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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업·사업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기업·사업 · 공정거래·가맹·하도급·대리점 2026.06.11 조회 64

편의점 24시간 영업 강제, 본부에 거부할 수 있을까?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을 접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52세)는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매출이 하루 평균 8,000원에 불과합니다. 인건비와 전기료를 합산하면 새벽 시간대에만 매달 약 12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 본부에 심야 영업 단축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가맹 계약상 24시간 영업이 의무"라는 한 줄이었습니다.

김 씨처럼 편의점 24시간 영업 강제로 고통받는 가맹점주는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본부의 24시간 영업 강제를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가맹점주는 심야 영업을 거부할 수 있고, 본부가 이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위법입니다.

가맹사업법이 보장하는 심야 영업 단축권

2013년 개정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제12조의4는 이른바 '영업시간 단축권'을 명문화했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가맹점사업자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출 감소로 인한 경영 악화 - 심야 시간대(오전 1시~오전 6시)의 매출이 인건비, 관리비 등 운영비용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2. 가맹점사업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 - 1인 심야 근무 시 강도 등 범죄 피해 우려가 있는 경우입니다.

3. 그 밖에 가맹점사업자에게 영업시간의 단축을 허용하지 않으면 가맹점사업자에게 현저하게 불합리한 경우

가맹점주가 위 사유에 해당하여 서면으로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거나, 영업시간 단축 요청을 이유로 가맹계약 해지, 물류 공급 중단, 인테리어 지원 배제 등의 불이익을 가하면 가맹사업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본부가 '정당한 사유'를 주장하는 경우

실무에서 많이 접하는 상황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가맹본부는 흔히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단축 요청을 거절합니다.

"브랜드 통일성 유지" - 24시간 편의점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단순히 브랜드 통일성만으로는 거절의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가맹계약서에 24시간 영업이 명시되어 있다" - 계약서 조항이 있더라도, 가맹사업법 제12조의4는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계약 내용보다 법률이 우선합니다. 즉, 계약서에 24시간 영업 의무가 기재되어 있다고 해서 법적으로 보장된 단축 요청권이 소멸하지 않습니다.

"주변 경쟁 점포에 매출을 빼앗긴다" - 이 역시 추상적인 우려만으로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본부가 이를 주장하려면 구체적인 매출 자료와 영향 분석을 제시해야 합니다.

핵심 포인트: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를 주장하더라도, 그 입증 책임은 본부에게 있습니다. 가맹점주가 심야 적자를 객관적 자료(POS 매출 데이터, 인건비 영수증 등)로 소명하면 단축 요청의 정당성이 상당히 강화됩니다.

실제 단축 요청 절차와 실무 팁

김 씨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김 씨가 영업시간 단축을 관철하기 위해 밟아야 할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자료 확보 - 최소 3개월 이상의 심야 시간대 매출 데이터, 인건비 지출 내역, 전기료 고지서를 확보합니다. 매출 대비 운영비 적자를 수치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2단계: 서면 요청 - 가맹사업법 시행령에서 정한 서면 양식(별지 서식)에 따라 본부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합니다. 반드시 내용증명 또는 배달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여 요청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단계: 본부 회신 대기 - 가맹본부는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서면으로 승인 또는 거절 의사를 통보해야 합니다. 14일 이내에 회신이 없으면 법적으로 단축이 승인된 것으로 간주되지는 않지만, 본부의 절차 위반으로 공정위 신고 시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4단계: 거절 시 대응 - 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면, 공정거래위원회(1382 전화 또는 온라인 신고)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위반이 인정되면 본부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2023년 기준 과징금은 매출액의 2% 이내이며, 실제 부과 사례에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불이익 조치를 당했을 때의 구제 방법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역시 보복성 불이익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가맹점주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한 뒤 본부로부터 다음과 같은 보복을 당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 계약 갱신 거절 또는 해지 통보

- 판촉 지원 배제, 신상품 배정 불이익

- 점포 인근 직영점·가맹점 신규 출점(이른바 '근접 출점')

이러한 보복 행위는 가맹사업법 제12조의4 제3항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보복을 당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외에도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정 절차는 무료이고, 통상 신청 후 60일 이내에 결론이 나옵니다.

또한 보복으로 인한 실질적 손해(매출 감소, 폐업 손실 등)가 발생한 경우에는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가능합니다. 이 경우 가맹사업법 제37조의2에 따라 본부에게 3배 손해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가맹점주가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정리

1. 심야 시간대 적자가 발생하면 가맹사업법 제12조의4에 따라 영업시간 단축을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2. 계약서에 24시간 의무 조항이 있어도 법률이 우선합니다.

3. 본부는 14일 이내 서면 회신 의무가 있고,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면 공정위 신고 대상입니다.

4. 단축 요청을 이유로 한 보복 행위는 위법이며, 3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5. POS 매출 데이터 등 객관적 자료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 씨는 결국 내용증명을 통해 서면 요청을 보냈고, 본부는 협의를 거쳐 새벽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단축을 승인했습니다. 매달 약 80만 원의 적자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법이 보장한 권리를 정확히 알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행사하는 것입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가맹점 영업시간 분쟁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많은 점주분들이 권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서면 요청 전 최소 3개월치 심야 매출 데이터와 인건비 자료를 확보해 두시면 교섭력이 크게 달라집니다. 본부의 거절이나 보복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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