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국제 프랜차이즈 계약 분쟁의 승패는 사건이 터진 뒤가 아니라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이미 상당 부분 결정됩니다. 특히 준거법(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과 분쟁해결 조항(어디서 어떻게 다툴지)을 어떻게 정했느냐가 실제 결과를 좌우합니다.
최근 국내 외식·뷰티·교육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급증하면서, 마스터 프랜차이즈(특정 국가 전체의 가맹사업권을 넘기는 계약) 관련 분쟁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로열티, 영업지역, 계약 해지를 둘러싼 다툼도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합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사자가 서로 다른 나라에 있습니다. 둘째, 계약의 이행지, 자금의 흐름, 재산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 어느 나라에서 다툴지, 이겨도 상대방 재산에서 실제로 돈을 받아낼 수 있을지가 전부 별개의 문제가 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계약서에 준거법과 분쟁해결 조항을 아예 빼먹거나, "분쟁은 상호 협의로 해결한다" 정도의 무의미한 문구만 넣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느 나라 법원에 소송을 걸어야 하는지부터 다투게 되고, 그 관할 다툼에만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됩니다.
국제 프랜차이즈 계약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3대 조항
1. 준거법 조항 — 계약 해석에 적용할 국가의 법
2. 분쟁해결 조항 — 소송(법원) vs 중재(중재기관) 선택
3. 관할·중재지 조항 — 실제로 다툴 물리적 장소
국제 프랜차이즈 분쟁에서 국제중재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은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핵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중재가 만능은 아닙니다. 중재 비용은 소송보다 높은 경우가 많고, 단심제라 판정에 불복해 다시 다투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계약 규모와 분쟁 발생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따져 선택해야 합니다.
중재를 선택했다면 조항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대개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중재기관을 명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KCAB International) 등 어느 기관 규칙을 따를지 정하지 않으면 절차 자체가 표류합니다.
둘째, 중재지(seat)와 심리 장소를 구분해서 정해야 합니다. 중재지는 어느 나라 중재법이 절차를 규율하는지를 결정하는 법적 개념으로, 단순한 회의 장소가 아닙니다. 국내 기업이라면 서울을 중재지로 확보하는 것이 절차상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중재인의 수, 언어, 준거법을 함께 규정해야 합니다. 언어를 정하지 않으면 번역 비용과 시간이 폭증합니다.
계약 체결 단계에서 확인할 실무 포인트
영업지역의 독점 범위와 최소 매출 기준을 수치로 명시했는가
로열티·초기 가맹비의 산정 방식과 환율 변동 처리 방법이 있는가
계약 해지 사유와 해지 시 상표·노하우 반환 절차가 규정돼 있는가
많은 분들이 중재에서 이기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판정 집행(외국에서 상대방 재산에 강제로 돈을 받아내는 절차)이 시작됩니다.
앞서 말한 뉴욕협약 덕분에 중재 판정은 가입국에서 비교적 원활히 집행됩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재산을 은닉하거나 다른 나라로 빼돌리면 집행이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쟁 초기 단계부터 상대방의 자산 소재를 파악하고, 필요하면 보전처분(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조치)을 검토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국제 프랜차이즈 분쟁은 계약 설계 단계의 예방, 분쟁 발생 시의 신속한 대응, 판정 이후의 집행이라는 세 단계 전 과정을 하나의 전략으로 꿰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거래일수록 계약서 한 줄의 무게가 국내 거래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큽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