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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2013. 12. 13. 선고 2013가합23230 판결 : 확정]
甲 재단법인이 TV 방영된 드라마의 제작사 乙 주식회사와 작가 丙을 상대로 그들이 드라마에서 정치계에 유착하고 비리를 자행하는 재단법인의 명칭으로 甲 법인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고 甲 법인의 이사장 성명과 유사한 성명을 가진 자를 재단법인 설립자로 등장시킴으로써 甲 법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성명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 법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례
甲 재단법인이 TV 방송사를 통해 방영된 드라마의 제작사 乙 주식회사와 작가 丙을 상대로 그들이 드라마에서 언급된 대사를 통해 정치계에 유착하고 비리를 자행하는 재단법인의 명칭으로 甲 법인과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고 甲 법인의 이사장 성명과 유사한 성명을 가진 자를 재단법인의 설립자로 등장시킴으로써 甲 법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성명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드라마에서 언급된 대사만으로 실제 甲 법인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되어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단법인이 실제 甲 법인을 연상시킴으로써 사회통념상 甲 법인임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甲 법인의 성명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甲 법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례.
재단법인 ○○재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안혁 외 1인)
주식회사 △△△
2013. 11. 8.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00,001,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기초 사실
가. 소외 3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회장인 소외 1은 2008. 12. 31.경 원고 재단을 설립한 후 이사장으로 취임하였고, 이후 원고 재단은 2009. 3. 31.경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을 받는 등 국내외 소외 계층 지원 등 복지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나. 피고 회사는 영화 및 드라마 제작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소외 2의 만화 ‘□□□’을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 ‘◇◇’(이하 ‘이 사건 드라마’라 함)을 제작하였고, 피고 2는 작가로서 이 사건 드라마의 극본을 집필하였는데, 이 사건 드라마는 총 24부작으로 2013. 1. 14.부터 2013. 4. 2.까지 매주 월요일 및 화요일(방송 시간 22:00경부터 23:10경까지) 소외 4 회사를 통하여 방송되었고, 기본 줄거리는 여주인공인 ‘☆☆☆’가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자산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 전 남편인 ‘▽▽’를 버리고, 재벌가(◎◎그룹)의 며느리가 되어 재벌가의 재단을 장악한 후 실권을 행사하다가 다시 남편인 ‘◁◁◁’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이후 유력 대선후보인 ‘▷▷▷’에게 접근하여 선거를 도와 당선시키고 자신은 영부인이 되는 과정에서, ‘☆☆☆’의 악행과 전 남편인 ‘▽▽’의 사랑 및 복수의 과정을 그리는 내용이다.
다. 그런데 이 사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인 ‘☆☆☆’가 성공을 위해 접근하는 재벌그룹은 ‘◎◎그룹’이고, ◎◎그룹의 회장은 ‘♤♤♤’이며, ◎◎그룹이 출연하여 설립한 재단은 ‘◎◎재단’으로 나오는데(☆☆☆는 위 ‘◎◎재단’의 이사장이 되려 한다), 이 사건 드라마에서 ‘◎◎재단’의 설립과 관련된 주요 대사 내용은 아래와 같다(아래 대사 중 굵은 글씨로 표시된 부분들을 통칭할 때 이하 ‘이 사건 대사’라 함).
[제13회]
☆☆☆: 장학회를 재단으로 바꿔서 설립하신 다른 큰 뜻이 있으신 것 아닌가요? 학생들 장학금이나 주자는 취지는 아니시잖아요. 아버님 뜻대로 재단 움직이시려면 원리원칙 따지시는 형님보다 제가 재단 이사장을 맡는 게 아버님이 더 편하지 않으시겠어요?
♤♤♤: 이번 재단 설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석시장도 잘 알거야. 재단이 꾸려져야 거기서 선거자금도 만드는 거고. 대선 얼마 안 남았어.
▷▷▷: 네, 회장님. 감사합니다.
♤♤♤: 여기서 입으로 감사할 필요 없고, 되어서 행동으로 감사하면 되지.
▷▷▷: 여부가 있겠습니까.
▽▽: ◎◎장학회를 ◎◎재단으로 확장하는 이유가 뭡니까?
♡♡♡(♤♤♤의 딸, ◎◎장학회의 이사장):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죠.
▽▽: 그런 사무적이고 판에 박힌 이유 말고 진짜 이유요.
[제14회]
●●●(♤♤♤의 여동생): 재단 이사들 다 허수아비들이야. 너 아직 그것도 몰랐어? 지금 재단을 새로 만들고 어쩌고 하는 거 결국 ▷▷▷ 대통령 만들려고 그러는 거야.
●●●: 재단 설립이 ▷▷▷을 대통령 만들려고 하는 건데 회장님 보시기에 재단 이사장하고 ▷▷▷하고 죽이 잘 맞아야 되지 않겠니?
♤♤♤: 우리 재단이 앞으로 할 일은 대통령을 만드는 거야. 기업에서 대통령을 만든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하루아침에 ◎◎이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고. 각별히 보안에 주의해.
라. 한편 이 사건 드라마의 원작 만화에서 등장하는 재벌그룹의 명칭은 ‘▲▲▲그룹’이고, 회장은 ‘■■■’이다.
마. 원고 재단은 이 사건 드라마가 한창 방송 중이던 2013. 3. 18.경 피고 회사에, 이 사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단’의 명칭이 원고 재단의 명칭과 동일하여 원고 재단의 명예가 훼손되었으니, ① 이 사건 드라마에 ‘◎◎재단’ 및 소외 1 회장의 성명과 유사한 ‘♤♤♤’ 회장의 이름 사용을 즉시 중지하고, ② 이 사건 드라마에 원작 만화와 달리 현존하는 ◎◎재단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고, 소외 1 회장과 거의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여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 동기와 의도를 밝히며, ③ 이 사건 드라마를 통해 ‘지금까지 등장하였던 ◎◎재단 및 ♤♤♤ 회장은 실존하는 원고 재단 및 소외 1 회장과 전혀 무관하고, 위 드라마로 인해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친 ◎◎재단과 재단 대표에게 사과하며, 시청자에게 혼동을 드린 점도 사과한다’는 취지를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이후 피고 2는 원고 재단의 위와 같은 내용증명우편에 따른 피고 회사의 해명 요청에 대하여 2013. 3. 20. 피고 회사에, ① ‘재단법인 ◎◎재단’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은 원고 재단의 이의제기로 처음 알게 된 사실이고, ② 이 사건 드라마에 등장하는 기업 이름을 창작할 때 ‘◎◎그룹’이라 짓게 되었고, 그룹 총수의 이름은 ‘◎◎’ 명칭의 가운데에 ‘창’을 집어넣어 ‘♤♤♤’이라고 지었으며, 재단 이름 또한 ‘◎◎그룹’의 재단이기 때문에 ‘◎◎재단’이라고 짓게 된 것으로, 이는 우연의 일치일 뿐 의도한 바가 전혀 아니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회신하였고, 피고 회사는 2013. 3. 20. 원고 재단에, ① 원고 재단으로부터 내용증명우편을 받은 2013. 3. 18.경에는 이미 이 사건 드라마가 결말을 향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극중 등장하는 ‘◎◎재단’ 및 ‘♤♤♤’의 이름 사용을 중지하는 것은 드라마의 완성도 및 일관성 차원에서 불가능하고, ② 역사 드라마도 아닌 만화를 원작으로 한 완전한 허구인 이 사건 드라마와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원고 재단이 요청하는 자막 고지를 행한 전례가 없으며, ③ 명칭 또는 성명이 우연히 일치하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임에도 제작사가 위와 같은 요구에 굴복한다면 문화계 전반의 표현 및 예술의 자유를 위축시키게 되므로 원고 재단의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바. 이후 원고는 피고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였는데, 2013. 8. 12. 피고 2에 대하여는 ① 이 사건 드라마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등장인물과 내용이 작가나 연출진들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 낸 허구임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 ② 일반 시청자가 보통의 주의로 이 사건 드라마를 접한다면 그 전체적인 스토리가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는 인상을 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따라서 ◎◎재단이 이 사건 드라마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졌다 하더라도, 일반 시청자들이 이를 원고 재단과 연관지어 실제로 원고 재단이 정치 활동을 하는 것으로 오인할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실제로 ◎◎재단은 이 사건 드라마의 13, 14회에서 잠시 등장했는데, 여주인공 ☆☆☆가 위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데 실패한 이후로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오히려 위 재단을 설립한 드라마 속 ‘◎◎그룹’이 영부인이 되려는 ☆☆☆의 악행을 저지하는 데 조력하는 것으로 역할이 바뀌는 점, ⑤ 위와 같이 ◎◎그룹의 역할이 바뀌는 과정에서 회장인 ‘♤♤♤’이 과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그룹이 설립한 ◎◎재단을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받아들였을 것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점 등의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이 이루어졌고, 피고 회사에 대하여는 실제 행위 주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 처분이 이루어졌다.
한편 피고 2는 위 형사고소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드라마의 제2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라는 인물의 원작만화에서의 이름이 ‘◆◆◆’였다. 그런데 그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 사건 드라마에서는 ‘◁◁◁’으로 등장시켰다. 그리고 이 사건 드라마 전개상 필요에 의해 ‘◁◁◁’의 아버지를 등장시키며 그 이름을 ‘♤♤♤’이라고 지었다. 그래서 ♤♤♤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 이름을 지을 때 그 회장의 이름 중간 글자를 빼고 ‘◎◎’으로 지었다. 그 과정에서 혹시 ◎◎그룹이라는 기업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는데 ◎◎그룹이라는 기업은 없었다. 계속해서 극본을 집필하던 중 위 ◎◎그룹에서 설립하는 재단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 재단의 이름은 자금을 출연한 그룹의 이름을 따서 자연스럽게 ◎◎재단으로 정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 사건 드라마의 ◎◎재단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17, 18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는 이 사건 청구를 통하여, (1) 피고들은 이 사건 드라마에서 언급된 이 사건 대사를 통해 정치계와 유착하고, 비리를 자행하는 재단법인의 명칭을 원고 재단의 명칭과 동일한 ‘◎◎재단’으로 짓고, 나아가 원고 재단의 이사장 성명과 유사한 성명을 가진 자를 위 재단의 설립자로 등장시켰는데, 이 사건 드라마의 원작 만화에는 원고 재단의 명칭이나 이와 유사한 명칭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에도 이 사건 드라마에서 굳이 원고 재단의 명칭을 사용하면서도 절연장치를 전혀 부가하지 않았는바, 피고들의 이러한 행위는 이 사건 드라마의 인기 및 파급력, 우리나라 기업들의 불법정치자금 조성 실태, 기업 소재 드라마를 대하는 일반 시청자들의 인식 등의 사정과 더하여 일반 시청자들이 위 법인을 원고 재단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하여 원고 재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2) 또한 피고들은 원고 재단의 이름을 이 사건 드라마에서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재단법인의 명칭으로 함부로 사용하였고, 일반 시청자들로 하여금 위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단’이 원고 재단을 지칭한다고 인식하게끔 하였는바, 피고들은 원고 재단의 성명을 사회통념상 원고 재단을 지칭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함부로 사용, 공표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는바,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와 같은 명예훼손 내지 성명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대사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 사건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룹의 회장 ‘♤♤♤’, 그 며느리 ‘☆☆☆’ 등이 ‘▷▷▷’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대선 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존 ‘◎◎장학회’를 ‘◎◎재단’으로 변경하여 신설하면서 ‘☆☆☆’가 그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된다는 것인바, 위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대사로 인해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었거나 성명권이 침해되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다. 우선 명예훼손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명예란 사람의 품성, 덕행, 명예, 신용 등 세상으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말하는 것이고 특히 법인의 경우 그 사회적 명예, 신용을 가리키는데 다름없는 것으로 명예를 훼손한다는 것은 그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며, 법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에 그 법인은 상대방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바, 앞서 든 증거 및 인정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이 사건 드라마는 여주인공인 ‘☆☆☆’가 자신의 야망을 성취해가는 과정을 기본적인 줄거리로 하면서 극의 일부 흐름상 ‘◎◎그룹’의 대표자(♤♤♤)가 유력 대선 후보의 자금 지원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 사건 드라마의 전체 줄거리에서 ‘◎◎재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고, 위 드라마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등장인물 및 기본 줄거리가 극본 작가, 연출진들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임을 전제로 한 것임이 드라마 방송 전부터 널리 알려졌으므로 이 사건 드라마를 접하게 되는 사람이라면 이 사건 드라마에서 언급되는 등장인물이나 줄거리가 완전한 픽션으로 승화되었음을 전제로 그 내용을 받아들이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허구임을 전제로 한 드라마의 경우, 일반 시청자들은 등장인물, 사회적 배경 등 드라마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현실과 구분된 가상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이고, 더구나 이 사건 드라마는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었으므로, 이 사건 드라마에 등장한 ‘◎◎재단’이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일부 묘사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반 시청자들이 위 ‘◎◎재단’을 원고 재단과 연관시켜 실제로 원고 재단이 그러한 목적으로 설립되어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단체로 오인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들이 의도적으로 이 사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단의 명칭을 원고 재단과 동일하게 사용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고, 오히려 ‘◎◎재단’ 중 ‘◎◎’이라는 단어는 이 사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 원작만화에서의 이름이 ‘◆◆◆’였으므로, 이를 토대로 순차적으로 등장인물 및 단체의 이름을 작명하는 과정에서 탄생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피고 2는 ‘◎◎그룹’이라는 기업이 실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검색을 하였으나 존재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사만으로 실제 원고 재단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되어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다음으로 성명권 침해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성명은 개인을 타인으로부터 식별하여 특정하는 기능을 가지는 것으로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중되는 기초이고, 그에 기초한 성명권은 헌법상의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루는 권리로서 자신의 성명의 표시 여부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권리 및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성명이 함부로 사용, 공표되지 않을 권리, 성명이 함부로 영리에 이용되지 않을 권리 등을 포함하며, 법인의 경우에도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을 바탕으로 하여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명칭과 관련하여 이를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용하고, 자신의 명칭이 타인에 의해 모용되거나 상업적 목적, 명예훼손적 방법 등으로 무단 사용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할 것이며, 한편 소설, 드라마와 같이 기본적으로 허구임을 전제로 한 예술작품에서 실존하는 인물 또는 단체와 동일한 성명 내지 명칭이 사용되었음을 이유로 성명권의 침해가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당해 예술작품에서 드러나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극중 인물 또는 단체로부터 실존인물 또는 단체를 연상시킴으로써 사회통념상 위 실존인물 또는 단체임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단순히 동일한 성명 내지 명칭 등이 사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성명권의 침해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바, 앞서 든 증거 및 인정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이 사건 드라마에서 ‘◎◎재단’은 최초 유력 대선 후보의 정치자금을 후원하기 위한 불법적인 목적으로 설립될 예정이었으나, 이후 실제로 설립되어 정치 자금의 후원행위를 하였다거나 그러한 과정에서 불법적인 목적을 은폐하기 위한 방편으로 실제 복지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로 묘사되지는 않았으므로, 애초부터 진정한 복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후 실제로 국내외 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있는 원고 재단과는 설립 목적, 실제 복지사업의 영위 여부 등에 관하여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드라마에서는 대선 후보의 정치 자금 후원을 위해 기존에 있던 ‘◎◎장학회’를 ‘◎◎재단’으로 변경하여 신설하고, 기존 ‘◎◎장학회’의 이사장이었던 대표자(♤♤♤)의 딸(♡♡♡) 대신 며느리(☆☆☆)가 ‘◎◎재단’의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되는 형태로 그려지나, 실제 원고 재단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설립되었다거나 당초 대표자의 며느리가 원고 재단의 대표자로 취임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또한 이 사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단’은 모그룹을 ‘◎◎그룹’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 원고 재단의 경우에는 모그룹의 명칭을 딴 작명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③ 그 밖에 이 사건 드라마의 ‘◎◎재단’이 실제 원고 재단과 일치하는 부분은 명칭 외에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실존하는 여러 재단법인과 원고 재단을 구별할 만한 특징적인 요소들에 관하여도 세부적으로 묘사된 바 없는 점, ④ 피고들과 같이 드라마를 제작하거나 극본을 작성하는 제작자들 또한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부과됨은 당연한 것이나, 이들에게 저명한 인물이나 단체가 아닌 경우에도 극중에서 언급되는 인물 내지 단체와 실제로 동일한 이름의 사람이나 단체가 존재하는지 일일이 조사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조사의 방법이나 범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도 헌법상 보장된 예술의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허구임을 전제로 완전한 픽션으로 승화된 예술 작품의 경우에는 일반 공중이 현실과 가공 세계의 인물 내지 단체의 동일성을 오인하거나 피해자가 특정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지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드라마의 ‘◎◎재단’이 실제 원고 재단을 연상시킴으로써 사회통념상 원고 재단임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목록: 생략]
판사 배형원(재판장) 남기정 최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