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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권원 없이 내 부동산에 눌러앉은 사람이 있는데, 그동안 나온 관리비까지 떠안게 되면 억울한 마음이 크실 겁니다. 실무에서 무단 점유 문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명도(집을 비우고 넘겨받는 것)는 그렇다 쳐도, 밀린 관리비는 어떻게 받느냐"를 가장 걱정하십니다.
무단 거주자에게 관리비를 청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법리적으로 따져볼 부분이 많습니다. 무작정 소송부터 시작하면 오히려 시간과 비용만 늘어나기 쉽습니다. 오늘은 청구를 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셔야 할 핵심 항목들을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핵심 정리 — 무단 거주자에게는 사용·수익에 상응하는 부당이득(정당한 이유 없이 얻은 이익)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안에 관리비 상당액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어떤 항목까지 받을 수 있는지는 관리비의 성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장 먼저 상대방의 점유에 정당한 권원(빌려 쓸 수 있는 법적 근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차가 이미 종료됐는지, 애초에 계약 자체가 없었는지에 따라 청구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계약 종료 후 눌러앉은 경우와 처음부터 무단으로 들어온 경우를 구분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관리비는 크게 전유부분 사용료(전기·수도·난방 등 실제 사용한 비용)와 공용부분 관리비(청소·경비·승강기 등)로 나뉩니다. 무단 거주자가 실제로 사용해 발생시킨 비용은 부당이득 반환의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소유자 지위와 결부된 성격의 비용은 다르게 판단될 수 있어 항목을 나눠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단 점유 기간 동안 소유자가 입은 손해는 통상 그 부동산의 임료(월세 시세) 상당액으로 산정합니다. 여기에 무단 거주자가 사용하고도 내지 않은 관리비를 별도로 더해 청구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인근 시세와 관리비 내역을 함께 정리해 두시면 청구 금액을 잡기가 수월해집니다.
무단 거주자가 관리비를 내지 않아 소유자가 대신 납부한 경우, 그 납부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관리사무소 납부 확인서, 자동이체 내역, 카드 결제 명세 등을 시기별로 정리해 두셔야 나중에 금액을 다투지 않고 회수하기 유리합니다.
부당이득이나 관리비 상당액은 결국 "언제부터 언제까지" 점유했는지에 따라 금액이 정해집니다. 내용증명 발송 내역, 문자·카카오톡 대화, 관리사무소 확인, 현관 사진 등으로 점유 기간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남겨두시길 권합니다.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에도 소멸시효(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 제한)가 적용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된 부분은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점유가 계속되고 있더라도 청구를 마냥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미 상당 기간이 지났다면 어느 부분까지 청구 가능한지 먼저 점검해 보셔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부동산을 넘겨받는 명도청구와 부당이득·관리비 상당액 청구를 하나의 소송에서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상대방을 빨리 내보내는 것이 급한지, 금전 회수가 우선인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 우선순위를 먼저 정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단 거주자에게 관리비를 청구하는 일은 단순히 밀린 금액을 계산하는 문제가 아니라, 점유의 성격·비용의 종류·기간·증거가 촘촘히 맞물리는 문제입니다. 억울한 마음에 서두르기보다, 위 항목들을 하나씩 짚으며 자료를 정리해 두시면 회수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특히 관리비 납부 자료와 점유 기간 증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가능한 한 빨리 챙겨두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