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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부동산 · 명도·무단점유·부당이득 2026.06.19 조회 45

점유 반환 청구 시효, 10년이 지나면 정말 끝나는 걸까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원룸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62세 C씨는 약 12년 전 지인에게 1층 점포를 구두로 빌려주었습니다. 당시에는 별도의 임대차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고, 보증금이나 차임도 받지 않았습니다. "잠깐 쓸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해당 지인은 점포에서 영업을 계속했고, C씨가 반환을 요구하자 "이미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며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같은 건물의 옥상 공간을 수년째 무단으로 점유하며 창고로 사용해온 이웃 건물 소유자 D씨(54세)도 있었습니다. C씨는 두 가지 상황 모두에서 점유 반환을 청구하려 했지만, 변호사를 찾아갔을 때 "시효 문제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점유 반환 청구에서 시효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핵심 쟁점들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소유자 C씨(62세, 원룸 건물주) / 점유자 1: 지인(1층 점포, 구두 사용 허락 후 12년 경과) / 점유자 2: D씨(54세, 옥상 무단점유 7년)

쟁점: 물권적 청구권과 채권적 청구권의 시효 차이, 점유취득시효 항변, 부당이득 반환 범위

물권적 반환청구권은 시효에 걸리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10년이 지나면 뭐든 청구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213조에 따른 소유물반환청구권(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은 소유권 자체에서 파생되는 권리입니다. 소유권이 존속하는 한 이 청구권도 함께 살아 있으므로, 일반적인 소멸시효(10년)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은 소유권과 별도로 소멸시효에 걸리지 아니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C씨가 소유자로서 점유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 12년이 경과했더라도 소유물반환청구권 자체는 시효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채권적 청구권과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것은 어디까지나 "소유권에 기한" 청구일 때입니다. 만약 C씨가 임대차 종료를 이유로 반환을 구하는 채권적 청구권(민법 제615조)을 행사한다면, 이는 10년의 소멸시효 대상이 됩니다. C씨의 사례처럼 구두 사용대차(빌려준 것)인 경우, 사용대차 종료에 따른 반환청구권(채권적 청구권)은 반환 시기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할 수 있습니다.

점유취득시효 항변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C씨의 사례에서 1층 점포 점유자는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자는 등기를 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합니다. 제2항은 등기부취득시효로서,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점유하면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합니다.

1
20년 취득시효 (제245조 제1항)

소유 의사로 20년간 점유 + 등기 필요. 점유자가 12년밖에 점유하지 않았으므로 아직 기간 미달.

2
10년 등기부취득시효 (제245조 제2항)

소유자로 등기 + 선의 무과실 + 10년 점유. 1층 점포 점유자는 등기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해당 없음.

실무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은 자주점유(소유의 의사로 하는 점유) 여부입니다. C씨의 지인은 원래 "빌려 쓰겠다"고 하여 점유를 개시했습니다. 이처럼 타인의 소유임을 인정하면서 점유를 시작한 경우, 이는 타주점유에 해당합니다. 타주점유에서 자주점유로의 전환(민법 제197조 제1항 단서)이 인정되려면, 점유자가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 의사가 있음을 표시하거나 새로운 권원(권리의 원인)에 기하여 다시 소유 의사로 점유를 개시해야 합니다.

판단 기준: 단순히 "오래 점유했다"는 것만으로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점유의 시작 원인, 자주점유인지 타주점유인지, 그리고 전환 사유가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C씨 사례에서 지인의 취득시효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반면 D씨의 옥상 무단점유는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무단점유자의 경우 민법 제197조 제1항에 따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7년에 불과하므로 20년 취득시효에는 한참 미달하며,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도 충족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C씨의 점유 반환 청구는 D씨에 대해서도 인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별도의 시효가 적용된다

점유 반환을 청구하면서 많은 소유자들이 함께 구하는 것이 부당이득 반환(민법 제741조)입니다. 무단 점유자가 타인의 부동산을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한 경우,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물권적 청구권이 아니라 채권적 청구권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민법 제162조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구체적으로는 부당이득이 발생한 때(즉, 무단 점유가 시작된 때)부터 기산하되,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부당이득은 그 각 부분이 발생한 때로부터 각각 시효가 진행됩니다.

C씨 사례의 부당이득 반환 가능 범위

  • 1층 점포(12년 점유):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10년 이내의 차임 상당액만 청구 가능. 나머지 2년분은 시효 소멸.
  • 옥상(7년 점유): 7년 전체 기간의 차임 상당액 청구 가능(10년 이내이므로).
  • 차임 상당액 산정은 감정평가를 통해 인근 시세를 기준으로 산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C씨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같은 점유 반환 사건이라 하더라도 물권적 청구권과 채권적 청구권, 취득시효 항변의 가부, 부당이득의 시효 범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특히 점유 기간이 10년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부당이득 반환의 일부가 시효로 소멸할 수 있고, 20년에 가까워지면 취득시효 완성의 위험까지 발생합니다.

실무에서는 점유 반환 청구를 고려하는 소유자에게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권합니다. 첫째, 점유 개시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사용대차, 임대차, 무단점유 등), 둘째, 현재까지의 점유 기간이 정확히 얼마인지, 셋째, 부당이득 반환과 관련하여 시효 기산점이 언제인지입니다. 이 세 가지를 정리한 후에야 소유물반환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어떻게 병행할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점유 반환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소유자분들이 '시간이 오래 지났으니 이미 늦은 것 아닌가'라고 포기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지 않으므로, 점유 기간이 길더라도 반환 청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당이득이나 취득시효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므로,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구체적 분석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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