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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기도 외곽에서 20년 넘게 작은 인쇄소를 운영해 오신 박씨를 만났습니다. 도로 확장 공사가 결정되면서 가게 자리가 수용 대상이 되었고, 사업시행자로부터 보상협의서를 받아 든 박씨는 한참을 망설이셨습니다. 토지 보상금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데, 정작 본인의 생계 수단인 인쇄업에 대한 영업손실 보상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막막하셨던 겁니다.
박씨처럼 토지수용 과정에서 영업손실 보상을 어떻게 청구해야 하는지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토지에 대한 보상은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지만, 영업보상은 휴업이냐 폐업이냐, 영업장이 적법한지, 손익자료를 어떻게 제출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77조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45조 이하는 영업손실 보상의 기본 틀을 정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휴업보상과 폐업보상의 구분입니다.
다른 장소로 이전이 가능한 영업이라면 휴업보상이, 영업의 성질상 또는 인근에 대체할 입지가 없어 사실상 영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폐업보상이 적용됩니다. 실무에서는 사업시행자가 일단 휴업보상으로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해, 폐업에 해당함을 입증하는 작업이 사건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시행자가 사업인정 고시와 보상계획을 공고하면, 본인의 영업장이 수용 대상에 포함되는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부터 영업 실태와 매출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향후 보상금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사업시행자가 선정한 감정평가법인이 영업장을 실사하고 보상액을 산정합니다. 최근 3년치 부가가치세 신고서, 종합소득세 신고서, 재무제표, 매입·매출 장부, 거래처 명세를 빠짐없이 제출해야 영업이익이 제대로 반영됩니다.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사업시행자가 보상협의서를 보내옵니다. 이 단계에서 휴업·폐업 구분, 영업이익 산정방식, 이전비·재고감손액 누락 여부를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협의에 응할지 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한 번 협의 서명을 하면 이후 다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협의가 결렬되면 사업시행자가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합니다. 이때 영업자도 의견서를 제출해 산정 누락분, 폐업 해당성, 휴업기간 연장 사유 등을 적극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재결에서는 새로 두 곳의 감정평가가 이루어지므로 협의 단계보다 보상액이 상향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재결 결과에 불복할 경우,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90일 이내에 보상금증액청구소송(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보상금 자체를 다투는 소송은 행정법원에서 진행되며, 법원이 다시 감정촉탁을 통해 보상액을 재산정합니다.
첫째, 영업이익은 평균이 아니라 정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합니다. 코로나 시기처럼 일시적으로 매출이 급감한 해의 자료만 제출하면 보상액이 크게 낮아질 수 있습니다. 직전 3년치를 종합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둘째, 무허가건물·미신고 영업이라 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보상 대상이 됩니다. 사업인정고시일 이전부터 일정 기간 영업해 왔다면 감액된 형태로라도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셋째, 시설 이전비와 재고품 감손액은 별도 항목입니다. 영업이익 보상에 모두 포함된 것으로 오해해 청구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견적서와 재고대장을 제시해 따로 청구해야 합니다.
넷째, 근로자가 있는 경우 휴직·실직 보상도 가능합니다. 4대보험 가입 자료와 근로계약서를 함께 준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영업손실 보상은 단순히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곱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법령상 산정 기준, 감정평가의 관행, 사업시행자의 협상 태도가 복합적으로 얽히는 영역이기 때문에, 각 단계마다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떤 주장을 펼치느냐에 따라 보상금이 수천만 원 이상 달라지기도 합니다. 박씨 역시 첫 협의 단계에서 제시받은 금액과 재결을 거친 뒤의 금액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