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거나, 위 행위로 공사 주체의 공사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참조조문】

헌법 제21조, 형법 제31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일권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백신옥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4. 10. 24. 선고 2014고단6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은 2014. 2. 10. 17:06경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공사현장 출입구 앞에서,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는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등 7명이 출입구를 막고 앉아있을 때에 위 공사현장 밖으로 나오려던 ⁠(자동차등록번호 생략) 차량의 탑승자 중 1명이 공소외 1이 앉아있던 의자를 들어 옮겼다는 이유로, 약 8분 동안 위 ⁠(자동차등록번호 생략) 차량 앞을 막아서는 방법으로 그 뒤에 있는 다른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하고, 같은 날 17:19경부터 약 9분 동안 위 출입구 앞 도로 가운데에 앉아있는 방법으로 공사차량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위력으로 이 사건 공사 시공자인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의 명칭 중 ⁠‘주식회사’ 부분은 최초의 표시를 제외하고는 생략한다)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
2) 피고인은 2013. 5. 9. 11:26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등과 함께 의자에 연좌하는 방법으로 약 10분 동안 출입구를 막아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하고, 계속하여 같은 날 12:06경부터 같은 방법으로 약 11분 동안, 12:21경부터 같은 방법으로 약 6분 동안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 협력업체인 피해자 공소외 6 주식회사, 공소외 7 주식회사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가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피해자 회사들의 공사업무를 방해할 위험을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형법 제314조 제1항의 해석에 대하여
가. 업무방해죄의 해석론과 새로운 해석의 필요성
1) 조문과 대법원 판례
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은 ⁠“제313조의 방법(허위사실 유포, 위계를 말한다)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 대법원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으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어야 하며, 이러한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고(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78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참조), 어떠한 행위 결과 상대방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가지는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도16718 판결 참조)고 한다.
다) 또한 대법원은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다고 할 것이나, 결과발생의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본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5. 10. 27. 선고 2005도5432 판결 참조)고 하여 업무방해죄를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추상적 위험범으로 해석하고 있다.
2) 표현의 자유가 문제 되는 경우 업무방해죄 규정을 새롭게 해석할 필요성
일반적으로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의 문제 된 행위가 표현의 자유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경우에는 ⁠(a) 위력의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b)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의 업무에 구체적인 위험 또는 손해가 발생할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기본권으로서의 표현의 자유가 민주사회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업무방해죄는 연혁과 규정 내용상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여지가 크므로 주의 깊게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업무방해죄를 둘러싼 다양한 대법원 판례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이하에서 위 이유에 관하여 자세히 살펴본다.
나.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의미와 중요성
1) 표현의 자유의 헌법적 보장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의 정신적인 자유를 외부적으로 표현하는 자유이다(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마324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표현의 자유의 일종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의 본질적 요소를 이루고 있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다. 집회의 자유는 개인의 인격발현의 요소이자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이중적 헌법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집회의 자유도 다른 모든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자기결정과 인격발현에 기여하는 기본권이다. 뿐만 아니라, 집회를 통하여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표현의 자유의 의미
만약 어떠한 표현이 다수의 견해와 일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을 경우 그러한 표현은 법이 애써 보호하지 않아도 사회에서 장려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억압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의미는 다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아니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표현이라도 표현되는 내용의 당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표현 그 자체를 보호하는 데 있다. 이는 물론 한 시점에서 어리석거나 틀렸거나 위험하다고 여겨진 소수의 생각이라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는 옳은 것으로 밝혀지거나 다수의 견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아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그 속성상 많은 경우에 타인의 명예, 사생활의 자유, 업무의 평온 등 다른 권리나 이익과 충돌하는 면이 있다. 만약 타인의 명예, 사생활, 권리 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현행위만을 보호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의 한계는 다른 권리나 이익의 제한에 대한 수인(受忍) 한도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3) 표현의 자유와 다른 법익의 보호에 대한 한계 설정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와 다른 법익이 충돌하는 몇몇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한 바 있다.
①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또한 공직자의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특히 선거법 위반 사건 등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대한 정당의 감시기능은 정당의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이므로, 이러한 감시와 비판기능은 보장되어야 하고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2494 판결 참조).
② 집회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 목적으로 회합하고 공공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서, 그 회합에 참가한 다수인이나 참가하지 아니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소음이나 통행의 불편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므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도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그 집회나 시위의 장소, 태양, 내용, 방법 및 그 결과 등에 비추어, 집회나 시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다소간의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에 불과하다면,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840 판결 참조).
③ 소비자가 구매력을 무기로 상품이나 용역에 대한 자신들의 선호를 시장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집단적 시도인 소비자불매운동은 본래 ⁠‘공정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 또는 용역을 적절한 유통구조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안전하게 구입하거나 사용할 소비자의 제반 권익을 증진할 목적’에서 행해지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일환으로서 헌법 제124조를 통하여 제도로서 보장되나,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일반 시민들이 특정한 사회·경제적 또는 정치적 대의나 가치를 주장·옹호하거나 이를 진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소비자불매운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소비자불매운동 역시 반드시 헌법 제124조는 아니더라도 헌법 제21조에 따라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헌법 제10조에 내재된 일반적 행동의 자유의 관점 등에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순히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 제124조에 따라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하여 아무런 헌법적 보호도 주어지지 아니한다거나 소비자불매운동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집단행위로서의 성격과 대상 기업에 대한 불이익 또는 피해의 가능성만을 들어 곧바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대법원 판결들에서도 표현의 자유가 다른 권리 또는 법익과 충돌하는 경우에,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그 제한의 한계를 주의 깊게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 업무방해죄의 연혁, 구성요건, 효과와 대법원의 업무방해죄 해석
1) 업무방해죄에 관한 연혁적, 비교법적 고찰
연혁적으로 우리 형법의 업무방해죄는 일본 구형법의 업무방해죄를 계수한 것이고, 일본 형법의 업무방해죄의 원형은 프랑스 구형법이다. 1864년 프랑스 구형법 제414조는 ⁠‘임금인상이나 임금인하를 강요할 목적으로 또는 산업이나 노동의 자유로운 수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폭력·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노동의 조직적 정지의 결과를 발생케 하거나 그 정지를 유지·존속케 하거나 그 실행에 착수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두었다가, 1884년 개정된 프랑스 형법에서는 쟁의행위가 폭력의 행사를 수반하는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한편 일본 구형법 제270조는 ⁠‘농공의 고용인이 임금을 증액시키기 위하여 또는 농공업의 경향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고용주 및 다른 고용인에 대하여 위계·위력으로써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었다가, 현행 형법에서는 제234조에서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개정되었다.
이처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애당초 프랑스나 일본에서 노동운동을 금압하기 위한 것이었는바, 이러한 업무방해죄가 우리 형법에도 규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업무방해죄의 위와 같은 유래와 특성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법원이 쟁의행위 및 소비자불매운동의 경우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적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하는 데 참고되어야 할 것이다.
2)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의 광범위성 및 형이 중한 점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업무로, 업무란 사람이 그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한다. 따라서 업무방해죄는 순수한 재산죄는 아니고, 재산죄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인격적 활동의 자유를 보호하는 범죄이다. 그런데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 법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먼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의 하나인 ⁠‘위력’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한 행위유형에 속한다. 물론 우리 판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력의 개념을 판례법리로 구체화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개념이 상대적으로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한 일반조항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① 그 자체로는 처벌되지 아니하는 위계, 위력 등도 행위태양의 하나로 삼고 있고, ②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만으로 성립함에도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는 업무방해죄보다 행위태양이 무거운 형법 제260조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와 제283조 협박죄(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보다 무거운 것이다. 또한 업무방해죄보다 행위태양이 무겁고 구조가 유사한 형법 제136조 공무집행방해죄, 행위태양과 구조가 모두 유사한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형(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보다도 무겁다.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이처럼 구성요건이 광범위하고 그 법정형이 중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업무방해죄를 해석, 적용하는 데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3) 대법원의 업무방해죄 해석
대법원은 위와 같은 업무방해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몇몇 기본권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쟁의행위와 소비자불매운동에 관한 것으로, 대법원 판결 내용을 간단히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판결의 표시특별히 관련 있는 행위자의 기본권구성요건의 해석(해당 판결문에서 발췌)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른바 근로3권, 헌법 제33조 제1항)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제도로서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헌법 제124조), 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 일반적 행동의 자유(헌법 제10조)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의 점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위법한 세력의 행사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고, 그러한 관점에서 어떠한 소비자불매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해당 소비자불매운동의 목적, 불매운동에 이르게 된 경위, 대상 기업의 선정이유 및 불매운동의 목적과의 연관성, 대상 기업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거기에 비교되는 불매운동의 규모 및 영향력, 불매운동 참여자의 자발성, 불매운동 실행과정에서 다른 폭력행위나 위법행위의 수반 여부, 불매운동의 기간 및 그로 인하여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에 대한 대상 기업의 반응이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즉 대법원은 쟁의행위와 소비자불매운동의 경우 행위자의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에 정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나, 위 행위가 기본권 행사라는 속성을 가지는 점을 고려하여 각 행위가 곧바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고 하여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제한하고 있다. 위 두 판결 모두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위력’의 개념과 ⁠‘결과 발생의 위험성’의 개념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 판시 내용상 쟁의행위에 있어서는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한다는 결과의 측면을 아울러 고려하여 행위자의 행위가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할 수 있는지’ 여부를 법원이 ⁠‘평가’하여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라고 하고, 소비자불매운동에 있어서는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라는 결과의 측면을 포함한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하여 행위자의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평가하여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라고 하여, 두 경우 모두 어떠한 행위가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결과의 측면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때 결과의 측면이란 위 각 판결의 문구상 업무방해의 추상적 위험성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손해나 피해를 발생시켰는지 여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 표현의 자유가 문제 되는 경우 업무방해죄의 해석―기타 논거
1)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쟁의행위에 관한 위 대법원 판결에서 문제 된 근로3권에 비해 결코 기본권으로서의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고, 소비자불매운동에 관한 위 대법원 판결에서는 불매운동행위와 관련된 기본권으로 명시적으로 언급된 바 있다. 따라서 기본권 보호를 위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위 각 대법원 판결의 법리는, 피고인의 문제된 행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표현의 자유와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인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충돌하는 사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일반적 행동의 자유만을 보장함으로써 형법을 비롯한 법률의 효력근거이며 수권의 근거이자 인식의 척도가 되는 헌법의 요청을 도외시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즉 타인이 영업하는 술집에서 난동을 부려 영업을 방해하는 경우와, 국가 정책에 대한 찬반이 나뉠 수 있는 사안에서 어느 한쪽의 견해를 취하는 사람이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그 의사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영업이 방해되는 경우를 똑같은 기준으로 적용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
2) 국제적으로도 평화적 집회의 자유 행사에 대하여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와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가입, 비준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에 정한 표현의 자유 및 제21조에 정한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 등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3) 한편 사인의 업무가 일부 공무의 성격을 띠는 경우에 대한 특별한 고려도 필요하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를 처벌하고 있어 그 행위 유형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형법이 업무방해죄와는 별도로 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적 업무와 공무를 구별하여 공무에 관해서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 협박 또는 위계의 방법으로 그 집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처벌하겠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416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아가 그와 같은 취지에서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공무원이 직무상 수행하는 공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해석은 업무방해죄의 성립요건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도 참조되어야 한다. 즉 특정한 사적 업무가 개인이나 회사의 주도적인 지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는 공무와 연결된 경우에는 그 특정한 사적 업무에 대한 방해는 공무에 대한 방해의 성격도 띠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로 인한 업무방해가 표면적으로는 사적 업무에 대한 방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무에 대한 방해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공무집행방해죄의 행위 태양이 폭행, 협박에 국한되는 점 및 공무집행방해 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의율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위력’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마. 소결론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의 문제 된 행위가 일견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그 행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다는 성격을 띠고 있을 때에는, 형법 제314조 제1항에 정한 업무방해죄의 ⁠(a) 행위태양인 ⁠‘위력’을 쟁의행위의 경우에 준하여 ⁠‘행위자의 표현행위로 업무주체의 업무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로, 위 규정 중 ⁠(b) ⁠‘업무를 방해한’이라는 부분을 업무방해의 추상적 위험이 아닌 적어도 업무방해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을 발생시킨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4. 이 사건에 있어서 당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이 표현의 자유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등은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여 2011. 9.경부터 매일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종교행사(천주교 미사, 이하 ⁠‘미사’라고 한다)를 진행해 왔다. 위 미사에는 위 2011. 9.경부터 이 사건 변론 종결일 현재까지 천주교 신부, 수녀, 나아가 성직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는 매일 다르고, 그러한 사람들은 각자 언제 미사에 참여할지를 결정한다.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이 사건 공사현장 근처로 이주하여 살기도 한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여 위 미사에 참석해 온 사람 중 하나로 2014. 2. 27. 경찰 조사 시 귀농할 목적으로 서귀포시 강정동으로 전입해 왔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1)항 기재 행위(이하 ⁠‘제1 행위’라고 한다) 시인 2014. 2. 10.과 위 공소사실 2)항 기재 행위(이하 ⁠‘제2 행위’라고 한다) 시인 2013. 5. 9. 이외에도 여러 차례 위 미사에 참석하였다(수사기록에는 피고인이 제1, 2 행위일자 외에 2013. 9. 10., 2013. 9. 18., 2014. 2. 11. 이 사건 공사현장 근처에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③ 또한 수사보고서(증거기록 제177쪽)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 9. 10.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나타나 매일 미사 종료 후 동료들과 춤을 추는 등의 행동을 하였고, 수사기관은 이를 이유로 피고인을 이른바 ⁠‘상습시위자’로 파악하고 있다.
④ 제2 행위는 피고인이 2013. 5. 9.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미사에 참석하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제1 행위는 피고인이 2014. 2. 10. 미사 도중 위 공사현장에 출입하던 근로자가 천주교 신부의 의자를 들어 옮겼다는 이유로 위 근로자의 차량 앞을 막아섰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위 사실을 종합하면, 제1, 2 행위는 전체적으로 보아 2011. 9.경부터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수년 동안 계속된 미사 과정에서 벌어진 행위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할 의사를 표현할 의도를 가지지 아니하였다면 위 공사현장에서의 미사에 참석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현하고자 위 공사현장에서의 미사에 참석하였고(제2 행위), 의사 표현이 부당하게 제압된다고 생각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의 행동을 하였다(제1 행위). 그렇다면 제1, 2 행위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반대하는 미사에 참여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제3의 마.항에서 제시한 법리에 따라 제1, 2 행위에 관하여 판단한다.
나. 제1 행위에 관한 판단
1) 먼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등이 진행하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미사는 매일 오전 11:00경 진행되고 16:00경에도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에 간이의자를 놓고 앉아서 진행하므로 미사 도중 위 공사현장에 출입하고자 하는 차량이 바로 출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경찰이 상주하여 공사와 미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다가 미사 도중 공사장에 출입하고자 기다리는 차량이 늘어서게 되면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올려 옮기는 방법으로 길옆으로 이동시켜 차량이 출입할 수 있도록 한다. 위와 같이 차량이 늘어서지 않는 경우 경찰은 미사 진행에 관여하지 않는다.
다) 제1 행위 직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 앞에서 공소외 1 신부가 주재하는 미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당시 미사에 참여한 사람은 8명 정도였고 경찰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밖으로 나오려는 차들이 미사 때문에 나오지 못한 채 공사장 안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그때 근로자 한 사람이 늘어선 차에서 내려 기도 중인 공소외 1 신부가 앉아있는 의자를 끌어 옮겼다.
라) 위 미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경찰에게 의자를 옮긴 근로자가 공소외 1 신부에게 폭력을 행사하였으니 현행범으로 체포,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로 항의하였다. 경찰은 의자를 옮긴 근로자에게 ⁠“손댔다가 어떻게 하려고 그럽니까?”라고 말하였을 뿐 아무 대응도 하지 아니하다가 위 미사에 참여한 공소외 1 신부 등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옮겨 차량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 피고인은 계속해서 의자를 옮긴 근로자에게 항의하다가 위 근로자가 다시 차에 타자 차량 앞으로 가서 공소외 1 신부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였으나, 위 근로자는 응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항의의 표시로 위 차량 앞에 그대로 서 있었고 일부 천주교 수녀도 피고인과 함께 서 있었다(제1 행위). 약 8분 후 경찰이 피고인과 수녀들을 에워싸고 길옆으로 비키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항의를 계속하려고 다시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 앞으로 가 도로 가운데 바닥에 앉았다(제1 행위). 약 9분 후 공소외 1 신부가 ⁠“이제 됐다.”라며 피고인에게 일어나라고 설득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응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비켰다.
2)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① 피고인이 차량 앞에 서 있거나 앉아있었을 뿐 소리를 지르거나 힘을 사용하는 행위로 나아가지는 않았고 자동차나 다른 장비를 사용하지도 않은 점, ② 피고인은 혼자 행동하였고, 함께 미사를 진행한 사람들의 수를 합하여도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규모를 고려할 때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의 수에 미치지 못하는 점, ③ 무엇보다 당시 경찰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사 등으로 공사가 방해되지 않도록 조치하고자 대기하고 있었던 점, ④ 피고인이 서 있던 시간과 앉아있던 시간을 합하면 약 17분이고, 결국 경찰에 의해 차량 출입이 재개된 점, ⑤ 형법 제158조는 예배를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어 종교적 활동의 평온을 보장하고자 하는데, 피고인은 미사 도중 천주교 신부인 공소외 1의 종교 활동이 방해받자 이에 항의하려는 목적으로 제1 행위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제1 행위가 이 사건 공사 시공자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제1 행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검사가 제출한 수사보고(공사업무 방해로 인한 공사업체 손실금액 첨부)의 경우, 이 사건 공사업체 중 하나인 공소외 2 회사가 제1 행위일인 2014. 2. 10. 하루 동안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한 노무비와 장비비를 단순히 10시간(= 600분)으로 나눈 것으로 위 자료만으로는 제1 행위로 공소외 2 회사가 위와 같은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공사의 진행 정도,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의 지속 시간, 그 당시에 구체적으로 방해받은 업무의 특정성 결여 등을 고려할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1 행위로 이 사건 공사 주체의 공사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다. 제2 행위에 관한 판단
1) 먼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3. 5. 9. 11:26경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 앞에서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공소외 3 등 약 6명과 의자를 놓고 미사를 진행한 사실, 당시 경찰이 위 미사와 공사현장을 지켜보다가 약 10분이 지나 차량 통행을 위해 위 6명을 의자째 들어 길옆으로 옮긴 사실, 피고인 등 미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같은 날 12:06경 차량이 지나가자 다시 위 장소로 가서 미사를 계속한 사실, 경찰이 위 미사와 공사현장을 지켜보다가 11분이 지나 차량 통행을 위해 위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길옆으로 옮긴 사실, 위 사람들은 같은 날 12:21경 차량이 지나가자 다시 위 장소로 가서 미사를 계속한 사실, 경찰이 위 미사와 공사현장을 지켜보다가 6분 정도 지나 차량 통행을 위해 위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길옆으로 옮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① 피고인이 의자에 앉아 기도하는 방식으로 미사를 진행하였을 뿐 소리를 지르거나 힘을 사용하는 행위로 나아가지 않은 점, ② 함께 미사를 진행한 사람들은 6명 정도여서 위 인원수가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의 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 ③ 위 사람들은 간이의자와 납작한 피켓 외에 도구나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고, 의자에 앉아있다가 경찰이 차량 출입을 위해 의자를 들어 옮길 때 이에 저항하지 않은 점, ④ 피고인이 의자에 앉아있던 시간은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모두 합하여 27분인데, 피고인 등은 공사현장에 차량이 출입하지 않는 틈을 타 출입구 앞에 의자를 놓고 앉기를 반복한 것으로 피고인이 앉아있던 시간 중 공사현장에 출입하려는 차량이 전혀 없었던 시간도 상당한 점, ⑤ 당시 경찰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사 등으로 공사가 방해되지 않도록 조치하고자 대기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제2 행위가 이 사건 공사 협력업체인 공소외 6 주식회사, 공소외 7 주식회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제2 행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나아가 제2 행위로 이 사건 공사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보건대, 앞서 본 이 사건 공사의 진행 정도와 제2 행위의 지속 시간, 태양 등을 고려할 때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제2 행위로 이 사건 공사 주체의 공사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라. 소결론
결국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은 검사가 제출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만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무죄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이는 위 제3, 4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희(재판장) 황미정 김봉준

출처 : 제주지방법원 2016. 02. 18. 선고 2014노589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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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표현 목적 시위와 업무방해죄 성립기준 및 무죄 판단

2014노589
판결 요약
공사현장 앞에서의 정치적 표현 목적 시위업무방해죄의 위력 행사 및 현실적 위험에 해당하는지 법원이 표현의 자유 보호와 피해 현실성의 요건을 엄격히 요구하며 무죄로 판단함.
#업무방해죄 #공사현장 시위 #정치적 표현의 자유 #구체적 위험 #현실적 업무방해
질의 응답
1. 공사 반대 시위로 도로에 앉거나 차량 앞을 막으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나요?
답변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 목적의 시위라면, 해당 행위가 업무주체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업무방해 위험을 초래해야 업무방해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도로에 앉거나 차량 앞을 막는 정도, 그리고 현실적으로 방해가 증명되지 않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공사반대 시위 과정에서의 앉기·막기 등 행동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로 평가되고, 피해자 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무죄로 판시하였습니다.
2.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 업무방해죄에서 위력의 기준은 달라지나요?
답변
표현의 자유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방해나 추상적 위험으로는 부족하고, 업무계속에 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이 요구되어 위력의 해석이 제한적으로 적용됩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행사되는 경우 위력의 의미와 업무방해 위험의 요건을 엄격히 판단해야 하며, 추상적 위험이나 관념적 방해만으로는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현장에 경찰이 상주하며 질서 유지 조치를 하면 업무방해죄 성립에 영향이 있나요?
답변
경찰이 상주하며 즉시 질서유지 및 진출입 보장을 조치하는 상황에서는 실제로 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해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업무방해죄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경찰이 상주하여 시위로 인한 공사업무 방해를 즉시 완화하거나 해소한 점을 들어, 실제 업무에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업무방해 현실적 위험 증명이 없으면 무죄가 나오나요?
답변
업무방해의 현실적 위험이 증거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으면 무죄 판결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업무방해죄는 추상적 위험이나 미약한 방해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공사 주체의 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5. 종교적·정치적 집회가 업무방해로 고소당할 수 있나요?
답변
종교적·정치적 목적의 집회나 시위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며, 현실적이고 명백한 업무방해가 확인되지 않으면 업무방해죄로 처벌받기 어렵습니다.
근거
제주지법 2014노589 판결은 종교행사 참여 등 정치적 표현 목적에서 비롯된 방해행위는 일반적 업무방해와는 달리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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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범죄
판결 전문

업무방해

 ⁠[제주지법 2016. 2. 18. 선고 2014노589 판결 : 상고]

【판시사항】

피고인이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민·군복합항 건설공사 현장의 출입구 앞에서 공사차량 앞을 막아서거나 도로 가운데에 앉아있거나 의자에 연좌하는 방법으로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위력으로 공사 시공자 甲 주식회사 및 공사 협력업체 乙 주식회사 등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민·군복합항 건설공사(이하 ⁠‘공사’라고 한다) 현장의 출입구 앞에서 공사차량 앞을 막아서거나 도로 가운데에 앉아있거나 의자에 연좌하는 방법으로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위력으로 공사 시공자 甲 주식회사 및 공사 협력업체 乙 주식회사 등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공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현하고자 공사현장에서의 종교행사에 참석하였고, 의사 표현이 부당하게 제압된다고 생각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의 행동을 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위 행위가 甲 회사 및 乙 회사 등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거나, 위 행위로 공사 주체의 공사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사례.

【참조조문】

헌법 제21조, 형법 제314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쌍방

【검 사】

김일권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백신옥

【원심판결】

제주지법 2014. 10. 24. 선고 2014고단6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검사
원심의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은 2014. 2. 10. 17:06경 서귀포시 강정동에 있는 제주 민·군복합항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공사현장 출입구 앞에서,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는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등 7명이 출입구를 막고 앉아있을 때에 위 공사현장 밖으로 나오려던 ⁠(자동차등록번호 생략) 차량의 탑승자 중 1명이 공소외 1이 앉아있던 의자를 들어 옮겼다는 이유로, 약 8분 동안 위 ⁠(자동차등록번호 생략) 차량 앞을 막아서는 방법으로 그 뒤에 있는 다른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하고, 같은 날 17:19경부터 약 9분 동안 위 출입구 앞 도로 가운데에 앉아있는 방법으로 공사차량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위력으로 이 사건 공사 시공자인 피해자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의 명칭 중 ⁠‘주식회사’ 부분은 최초의 표시를 제외하고는 생략한다)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
2) 피고인은 2013. 5. 9. 11:26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등과 함께 의자에 연좌하는 방법으로 약 10분 동안 출입구를 막아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하고, 계속하여 같은 날 12:06경부터 같은 방법으로 약 11분 동안, 12:21경부터 같은 방법으로 약 6분 동안 공사차량들의 진·출입을 방해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 협력업체인 피해자 공소외 6 주식회사, 공소외 7 주식회사의 공사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가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피해자 회사들의 공사업무를 방해할 위험을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3. 형법 제314조 제1항의 해석에 대하여
가. 업무방해죄의 해석론과 새로운 해석의 필요성
1) 조문과 대법원 판례
가) 형법 제314조 제1항은 ⁠“제313조의 방법(허위사실 유포, 위계를 말한다)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나) 대법원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는 없으나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어야 하며, 이러한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고(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도2178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732 판결 참조), 어떠한 행위 결과 상대방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 하더라도 행위자가 가지는 정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도16718 판결 참조)고 한다.
다) 또한 대법원은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다고 할 것이나, 결과발생의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본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05. 10. 27. 선고 2005도5432 판결 참조)고 하여 업무방해죄를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추상적 위험범으로 해석하고 있다.
2) 표현의 자유가 문제 되는 경우 업무방해죄 규정을 새롭게 해석할 필요성
일반적으로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의 문제 된 행위가 표현의 자유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경우에는 ⁠(a) 위력의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b)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의 업무에 구체적인 위험 또는 손해가 발생할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기본권으로서의 표현의 자유가 민주사회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업무방해죄는 연혁과 규정 내용상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여지가 크므로 주의 깊게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업무방해죄를 둘러싼 다양한 대법원 판례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이하에서 위 이유에 관하여 자세히 살펴본다.
나.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의미와 중요성
1) 표현의 자유의 헌법적 보장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전통적으로는 사상 또는 의견의 자유로운 표명(발표의 자유)과 그것을 전파할 자유(전달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의 정신적인 자유를 외부적으로 표현하는 자유이다(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마324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표현의 자유의 일종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의 본질적 요소를 이루고 있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다. 집회의 자유는 개인의 인격발현의 요소이자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이중적 헌법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집회의 자유도 다른 모든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자기결정과 인격발현에 기여하는 기본권이다. 뿐만 아니라, 집회를 통하여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표현의 자유의 의미
만약 어떠한 표현이 다수의 견해와 일치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을 경우 그러한 표현은 법이 애써 보호하지 않아도 사회에서 장려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억압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법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의미는 다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아니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표현이라도 표현되는 내용의 당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표현 그 자체를 보호하는 데 있다. 이는 물론 한 시점에서 어리석거나 틀렸거나 위험하다고 여겨진 소수의 생각이라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는 옳은 것으로 밝혀지거나 다수의 견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아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그 속성상 많은 경우에 타인의 명예, 사생활의 자유, 업무의 평온 등 다른 권리나 이익과 충돌하는 면이 있다. 만약 타인의 명예, 사생활, 권리 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현행위만을 보호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의 한계는 다른 권리나 이익의 제한에 대한 수인(受忍) 한도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3) 표현의 자유와 다른 법익의 보호에 대한 한계 설정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와 다른 법익이 충돌하는 몇몇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한 바 있다.
①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표현의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또한 공직자의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특히 선거법 위반 사건 등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대한 정당의 감시기능은 정당의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이므로, 이러한 감시와 비판기능은 보장되어야 하고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2494 판결 참조).
② 집회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 목적으로 회합하고 공공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서, 그 회합에 참가한 다수인이나 참가하지 아니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소음이나 통행의 불편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므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도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그 집회나 시위의 장소, 태양, 내용, 방법 및 그 결과 등에 비추어, 집회나 시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다소간의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에 불과하다면,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840 판결 참조).
③ 소비자가 구매력을 무기로 상품이나 용역에 대한 자신들의 선호를 시장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집단적 시도인 소비자불매운동은 본래 ⁠‘공정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 또는 용역을 적절한 유통구조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안전하게 구입하거나 사용할 소비자의 제반 권익을 증진할 목적’에서 행해지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일환으로서 헌법 제124조를 통하여 제도로서 보장되나,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일반 시민들이 특정한 사회·경제적 또는 정치적 대의나 가치를 주장·옹호하거나 이를 진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소비자불매운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소비자불매운동 역시 반드시 헌법 제124조는 아니더라도 헌법 제21조에 따라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헌법 제10조에 내재된 일반적 행동의 자유의 관점 등에서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순히 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 제124조에 따라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하여 아무런 헌법적 보호도 주어지지 아니한다거나 소비자불매운동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집단행위로서의 성격과 대상 기업에 대한 불이익 또는 피해의 가능성만을 들어 곧바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대법원 판결들에서도 표현의 자유가 다른 권리 또는 법익과 충돌하는 경우에,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그 제한의 한계를 주의 깊게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 업무방해죄의 연혁, 구성요건, 효과와 대법원의 업무방해죄 해석
1) 업무방해죄에 관한 연혁적, 비교법적 고찰
연혁적으로 우리 형법의 업무방해죄는 일본 구형법의 업무방해죄를 계수한 것이고, 일본 형법의 업무방해죄의 원형은 프랑스 구형법이다. 1864년 프랑스 구형법 제414조는 ⁠‘임금인상이나 임금인하를 강요할 목적으로 또는 산업이나 노동의 자유로운 수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폭력·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노동의 조직적 정지의 결과를 발생케 하거나 그 정지를 유지·존속케 하거나 그 실행에 착수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두었다가, 1884년 개정된 프랑스 형법에서는 쟁의행위가 폭력의 행사를 수반하는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한편 일본 구형법 제270조는 ⁠‘농공의 고용인이 임금을 증액시키기 위하여 또는 농공업의 경향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고용주 및 다른 고용인에 대하여 위계·위력으로써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었다가, 현행 형법에서는 제234조에서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개정되었다.
이처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애당초 프랑스나 일본에서 노동운동을 금압하기 위한 것이었는바, 이러한 업무방해죄가 우리 형법에도 규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업무방해죄의 위와 같은 유래와 특성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법원이 쟁의행위 및 소비자불매운동의 경우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적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하는 데 참고되어야 할 것이다.
2)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의 광범위성 및 형이 중한 점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업무로, 업무란 사람이 그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한다. 따라서 업무방해죄는 순수한 재산죄는 아니고, 재산죄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인격적 활동의 자유를 보호하는 범죄이다. 그런데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 법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
먼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의 하나인 ⁠‘위력’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한 행위유형에 속한다. 물론 우리 판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력의 개념을 판례법리로 구체화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개념이 상대적으로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한 일반조항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① 그 자체로는 처벌되지 아니하는 위계, 위력 등도 행위태양의 하나로 삼고 있고, ②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만으로 성립함에도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는 업무방해죄보다 행위태양이 무거운 형법 제260조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와 제283조 협박죄(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보다 무거운 것이다. 또한 업무방해죄보다 행위태양이 무겁고 구조가 유사한 형법 제136조 공무집행방해죄, 행위태양과 구조가 모두 유사한 제137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법정형(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보다도 무겁다.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이처럼 구성요건이 광범위하고 그 법정형이 중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업무방해죄를 해석, 적용하는 데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3) 대법원의 업무방해죄 해석
대법원은 위와 같은 업무방해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몇몇 기본권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쟁의행위와 소비자불매운동에 관한 것으로, 대법원 판결 내용을 간단히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판결의 표시특별히 관련 있는 행위자의 기본권구성요건의 해석(해당 판결문에서 발췌)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른바 근로3권, 헌법 제33조 제1항)쟁의행위로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제도로서 보장되는 소비자보호운동(헌법 제124조), 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 일반적 행동의 자유(헌법 제10조)소비자불매운동이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의 점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그 행위 자체가 위법한 세력의 행사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개념에 포섭될 수 있고, 그러한 관점에서 어떠한 소비자불매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해당 소비자불매운동의 목적, 불매운동에 이르게 된 경위, 대상 기업의 선정이유 및 불매운동의 목적과의 연관성, 대상 기업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거기에 비교되는 불매운동의 규모 및 영향력, 불매운동 참여자의 자발성, 불매운동 실행과정에서 다른 폭력행위나 위법행위의 수반 여부, 불매운동의 기간 및 그로 인하여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에 대한 대상 기업의 반응이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즉 대법원은 쟁의행위와 소비자불매운동의 경우 행위자의 행위가 형법 제314조 제1항에 정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나, 위 행위가 기본권 행사라는 속성을 가지는 점을 고려하여 각 행위가 곧바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고 하여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제한하고 있다. 위 두 판결 모두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위력’의 개념과 ⁠‘결과 발생의 위험성’의 개념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 판시 내용상 쟁의행위에 있어서는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한다는 결과의 측면을 아울러 고려하여 행위자의 행위가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할 수 있는지’ 여부를 법원이 ⁠‘평가’하여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라고 하고, 소비자불매운동에 있어서는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라는 결과의 측면을 포함한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하여 행위자의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평가하여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라고 하여, 두 경우 모두 어떠한 행위가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결과의 측면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때 결과의 측면이란 위 각 판결의 문구상 업무방해의 추상적 위험성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손해나 피해를 발생시켰는지 여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라. 표현의 자유가 문제 되는 경우 업무방해죄의 해석―기타 논거
1)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쟁의행위에 관한 위 대법원 판결에서 문제 된 근로3권에 비해 결코 기본권으로서의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고, 소비자불매운동에 관한 위 대법원 판결에서는 불매운동행위와 관련된 기본권으로 명시적으로 언급된 바 있다. 따라서 기본권 보호를 위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위 각 대법원 판결의 법리는, 피고인의 문제된 행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면, 표현의 자유와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인 일반적 행동의 자유가 충돌하는 사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일반적 행동의 자유만을 보장함으로써 형법을 비롯한 법률의 효력근거이며 수권의 근거이자 인식의 척도가 되는 헌법의 요청을 도외시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즉 타인이 영업하는 술집에서 난동을 부려 영업을 방해하는 경우와, 국가 정책에 대한 찬반이 나뉠 수 있는 사안에서 어느 한쪽의 견해를 취하는 사람이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그 의사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영업이 방해되는 경우를 똑같은 기준으로 적용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
2) 국제적으로도 평화적 집회의 자유 행사에 대하여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와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가입, 비준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에 정한 표현의 자유 및 제21조에 정한 평화로운 집회의 권리 등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지 아니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3) 한편 사인의 업무가 일부 공무의 성격을 띠는 경우에 대한 특별한 고려도 필요하다.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를 처벌하고 있어 그 행위 유형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형법이 업무방해죄와는 별도로 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적 업무와 공무를 구별하여 공무에 관해서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 협박 또는 위계의 방법으로 그 집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처벌하겠다는 취지이다(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416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아가 그와 같은 취지에서 대법원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공무원이 직무상 수행하는 공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해석은 업무방해죄의 성립요건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도 참조되어야 한다. 즉 특정한 사적 업무가 개인이나 회사의 주도적인 지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는 공무와 연결된 경우에는 그 특정한 사적 업무에 대한 방해는 공무에 대한 방해의 성격도 띠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정치적 표현의 자유 행사로 인한 업무방해가 표면적으로는 사적 업무에 대한 방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무에 대한 방해의 성격을 띠고 있다면, 공무집행방해죄의 행위 태양이 폭행, 협박에 국한되는 점 및 공무집행방해 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의율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위력’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마. 소결론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의 문제 된 행위가 일견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의 행사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그 행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다는 성격을 띠고 있을 때에는, 형법 제314조 제1항에 정한 업무방해죄의 ⁠(a) 행위태양인 ⁠‘위력’을 쟁의행위의 경우에 준하여 ⁠‘행위자의 표현행위로 업무주체의 업무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로, 위 규정 중 ⁠(b) ⁠‘업무를 방해한’이라는 부분을 업무방해의 추상적 위험이 아닌 적어도 업무방해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을 발생시킨 경우로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4. 이 사건에 있어서 당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이 표현의 자유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등은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여 2011. 9.경부터 매일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종교행사(천주교 미사, 이하 ⁠‘미사’라고 한다)를 진행해 왔다. 위 미사에는 위 2011. 9.경부터 이 사건 변론 종결일 현재까지 천주교 신부, 수녀, 나아가 성직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는 매일 다르고, 그러한 사람들은 각자 언제 미사에 참여할지를 결정한다.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이 사건 공사현장 근처로 이주하여 살기도 한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여 위 미사에 참석해 온 사람 중 하나로 2014. 2. 27. 경찰 조사 시 귀농할 목적으로 서귀포시 강정동으로 전입해 왔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1)항 기재 행위(이하 ⁠‘제1 행위’라고 한다) 시인 2014. 2. 10.과 위 공소사실 2)항 기재 행위(이하 ⁠‘제2 행위’라고 한다) 시인 2013. 5. 9. 이외에도 여러 차례 위 미사에 참석하였다(수사기록에는 피고인이 제1, 2 행위일자 외에 2013. 9. 10., 2013. 9. 18., 2014. 2. 11. 이 사건 공사현장 근처에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③ 또한 수사보고서(증거기록 제177쪽)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 9. 10.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나타나 매일 미사 종료 후 동료들과 춤을 추는 등의 행동을 하였고, 수사기관은 이를 이유로 피고인을 이른바 ⁠‘상습시위자’로 파악하고 있다.
④ 제2 행위는 피고인이 2013. 5. 9.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미사에 참석하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제1 행위는 피고인이 2014. 2. 10. 미사 도중 위 공사현장에 출입하던 근로자가 천주교 신부의 의자를 들어 옮겼다는 이유로 위 근로자의 차량 앞을 막아섰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위 사실을 종합하면, 제1, 2 행위는 전체적으로 보아 2011. 9.경부터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수년 동안 계속된 미사 과정에서 벌어진 행위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할 의사를 표현할 의도를 가지지 아니하였다면 위 공사현장에서의 미사에 참석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현하고자 위 공사현장에서의 미사에 참석하였고(제2 행위), 의사 표현이 부당하게 제압된다고 생각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의 행동을 하였다(제1 행위). 그렇다면 제1, 2 행위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반대하는 미사에 참여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 제3의 마.항에서 제시한 법리에 따라 제1, 2 행위에 관하여 판단한다.
나. 제1 행위에 관한 판단
1) 먼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가)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등이 진행하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의 미사는 매일 오전 11:00경 진행되고 16:00경에도 진행되기도 하는데,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에 간이의자를 놓고 앉아서 진행하므로 미사 도중 위 공사현장에 출입하고자 하는 차량이 바로 출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 이 사건 공사현장에는 경찰이 상주하여 공사와 미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다가 미사 도중 공사장에 출입하고자 기다리는 차량이 늘어서게 되면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올려 옮기는 방법으로 길옆으로 이동시켜 차량이 출입할 수 있도록 한다. 위와 같이 차량이 늘어서지 않는 경우 경찰은 미사 진행에 관여하지 않는다.
다) 제1 행위 직전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 앞에서 공소외 1 신부가 주재하는 미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당시 미사에 참여한 사람은 8명 정도였고 경찰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밖으로 나오려는 차들이 미사 때문에 나오지 못한 채 공사장 안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그때 근로자 한 사람이 늘어선 차에서 내려 기도 중인 공소외 1 신부가 앉아있는 의자를 끌어 옮겼다.
라) 위 미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경찰에게 의자를 옮긴 근로자가 공소외 1 신부에게 폭력을 행사하였으니 현행범으로 체포,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로 항의하였다. 경찰은 의자를 옮긴 근로자에게 ⁠“손댔다가 어떻게 하려고 그럽니까?”라고 말하였을 뿐 아무 대응도 하지 아니하다가 위 미사에 참여한 공소외 1 신부 등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옮겨 차량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 피고인은 계속해서 의자를 옮긴 근로자에게 항의하다가 위 근로자가 다시 차에 타자 차량 앞으로 가서 공소외 1 신부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였으나, 위 근로자는 응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항의의 표시로 위 차량 앞에 그대로 서 있었고 일부 천주교 수녀도 피고인과 함께 서 있었다(제1 행위). 약 8분 후 경찰이 피고인과 수녀들을 에워싸고 길옆으로 비키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항의를 계속하려고 다시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 앞으로 가 도로 가운데 바닥에 앉았다(제1 행위). 약 9분 후 공소외 1 신부가 ⁠“이제 됐다.”라며 피고인에게 일어나라고 설득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응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비켰다.
2)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① 피고인이 차량 앞에 서 있거나 앉아있었을 뿐 소리를 지르거나 힘을 사용하는 행위로 나아가지는 않았고 자동차나 다른 장비를 사용하지도 않은 점, ② 피고인은 혼자 행동하였고, 함께 미사를 진행한 사람들의 수를 합하여도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규모를 고려할 때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의 수에 미치지 못하는 점, ③ 무엇보다 당시 경찰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사 등으로 공사가 방해되지 않도록 조치하고자 대기하고 있었던 점, ④ 피고인이 서 있던 시간과 앉아있던 시간을 합하면 약 17분이고, 결국 경찰에 의해 차량 출입이 재개된 점, ⑤ 형법 제158조는 예배를 방해하는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어 종교적 활동의 평온을 보장하고자 하는데, 피고인은 미사 도중 천주교 신부인 공소외 1의 종교 활동이 방해받자 이에 항의하려는 목적으로 제1 행위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제1 행위가 이 사건 공사 시공자인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제1 행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검사가 제출한 수사보고(공사업무 방해로 인한 공사업체 손실금액 첨부)의 경우, 이 사건 공사업체 중 하나인 공소외 2 회사가 제1 행위일인 2014. 2. 10. 하루 동안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한 노무비와 장비비를 단순히 10시간(= 600분)으로 나눈 것으로 위 자료만으로는 제1 행위로 공소외 2 회사가 위와 같은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공사의 진행 정도,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의 지속 시간, 그 당시에 구체적으로 방해받은 업무의 특정성 결여 등을 고려할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제1 행위로 이 사건 공사 주체의 공사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다. 제2 행위에 관한 판단
1) 먼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3. 5. 9. 11:26경 이 사건 공사현장 출입구 앞에서 천주교 신부 공소외 1, 공소외 3 등 약 6명과 의자를 놓고 미사를 진행한 사실, 당시 경찰이 위 미사와 공사현장을 지켜보다가 약 10분이 지나 차량 통행을 위해 위 6명을 의자째 들어 길옆으로 옮긴 사실, 피고인 등 미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같은 날 12:06경 차량이 지나가자 다시 위 장소로 가서 미사를 계속한 사실, 경찰이 위 미사와 공사현장을 지켜보다가 11분이 지나 차량 통행을 위해 위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길옆으로 옮긴 사실, 위 사람들은 같은 날 12:21경 차량이 지나가자 다시 위 장소로 가서 미사를 계속한 사실, 경찰이 위 미사와 공사현장을 지켜보다가 6분 정도 지나 차량 통행을 위해 위 사람들을 의자째 들어 길옆으로 옮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① 피고인이 의자에 앉아 기도하는 방식으로 미사를 진행하였을 뿐 소리를 지르거나 힘을 사용하는 행위로 나아가지 않은 점, ② 함께 미사를 진행한 사람들은 6명 정도여서 위 인원수가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의 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 ③ 위 사람들은 간이의자와 납작한 피켓 외에 도구나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고, 의자에 앉아있다가 경찰이 차량 출입을 위해 의자를 들어 옮길 때 이에 저항하지 않은 점, ④ 피고인이 의자에 앉아있던 시간은 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모두 합하여 27분인데, 피고인 등은 공사현장에 차량이 출입하지 않는 틈을 타 출입구 앞에 의자를 놓고 앉기를 반복한 것으로 피고인이 앉아있던 시간 중 공사현장에 출입하려는 차량이 전혀 없었던 시간도 상당한 점, ⑤ 당시 경찰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사 등으로 공사가 방해되지 않도록 조치하고자 대기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제2 행위가 이 사건 공사 협력업체인 공소외 6 주식회사, 공소외 7 주식회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제2 행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나아가 제2 행위로 이 사건 공사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보건대, 앞서 본 이 사건 공사의 진행 정도와 제2 행위의 지속 시간, 태양 등을 고려할 때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제2 행위로 이 사건 공사 주체의 공사업무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라. 소결론
결국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은 검사가 제출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만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무죄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이는 위 제3, 4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희(재판장) 황미정 김봉준

출처 : 제주지방법원 2016. 02. 18. 선고 2014노589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