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
인테리어 공사 중 업체가 돈만 받고 사라지는 피해가 끊이지 않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되는 인테리어 피해 상담은 매년 수천 건에 달하며, 그중 상당수가 공사 중단과 업체 연락 두절이라는 유형입니다. 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업체가 잠적했다고 해서 돈을 돌려받을 길이 완전히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응이 늦어질수록 회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테리어 시장의 구조적 문제 때문입니다. 소규모 업체가 많고, 계약서 없이 구두로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며, 선금 비중이 높습니다. 공사 대금의 70~80%를 착공 전에 요구하는 업체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선금을 받은 뒤 자재비나 인건비로 쓰지 않고 다른 현장의 적자를 메우거나, 애초에 받을 생각만 하고 공사할 의사가 없는 경우입니다. 후자라면 단순 계약 불이행을 넘어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업체가 잠적했을 때 취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돈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적 조치, 다른 하나는 처벌을 위한 형사적 조치입니다. 둘은 목적이 다르므로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민사 — 손해배상 및 대금 반환 청구
이미 지급한 선금 중 실제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 그리고 하자 보수나 새 업체 투입으로 추가 발생한 비용을 손해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 사기죄 고소
처음부터 공사할 의사나 능력 없이 돈을 받은 정황이 있다면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는 업체에 심리적 압박을 주어 합의와 반환을 이끌어내는 지렛대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기망(속일)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여러 건의 유사 피해가 동시에 드러나거나, 선금만 받고 자재를 전혀 발주하지 않은 정황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피해 회복의 성패는 초기 대응에서 갈립니다. 업체와 연락이 끊겼다고 판단되면 다음 순서로 움직여야 합니다.
업체가 법인이면 원칙적으로 책임은 법인에 귀속됩니다. 그런데 법인 재산을 빼돌리거나 명목뿐인 '유령 법인'이라면, 대표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법인격 부인 또는 대표의 불법행위 책임 구성이 가능합니다.
개인사업자라면 사업주 개인이 곧 책임 주체이므로 대표 개인 재산에 바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상대방 명의의 재산을 조기에 파악하고 확보하는 것이 실질적 회수를 좌우합니다.
제도적으로는 인테리어 표준계약서 보급과 하자보증보험 가입 유도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소비자가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더 중요합니다.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하고, 선금은 가능한 한 낮추며, 공정 진행률에 맞춰 대금을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정리하면, 인테리어 업체 잠적은 당황스럽지만 법적으로 손 쓸 방법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핵심은 속도입니다. 증거를 확보하고 상대 재산을 묶는 작업이 빠를수록 돌려받을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민사·이혼 분쟁의 전략 설계와 실전 해결을 돕는 소송전략가 김범수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