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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정성껏 아이를 돌보고 회사로 돌아왔는데, 며칠 만에 "자리가 없으니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듣고 무너지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권고사직은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갈등 중 하나인데, 이때 단순히 사표를 쓰고 나오시면 받을 수 있는 권리마저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육아휴직 후 권고사직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어떤 구제 절차가 가능한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요약
경기도 성남시 소재 중견 IT기업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던 A씨(36세, 여)는 출산 후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했습니다. 복직 2주 전 회사에 복귀 의사를 전달했지만, 인사팀은 "기존 자리는 다른 직원이 맡고 있고, 마땅한 보직이 없다"며 복귀 후 단순 사무보조 업무를 배정했습니다. 한 달 뒤 팀장 B씨는 A씨에게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위로금 2개월치를 받고 권고사직으로 정리하자"고 통보했습니다. A씨는 거절했고, 회사는 다시 일주일 뒤 "업무 부적응"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보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신 사실인데,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강한 형사처벌까지 두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조항은 휴직 종료 후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원상복귀 의무도 정하고 있습니다.
A씨의 사례를 보면, 팀장 직책에서 단순 사무보조로 업무가 변경된 시점부터 이미 법 위반 소지가 발생합니다. "자리가 없다"는 회사의 설명은 흔하지만, 1년이라는 휴직 기간은 회사가 충분히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었던 사항이기 때문에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사유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이는 위법 패턴
· 복귀 직후 부서 이동·직급 강등·원거리 발령
· "네 자리는 없다"며 대기발령 또는 보직 미부여
· 인사평가에서 휴직 기간을 근무성적 미반영으로 처리해 최하 등급 부여
· 위로금 제시하며 권고사직 종용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회사의 권고사직 압박에 떠밀려 사직서를 제출하시고 나서야 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입니다. 본인이 사직서를 작성한 순간, 이는 법적으로 "자발적 퇴사"로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실업급여 수급도, 모두 복잡한 다툼이 되어버립니다.
A씨의 경우는 다행히 사직서를 쓰지 않고 거절했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한 상황입니다. 이 경우 명백한 해고에 해당하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 절차로 바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회사가 들고 있는 "업무 부적응"이라는 사유는, 정상적인 업무 기회조차 주지 않은 상태에서의 평가이기 때문에 정당한 해고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A씨가 활용할 수 있는 구제수단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사업장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노동위원회에서는 더 이상 다툴 수 없으니 반드시 달력에 표시해 두시기 바랍니다. 인정되면 원직 복직과 해고기간 임금 상당액 지급 명령이 내려집니다.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는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사업장 관할 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형사 리스크가 발생하므로 합의에 응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해고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 별도의 위자료 청구도 가능합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노동위원회 구제절차를 먼저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지금 바로 챙겨두실 증거 자료
· 근로계약서, 휴직 전 직무기술서, 급여명세서
· 복직 의사를 전달한 이메일·문자·카카오톡 기록
· 복귀 후 변경된 업무 지시 내용 (메신저, 업무일지)
· 권고사직 요구 당시의 대화 (가능하면 녹취 — 본인이 대화 당사자라면 합법)
· 해고 통보서, 인사발령서, 사내 이메일
육아휴직 복귀 후 권고사직을 겪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큰 배신감과 무력감을 느끼십니다. 충분히 그러실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감정적으로 대응하시기보다는, 우선 사직서에 절대 서명하지 않으시고, 회사와의 모든 소통을 문서로 남기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오늘 안에 결정해라", "내일까지 답을 달라"는 식의 시간 압박이 들어와도, "검토 후 답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하시고 절대 즉답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권고사직 통보는 그 자리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 아닙니다. 또한 노동위원회 신청 기한이 3개월로 짧기 때문에, 망설이는 사이 권리가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