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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업 ·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2026.05.24 조회 13

가맹점 단체 교섭권,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나요?

김지혁 변호사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모임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본사가 일방적으로 원부자재 공급가를 15% 인상했고, 점주들은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며 단체로 협상에 나서기로 결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의 끝에 한 점주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가 모여서 본사에 요구할 수 있는 게 정확히 어디까지인가요? 광고비도 따지고 싶고, 영업지역도 다시 정하고 싶은데 본사가 ‘그건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하면 어쩌죠?”

가맹점 단체 교섭권의 ‘범위’에 관한 질문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쟁점이기도 합니다. 가맹사업법 제14조의2는 가맹점사업자단체의 거래조건 협의 요청권을 명문화했지만, 정작 ‘어디까지가 교섭 대상인가’를 두고는 본사와 점주 사이에 끊임없는 다툼이 벌어집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Q&A 방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Q1. 단체 교섭에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나요?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거래조건’에 해당하는 사항은 원칙적으로 모두 교섭 대상이 됩니다. 가맹사업법 제14조의2 제1항은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가맹본부에 ‘거래조건의 변경’ 등에 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거래조건으로 인정되는 대표적인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부자재(필수품목) 공급가격 및 공급방식
  • 로열티, 광고·판촉 분담금의 산정 기준과 사용내역
  • 영업지역 설정 및 변경
  • 가맹금,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부담 구조
  • POS·결제 시스템 등 본사 지정 설비 비용
  • 계약 갱신 기준, 계약 해지 사유

요컨대 점주의 영업비용과 수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면 대부분 협의 요청의 대상이 됩니다. 단순히 ‘본사 내부 운영’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하기는 어렵습니다.

Q2. 그런데 왜 ‘교섭권’이 아니라 ‘협의 요청권’이라고 하나요?

이 부분이 가맹점주들이 가장 오해하기 쉬운 지점입니다. 가맹사업법은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권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가맹본부는 ‘성실히 협의에 응할 의무’를 부담하지만, 점주단체가 제시한 안을 반드시 수용할 의무까지는 없습니다. 즉 본사는 협의 테이블에는 나와야 하지만, 합의 자체를 강제당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본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협의를 거부하거나, 형식적으로 한두 번 만나고 끝내거나, 단체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점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에는 가맹사업법 위반에 해당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와 과징금 대상이 됩니다.

실무 포인트. 본사가 협의 자체를 회피하는 정황을 입증할 수 있도록, 협의 요청 공문은 반드시 내용증명으로 발송하고, 회신 기한과 요청 안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본사 고유 경영사항’은 교섭 대상이 안 된다는데, 어디까지인가요?

가맹본부가 자주 내세우는 방어 논리가 ‘경영권 침해’입니다. 실무 상담에서 보면, 본사 측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교섭 대상에서 제외하려 합니다.

  • 신메뉴 개발 및 단종 결정
  • 브랜드 로고·BI 변경
  • 가맹점 모집 정책, 출점 전략
  • 본사 임직원 인사 및 조직 운영

이러한 ‘브랜드 동일성 유지’와 관련된 본사 고유의 경영판단 영역은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해당 결정이 점주의 거래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컨대 신메뉴 자체의 출시는 본사 권한이지만, 그 신메뉴에 필요한 원재료의 공급가, 의무 매입량, 광고분담금 인상은 거래조건이므로 협의 대상이 됩니다. 인테리어 콘셉트 변경 자체는 본사 결정이지만, 그로 인한 점주의 비용 부담 구조는 협의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결정 그 자체’와 ‘결정의 비용·부담 배분’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본사가 ‘경영사항’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곧바로 물러설 필요는 없습니다.

Q4. 단체 구성과 교섭권 행사,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가맹점사업자단체는 별도의 등록·인가 절차 없이도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사와의 협의에서 실질적인 힘을 가지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춰두는 것이 좋습니다.

  • 단체 규약(정관)과 대표자 선임 절차 문서화
  • 가입 점주 명단과 대표 권한 위임장 정비
  • 협의 안건의 구체적 정리(요구사항·근거자료·대안)
  • 본사와의 모든 협의 과정 회의록·녹취 보관

특히 협의가 결렬되었을 때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분쟁조정협의회 조정,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절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기록 남기기’를 전제로 움직이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Q5. 본사가 단체 가입 점주에게 불이익을 주면요?

가맹사업법은 단체 구성·가입·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이는 보복성 행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특정 점주에 대한 발주 지연, 물량 축소
  • 합리적 사유 없는 계약 갱신 거절
  • 점검 강화, 미세한 사유로 시정명령 남발
  • 인근 출점을 통한 매출 압박

이러한 행위가 확인되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또는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별도의 제재 사유가 됩니다. 점주 입장에서는 시점별 매출 변동, 발주 내역, 본사 공문 등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리하자면, 가맹점 단체 교섭권은 ‘본사를 굴복시키는 권리’가 아니라 ‘대등한 협의 테이블에 앉히는 권리’입니다. 요구 범위를 정확히 알고, 거래조건과 경영사항을 구분해 협상 전략을 짜는 것이 협의의 성패를 가릅니다.
김지혁
김지혁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가맹 분쟁을 다루면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점주들이 ‘이건 본사 마음대로니까 어쩔 수 없다’며 협의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입니다. 거래조건에 해당하는지, 경영사항인지의 구분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단체 행동을 시작하기 전 단계에서 변호사와 함께 안건과 근거를 정리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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