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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토지·수용·보상 2026.06.11 조회 142

잔여지 매수청구, 토지 일부만 수용당했을 때 나머지 땅은 어떻게 될까

김지혁 변호사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소중한 토지의 일부가 도로 개설이나 공공사업으로 수용되고 나면, 남은 땅이 너무 작아지거나 모양이 불규칙해져 활용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토지 소유자가 사업시행자에게 잔여지 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십니다.

오늘은 실제로 있을 법한 사례를 통해, 잔여지 매수청구의 요건과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 A씨의 농지가 반으로 쪼개지다

당사자: A씨(58세, 경기도 화성시 거주 농업인)

토지: 경기도 화성시 소재 전(밭) 1,200평(약 3,967제곱미터)

사업: 국도 확장 공공사업(한국도로공사 시행)

수용 면적: 전체 1,200평 중 680평이 도로 부지로 편입

잔여지: 520평, 부정형(L자형)으로 남음

A씨는 30년 넘게 이 농지에서 배추와 고추를 재배해 오셨습니다. 그런데 국도 확장 사업으로 토지 절반 이상이 수용되면서, 남은 520평은 L자 형태의 불규칙한 모양으로 쪼개졌습니다. 농기계 진입이 어려워지고, 관개용수로와도 단절되어 사실상 농사를 짓기 힘든 상태가 되었습니다.

A씨는 사업시행자인 한국도로공사에 잔여지 520평도 함께 매수해 달라고 요청하셨지만, 도로공사 측은 "남은 땅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며 거절했습니다. A씨로서는 막막한 상황이셨을 것입니다.


쟁점 1 - 잔여지 매수청구권은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74조에서는 잔여지 매수청구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핵심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동일 소유자의 토지 일부가 수용될 것
전체 토지 중 일부만 공익사업에 편입되어야 합니다. A씨의 경우 1,200평 중 680평이 수용되었으므로 이 요건은 충족됩니다.
2
잔여지의 가격 감소 또는 사용 곤란
남은 땅을 종래 목적대로 사용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해지거나, 잔여지의 가격이 수용 전에 비해 상당히 떨어져야 합니다. 법에서는 구체적으로 "종래의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때"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3
잔여지 매수청구의 시기
수용의 재결(토지수용위원회의 결정)이 있은 날부터 매수청구가 가능하며, 사업인정 고시일로부터 1년 이내 또는 재결일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A씨의 경우, 520평의 잔여지가 L자형 부정형으로 남아 농기계 진입과 관개가 불가능해졌으므로, "종래의 목적(농업)에 사용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무 포인트

잔여지 매수청구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부분이 바로 "종래 목적 사용이 현저히 곤란한지 여부"입니다. 단순히 불편해진 정도로는 부족하고,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인 이용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쟁점 2 - 잔여지의 가격 감소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33조에서는 잔여지 가격 감소와 관련하여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감정평가를 통해 수용 전후의 가격 차이를 비교합니다.

A씨 사례에서 관련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격 감소 판단 기준

- 수용 전 잔여지의 평당 가격: 약 180만 원 (주변 농지 시세 기준)

- 수용 후 잔여지의 감정가: 약 95만 원 (부정형, 접근성 저하 반영)

- 가격 하락률: 약 47%

이처럼 잔여지의 가치가 수용 전 대비 거의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면, 매수청구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판례에서도 잔여지의 면적, 형상, 이용 상황, 주위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시행자 측에서는 "도로가 개설되면 오히려 잔여지의 접근성이 좋아져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반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씨 사례에서도 도로공사 측은 "국도에 직접 접하게 되어 토지 가치가 상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농지로서의 활용이 불가능해진 점, 농업진흥지역 내 토지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 반박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쟁점 3 - 매수청구가 거절되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가

A씨처럼 사업시행자가 매수를 거절하는 경우, 토지 소유자는 다음 절차를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1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 신청
사업시행자의 거절 통보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시도 단위)에 재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잔여지의 현황 사진, 감정평가서, 농업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구체적 증거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재결 신청
시도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에 불복하는 경우,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재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행정소송 제기
이의재결에도 불복하면, 이의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행정소송(매수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법원이 감정인을 선임하여 잔여지의 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기간 도과에 주의하세요

잔여지 매수청구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청구 기간을 놓치는 경우입니다. 토지보상법 제74조 제1항에 따르면, 매수청구는 재결일부터 일정 기간 내에 해야 합니다. 보상금을 수령한 뒤 한참이 지나서야 "남은 땅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청구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 권리 행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A씨 사례의 결론과 실무적 조언

A씨는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하면서, 다음과 같은 증거를 준비하셨습니다.

- 수용 전후 항공사진 대비 자료
- 농기계 진입 불가를 보여주는 현장 사진과 측량 도면
- 관개용수로 단절 확인서 (지자체 발급)
- 감정평가법인 2곳의 가격 감소 감정서

결과적으로 토지수용위원회는 A씨의 잔여지가 "종래 목적인 농업에 사용하기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매수를 인용하는 재결을 내렸습니다.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실무적 교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잔여지 매수청구 시 반드시 기억하실 점

- 수용 재결 전후로 잔여지 활용 가능성을 반드시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수용이 확정된 후 빠르게 현황을 파악해야 청구 기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 감정평가는 가능하면 2곳 이상에서 받아두시면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사업시행자가 거절하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재결 신청과 행정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잔여지의 형상 변화, 접근로 단절, 용도 활용 불가 등을 사진과 공적 서류로 꼼꼼히 남겨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토지 수용은 공익을 위한 불가피한 제도이지만, 그로 인해 남은 토지가 사실상 쓸모없게 되었다면 소유자가 감수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토지보상법은 이런 상황에서 소유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으므로, 해당되는 상황이시라면 요건과 기간을 꼼꼼히 확인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지혁
김지혁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잔여지 매수청구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많은 분들이 수용 보상금 수령에만 집중하시다가 잔여지 문제를 뒤늦게 인식하신다는 것입니다. 수용 재결 전후로 잔여지의 형상 변화와 활용 가능성을 반드시 점검하시고, 청구 기간이 엄격하게 적용되므로 초기 단계에서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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