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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건설·공사대금·하도급
부동산 · 건설·공사대금·하도급 2026.05.15 조회 130

하도급 재하도급 금지 위반, 건설업계 실태와 법적 책임

김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오늘은 건설 현장에서 만연하게 발생하지만 그 위험성이 충분히 인식되지 않는 하도급 재하도급 금지 위반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원칙적으로 하수급인이 다시 하도급을 주는 행위, 이른바 재하도급(이중하도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공사 물량을 받은 전문건설업체가 인력 부족이나 단가 압박을 이유로 무자격 업체나 개인 시공팀에게 공사를 다시 넘기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1. 재하도급 금지 규제의 배경과 현황

첫째, 왜 법은 재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할까요. 건설공사가 여러 단계로 쪼개져 내려갈수록 공사대금은 줄어들고 시공 품질은 떨어집니다. 한 단계 거칠 때마다 마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최하위 시공자는 인건비와 자재비를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부실시공·산업재해·임금체불로 직결됩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적발된 불법하도급의 60% 이상이 재하도급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현장의 상당수에서 무등록업체에 대한 재하도급이 확인됩니다.

·2020년 광주 학동 철거 붕괴, 2022년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 정부의 단속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둘째, 현재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는 하수급인의 재하도급을 원칙 금지하면서 두 가지 예외만 인정합니다. 발주자가 서면 승낙한 경우, 그리고 종합공사 중 일부를 하수급인이 직접 시공하기 곤란하여 전문공사로 분리하여 다시 하도급하는 경우입니다.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면 모두 위법한 재하도급에 해당합니다.

2. 위반 시 법적 책임의 구조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오해는 "인력만 빌리는 것이지 하도급이 아니다"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을 봅니다. 일정한 공사 범위를 정해 단가나 도급금액을 약정하고, 시공팀이 자기 책임 하에 자재·장비·인력을 투입했다면 명목이 무엇이든 하도급으로 평가됩니다.

위반 시 부과되는 제재(병과 가능)

·형사처벌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

·영업정지 — 최대 1년의 영업정지 또는 위반금액의 30% 이하 과징금

·등록말소 — 3년 내 2회 이상 적발 시 건설업 등록말소 가능

·입찰참가제한 — 공공공사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벌점 부과 — PQ심사·시공능력평가에서 불이익

특히 주목할 점은 책임이 위반 당사자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원수급인이 재하도급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묵인한 경우, 원수급인 역시 관리·감독 책임을 지게 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는 재하도급 단계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발주자나 원수급인의 경영책임자가 형사책임을 지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3. 공사대금 분쟁에서의 실무 쟁점

현장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위법한 재하도급 계약의 효력 문제입니다. 재하도급이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유만으로 사법상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기본 입장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공사를 한 재하수급인은 원칙적으로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쟁이 복잡해지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첫째, 재하수급인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하수급인이 도산하면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이 경우 발주자나 원수급인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둘째, 위법한 재하도급 사실이 드러나면 발주자가 기성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발주자의 해지권 행사가 적법한지, 그리고 이미 시공된 부분에 대한 정산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가 다투어집니다.

셋째,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산재보험 적용 주체, 안전관리 책임 주체, 형사책임 주체가 각각 달라질 수 있어 다층적인 법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4. 향후 규제 방향과 대응 전략

2023년 이후 정부는 불법하도급 단속을 상시화하고 있으며, 시공참여자 신고제도와 전자카드제 도입으로 현장 인력의 소속이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습니다. 과거처럼 "적당히 넘어가는" 관행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다음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첫째, 인력만 공급받는 경우라도 노무도급·자재공급·시공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하여 위장하도급으로 평가되지 않도록 계약을 정비해야 합니다. 둘째, 부득이하게 재하도급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발주자의 서면 승낙을 사전에 받아야 합니다. 둘째, 현장에서의 작업지시 체계와 인력관리 기록을 평소부터 문서화하여 위장하도급 의심을 차단해야 합니다.

재하수급인 입장에서도 공사대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계약서·공정확인서·발주자 통보 자료를 평소부터 확보하고, 직접청구권 행사 요건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법한 거래구조 속에서도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한 최소한의 증거관리가 결국 분쟁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김경진
김경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재하도급 위반 사건은 형사처벌과 행정제재, 공사대금 회수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어 단편적 대응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위장하도급으로 평가될 만한 계약 구조를 그대로 두었다가 뒤늦게 적발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분쟁 조짐이 보이는 단계에서 일찍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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