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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계약 · 국제거래·국제중재·판결집행 2026.04.26 조회 18

국제 라이선스 계약 준거법, 서명 전 반드시 확인할 7가지

한상균 변호사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대표 C씨는 독일 기업으로부터 핵심 원천기술을 라이선스 받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년 가까이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출시한 뒤, 로열티 산정 방식을 놓고 분쟁이 생겼습니다. 독일 기업은 "계약서에 독일법이 준거법"이라며 독일 법원에 소를 제기했고, C씨는 그때서야 계약서 마지막 장에 적힌 준거법 조항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이처럼 국제 라이선스 계약에서 준거법(governing law)은 단순한 형식 조항이 아닙니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느 나라의 법으로 계약을 해석하고, 어디서 재판을 받으며, 어떤 구제수단을 쓸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핵심 조항입니다. 서명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했습니다.

서명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7가지 항목

1. 준거법 조항이 명시적으로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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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거법 조항이 아예 없는 계약서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 경우 법원이 국제사법 원칙에 따라 준거법을 결정하게 되는데, 한국 국제사법 제26조는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합니다. 라이선스 계약에서는 통상 기술을 제공하는 라이선서(licensor)의 소재지법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라이선시(licensee) 입장이라면 반드시 명시적 준거법 합의를 해두어야 합니다.

2. 준거법과 분쟁해결 조항이 연결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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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거법은 한국법인데 관할은 상대방 국가 법원으로 되어 있는 계약서를 실무에서 간혹 접합니다. 외국 법원이 한국법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재판 지연과 비용 증가의 원인이 됩니다. 준거법과 관할(또는 중재지)이 같은 국가로 설정되어 있는지, 최소한 서로 모순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 라이선스 대상 지식재산권의 등록국법과 충돌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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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의 유효성, 침해 여부는 국제적으로 등록국법(속지주의)에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특허의 유효성을 다투는 문제는 한국 특허법이 적용됩니다. 계약의 준거법을 영국법으로 정하더라도, 한국 특허의 유효성이나 침해 판단에는 한국법이 개입합니다. 이 구분을 인식하지 못하면 분쟁 시 법률관계가 복잡해집니다.

4. 강행규정(mandatory rules)의 적용 여부를 검토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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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가 어떤 준거법을 선택하든, 특정 국가의 강행규정은 회피할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EU의 경쟁법(기술이전 일괄면제규정, TTBER)입니다. EU 역내에서 기술이 사용되는 라이선스 계약이라면 미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하더라도 EU 경쟁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독점규제법(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규정도 마찬가지로 강행적 성격을 가집니다.

5. 준거법에 따른 계약 해석 차이를 파악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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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계약 조항이라도 준거법에 따라 해석이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특히 차이가 두드러지는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묵시적 라이선스 인정 범위 - 영미법계(미국, 영국)는 묵시적 라이선스(implied license)를 비교적 넓게 인정하는 반면, 대륙법계(독일, 한국)는 명시적 합의가 없으면 라이선스 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손해배상 범위 - 미국법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될 수 있고, 한국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실손해 배상만 가능합니다.

계약 해지 요건 - 독일 민법(BGB)은 중대한 사유(wichtiger Grund)가 있어야 해지가 가능하다고 보는 반면, 영국법은 조건 위반(breach of condition)과 보증 위반(breach of warranty)을 구분하여 해지 가능 여부를 판단합니다.

6. 중재 조항을 선택할 경우, 준거법과의 관계를 설정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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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라이선스 분쟁에서는 법원 소송보다 국제중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재 조항을 넣을 때는 세 가지 법을 구분하여 정해야 합니다. 첫째, 계약 본체의 준거법(실체법). 둘째, 중재 합의 자체의 준거법(중재 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법). 셋째, 중재 절차법(중재지법). 이 세 가지가 모두 다른 나라의 법이 될 수 있으므로,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무적으로는 ICC, SIAC, KCAB 등 기관중재 규칙을 지정하면서 중재지와 준거법을 같은 국가로 설정하는 방식이 분쟁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7. 준거법 변경 조항 또는 재협상 조항을 고려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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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라이선스 계약은 5년,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 체결 시점과 분쟁 발생 시점 사이에 해당 국가의 법률이 개정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기술수출 규제가 강화되거나, 지식재산권 관련 법제가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비하여 준거법 변경 협의 조항이나 사정변경(hardship) 조항을 두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추가 유의사항

위 7가지 외에도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언어 조항과의 관계 - 계약서가 영문과 한국어 이중 언어로 작성된 경우, "영문본이 우선한다"는 조항이 있으면 한국법 준거 계약이라 하더라도 영문 표현 중심으로 해석됩니다. 준거법과 언어 우선순위 조항이 모순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세부 준거법 분리(depeçage) - 하나의 계약 내에서 로열티 산정은 A국법, 기술 하자 책임은 B국법으로 분리 지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 방식은 법률관계가 복잡해지므로, 불가피한 경우에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도급 라이선스(sub-license) 준거법 - 원(原) 라이선스 계약의 준거법이 하도급 라이선스 계약에 자동으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하도급 계약에도 별도로 준거법을 정해야 합니다.

국제 라이선스 계약의 준거법은 계약서 말미에 형식적으로 삽입하는 조항이 아닙니다. 분쟁 발생 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계약 협상 초기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상균
한상균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위드 · 부산광역시 연제구
국제 라이선스 계약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준거법 조항을 단순한 보일러플레이트로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는 것입니다. 막상 분쟁이 발생하면 준거법에 따라 손해배상 범위, 해지 요건, 구제수단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계약 협상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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