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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토지·수용·보상 2026.08.19 조회 10

농지전용허가 취소 통보받았다면? 행정 불복 절차 총정리

김준혁 변호사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한 지방 소도시에서 작은 카페 겸 창고를 지으려던 분의 사연을 접했습니다. 논이었던 땅을 어렵게 매입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 농지전용허가(농사짓던 땅을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한 허가)를 받아 착공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시청으로부터 한 통의 문서가 도착했습니다. 허가가 취소되었다는 통보였습니다.

한순간에 계획이 무너진 그분의 심정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들인 비용과 시간, 그리고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 모두 걸려 있었으니까요.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드물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농지전용허가가 취소되었을 때 어떻게 행정적으로 다툴 수 있는지, 그 실전 대응 방법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왜 농지전용허가가 취소되는가

먼저 어떤 이유로 허가가 취소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선 사연의 그분도 처음엔 이유조차 제대로 몰랐습니다. 실무에서 접하는 취소 사유는 대체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주요 취소 사유

· 허가 후 정당한 사유 없이 2년 이상 착공하지 않은 경우

· 전용 목적과 다른 용도로 땅을 사용한 경우

· 허가 신청 시 서류를 허위로 작성했거나 중요한 사실을 누락한 경우

· 농지보전부담금(전용 시 납부하는 비용)을 기한 내 내지 않은 경우

· 인근 농지에 피해를 주는 등 조건을 위반한 경우

여기서 중요한 점은, 행정청이 취소 처분을 내렸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나 정당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취소 사유가 실제 존재하는지, 그 정도가 허가 전체를 취소할 만큼 중대한지, 절차는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 다툴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정 불복, 두 갈래 길이 있습니다

취소 통보를 받은 뒤 그저 억울해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면 안 됩니다. 행정처분에는 불복 기간이 정해져 있고, 이 기간을 놓치면 아무리 부당한 처분이라도 다툴 수 없게 됩니다. 우리 법은 크게 두 가지 불복 수단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1
행정심판행정기관 내부에서 처분의 위법·부당함을 심사받는 절차입니다.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비용 부담이 적고 상대적으로 신속하며, 위법뿐 아니라 부당함(재량의 잘못)까지 판단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2
행정소송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입니다.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법원의 독립적 판단을 받을 수 있어 다툼이 복잡하거나 금액이 큰 사안에서 실효성이 높습니다.

두 절차는 반드시 순서대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고, 행정심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다시 소송으로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집행정지, 시간을 버는 열쇠

여기서 실무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집행정지입니다. 취소 처분을 다투는 동안에도 처분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유지됩니다. 즉 다투는 사이에 땅이 원상복구 대상이 되거나 후속 불이익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때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출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사연의 그분도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서 원상복구 압박에서 벗어나 차분히 본안을 다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처분을 다투기로 마음먹었다면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실무의 정석입니다.

승패를 가르는 준비, 무엇이 다른가

이 분야를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결국 사실관계와 증거의 정리 수준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착공하지 못했다면 그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관련 행정지연이나 불가항력이 있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미리 확보해 두면 좋은 자료

· 허가 신청서 및 허가증 사본

· 착공 준비 정황을 보여주는 설계도, 공사 계약서, 견적서

· 행정청과 주고받은 공문·안내문·민원 회신

· 농지보전부담금 납부 내역

· 지연이나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음을 입증할 자료

처분이 절차상 하자를 안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취소에 앞서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는 사전통지나 청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처분이 위법하게 될 수 있습니다. 처분서 하나만 놓고 판단하기보다 처분에 이르는 과정 전체를 되짚어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앞으로를 위한 조언

농지전용허가 취소는 단순히 서류 한 장의 문제가 아니라, 그 위에 세운 계획과 재산이 걸린 문제입니다. 처분 통보를 받으면 억울함에 앞서 불복 기간부터 확인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입니다. 90일이라는 기간은 준비하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갑니다.

토지 규제가 점점 정밀해지고 지자체의 관리·점검도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허가와 취소를 둘러싼 다툼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부당한 처분이라고 판단된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관계와 절차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적절한 불복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김준혁
김준혁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도준 · 경기도 수원시
농지전용허가 취소 사건을 다뤄보면, 착공 지연의 정당한 사유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입증하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분 통보를 받으면 불복 기간이 짧으니 집행정지 신청까지 함께 검토하시고,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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