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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건설·공사대금·하도급 2026.06.26 조회 161

설계변경으로 추가 공사비 발생, 시공사가 청구할 수 있을까

도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공사 도중 발주자가 설계를 변경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는데, 이 비용을 청구할 수 있나요?"

건설 현장에서 설계변경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공사 진행 중 발주자의 요청이나 현장 여건 변화로 당초 설계와 다른 공종이 추가되거나 물량이 증가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때 시공사 입장에서는 추가 공사비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무에서는 발주자가 이를 거부하면서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상당히 많습니다.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는 법적으로 청구 가능합니다. 다만 청구가 인정되려면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특히 증빙 확보 여부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청구의 법적 근거

민법 제664조 및 제665조에 따르면, 도급인(발주자)이 도급 내용을 변경하여 수급인(시공사)에게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경우, 수급인은 그 증가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가계약법(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9조에서도 확인됩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5조는 설계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간 공사의 경우에도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에 근거하여, 건설공사의 도급계약 당사자는 설계변경 등으로 공사 내용이 변경된 경우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제16조는 원사업자가 설계변경 등의 사유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경우 하도급 대금을 증액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공공 공사든 민간 공사든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 청구는 법률상 근거가 명확합니다. 문제는 청구 요건의 충족 여부입니다.

추가 공사비가 인정되기 위한 핵심 요건

실무에서 법원이나 중재원이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청구를 판단할 때, 다음 요건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1. 설계변경의 사실 존재
당초 도급계약서, 설계도면, 시방서(시공 기준서)와 비교하여 실제로 설계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시공사의 자체 판단으로 공법을 바꾼 경우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2. 발주자의 지시 또는 승인
설계변경이 발주자의 지시, 요청 또는 최소한 묵시적 동의에 의한 것이어야 합니다. 발주자가 변경 사실을 알면서도 이의 없이 공사를 진행하게 한 경우, 묵시적 승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하는 것이 실무상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3. 추가 비용의 합리적 산정
추가 공사비는 실비(실제 투입 비용)를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산정되어야 합니다. 표준품셈, 물가정보지 단가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하여 산출한 금액이어야 법원에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기존 도급 범위에 포함되지 않을 것
발주자가 가장 많이 주장하는 항변이 "원래 도급 범위에 포함된 공사"라는 것입니다. 계약서, 내역서, 설계도면을 면밀히 검토하여 당초 계약 범위를 넘어서는 공사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추가 공사비 청구에 관한 주요 예외와 주의점

설계변경이 있었더라도 추가 공사비 청구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 계약서에 포괄적 단가 조항이 있는 경우입니다. 일부 계약에서는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은 기존 계약 단가를 적용한다"거나 "경미한 설계변경은 추가 청구 불가"와 같은 특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특약이 있으면 청구 범위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시 해당 조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시공사의 하자나 잘못으로 설계변경이 필요해진 경우입니다. 시공 과정에서 시공사의 실수로 재시공이 필요해졌다면, 그로 인한 추가 비용은 당연히 시공사가 부담합니다.

셋째, 청구 시기를 놓친 경우입니다. 공공 공사의 경우 설계변경 후 일정 기간 내에 계약금액 조정을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간 공사에서도 준공 후 상당 기간이 경과하면 청구권이 소멸할 수 있습니다. 민사채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10년이지만, 상사채권(상법상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경우 5년으로 단축됩니다.

실무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증거자료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은 증빙입니다. 실무에서 확보해 두어야 할 자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당초 설계도면 및 변경 후 설계도면 대비표

2) 발주자의 설계변경 지시서, 공문, 회의록

3) 이메일, 문자, 카카오톡 등 변경 지시 관련 통신기록

4) 현장 사진, 공사일보, 작업일지

5) 추가 자재 구매 영수증, 노무비 지급 내역

6) 변경 전후 물량 산출 비교표

7) 감리자의 확인 서류 또는 의견서

특히 발주자의 구두 지시만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현장에서 매우 흔한데, 이 경우 반드시 해당 지시 내용을 서면(공문, 이메일, 문자 등)으로 확인받아 두어야 합니다. 구두 지시만으로는 분쟁 시 입증이 극히 어렵습니다.

하도급 관계에서의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하도급 관계에서는 하도급법 제16조의 보호가 적용됩니다. 원사업자(원도급사)는 발주자로부터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를 수령한 경우, 하도급업체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하도급 대금 증액을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처분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추가 대금을 수령하고도 하도급업체에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경우 하도급업체는 하도급 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분쟁 해결 경로 정리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분쟁이 당사자 간 협의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다음과 같은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1단계: 내용증명 발송 - 추가 공사비 산출 근거와 함께 일정 기한 내 지급을 요청합니다. 법적 절차 진행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협상이 진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단계: 조정 또는 중재 - 건설분쟁조정위원회(건설산업기본법 제69조)나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한 분쟁 해결이 가능합니다. 소송보다 비용과 기간이 적게 소요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3단계: 민사소송 -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법원에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 경우 감정인(원가 산정 전문가)의 감정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1심에만 1년에서 2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청구는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만, 증빙 확보와 청구 시기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공사 도중 설계변경이 발생한 시점에 즉시 서면 확인과 비용 산출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도일석
도일석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설계변경 추가 공사비 분쟁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현장에서 구두 지시만 믿고 공사를 진행한 뒤 증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공사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설계변경이 발생한 즉시 지시 내용을 서면으로 확인받고, 추가 비용 산출 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이미 분쟁이 시작된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건설 분쟁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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