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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혼·상속 · 사실혼·입양·후견 2026.04.24 조회 80

해외 입양 절차와 헤이그 협약, 2025년 달라진 핵심 내용 총정리

서창완 변호사
법무법인 명륜 강남분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2024년 7월, 한국이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이하 '헤이그 협약')의 당사국으로 공식 발효된 이후, 해외 입양 절차는 이전과는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해외 입양을 준비하시거나 관련 정보를 찾고 계신 분들이 "절차가 너무 복잡해졌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하시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오늘은 달라진 해외 입양 절차의 전체 흐름과 헤이그 협약이 실제로 무엇을 바꾸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살펴보겠습니다.

헤이그 협약은 왜 만들어졌고, 한국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Convention on Protection of Children and Co-operation in Respect of Intercountry Adoption)은 1993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채택된 국제조약으로, 2025년 현재 전 세계 104개국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이 협약의 핵심 목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아동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s of the child)을 최우선으로 보장할 것

둘째, 아동의 유괴, 매매 또는 인신매매를 방지할 것

셋째, 출신국과 수령국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입양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것

한국은 한때 세계 최대 아동 송출국이라는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2023년까지 약 17만 명 이상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 과정에서 친생부모의 동의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아동 기록이 부실하게 관리된 사례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의 헤이그 협약 가입은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입양 아동의 권리를 국제 기준으로 보호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2025년 기준, 해외 입양 절차는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헤이그 협약 발효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가정법원의 허가가 입양 절차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입양기관 중심으로 절차가 진행되었다면, 현재는 법원과 중앙당국(보건복지부)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절차의 주요 단계

  • 1
    국내 입양 우선 추진(보충성의 원칙)
    아동에 대해 국내에서 적합한 양부모를 먼저 탐색합니다. 국내 입양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에 한해 해외 입양을 검토할 수 있으며, 이 판단은 중앙당국이 수행합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5개월 이상의 국내 배치 노력 기간이 필요합니다.
  • 2
    친생부모 동의 절차 강화
    출생 후 최소 30일(입양특례법 기준)이 경과한 뒤에야 친생부모의 입양 동의가 유효합니다. 동의는 반드시 가정법원에서 직접 확인하며, 서면 동의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동의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의 철회가 가능합니다.
  • 3
    아동에 관한 보고서 작성
    입양기관은 아동의 건강 상태, 성장 이력, 가족 배경 등을 담은 상세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 보고서는 수령국 중앙당국에 전달되어 양부모 매칭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 4
    수령국 양부모 적격성 심사
    양부모가 거주하는 국가(수령국)의 중앙당국이 양부모 가정조사 보고서(Home Study Report)를 작성하여 한국 측에 송부합니다. 미국의 경우 USCIS(미국 이민국) 승인까지 약 6~12개월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5
    한국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
    모든 서류가 갖추어지면 한국 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합니다. 법원은 아동의 최선의 이익 관점에서 입양의 적절성을 심사하며, 허가까지 약 2~4개월이 소요됩니다.
  • 6
    양국 중앙당국의 동의 확인 및 이주 허가
    한국 중앙당국(보건복지부)과 수령국 중앙당국이 각각 입양에 동의하면, 아동의 여권 및 비자 발급 절차가 진행됩니다. 이 단계에서 헤이그 협약에 따른 "적합성 증명서(Certificate of Conformity)"가 발급됩니다.

전체 절차를 합산하면, 해외 입양 완료까지 최소 18개월에서 3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협약 발효 이전에는 평균 12~18개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길어진 셈입니다.

보충성의 원칙,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

헤이그 협약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보충성의 원칙(Subsidiarity Principle)은 "해외 입양은 국내에서 아동에게 적합한 가정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이 실무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보면, 장애 아동이나 만 3세 이상의 아동, 형제자매를 함께 입양해야 하는 경우 등에서 국내 입양 매칭이 어려운 현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해외 입양이 허가되지만, 건강한 영아의 경우에는 국내 입양 우선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해외 입양 건수는 약 150건 내외로, 2010년대 초반 연간 900건 이상이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감소한 수치입니다.

양부모와 친생부모 모두가 알아야 할 핵심 사항

양부모 측에서 유의할 점

해외에서 한국 아동을 입양하고자 하는 양부모는 자국의 헤이그 협약 이행법에 따른 절차를 먼저 완료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국제입양법(Intercountry Adoption Act)에 따라 인가된 입양기관(Accredited Agency)을 통해서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국가마다 다르지만, 미국 기준으로 총 3만~5만 달러(약 4,000만~6,500만 원) 수준이 일반적입니다.

친생부모 측에서 유의할 점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친생부모의 권리가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입양 동의 전에 반드시 상담을 받아야 하며, 입양의 법적 효과(친자관계 종료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은 뒤 동의해야 합니다. 동의 후에도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 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남은 과제

헤이그 협약 가입은 한국 입양 제도의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과거 기록 접근권 : 이미 해외로 입양된 약 17만 명의 입양인들이 자신의 출생 기록과 친생부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2024년 출범한 진실화해위원회 산하 해외입양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제도 정비가 예상됩니다.

국내 입양 활성화 : 보충성의 원칙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국내 입양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입양 가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 사후 관리 서비스 확충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절차 소요 기간 단축 : 아동이 오랜 기간 시설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아동 복리에 반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절차의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행정 지연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해외 입양 절차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한 아이의 삶 전체를 결정짓는 중대한 법적 과정입니다. 관련 법률과 제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판단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창완
서창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명륜 강남분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해외 입양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헤이그 협약 발효 이후 절차가 복잡해진 만큼 초기 단계에서의 법률 검토가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친생부모 동의 절차와 보충성 원칙 충족 여부는 전문가의 조력 없이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므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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