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부문의 전문화 흐름 속에서 기업 분할을 선택하는 회사가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통계를 보더라도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을 포함한 회사분할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분할 자체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 이후에 뒤따르는 공정거래 신고 의무를 놓치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오늘은 기업 분할 이후 회사가 반드시 점검해야 할 공정거래법상 신고 의무를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로 신고가 왜 필요한지, 둘째로 어떤 유형의 신고가 있는지, 셋째로 신고를 소홀히 했을 때 어떤 제재가 따르는지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기업 분할은 하나의 회사를 둘 이상의 회사로 나누는 조직 재편 절차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회사의 자산과 사업 부문이 새로운 회사로 이전되고, 지배구조에 변동이 생깁니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이러한 지배구조 변동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해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분할 그 자체는 회사법상 절차이므로 상법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분할로 인해 기업결합(회사 간 지배관계의 형성·변경) 요건이 충족되거나,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라면 별도의 신고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짚어야 합니다.
기업 분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공정거래 관련 신고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검토하는 것이 실무상 효율적입니다.
각 유형별 구체적 기준은 회사 규모와 기업집단 지정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기업결합 신고에서 가장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신고 시점입니다. 신고 의무는 사전신고와 사후신고로 나뉩니다. 결합 당사회사 중 어느 하나라도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이 2조 원 이상인 대규모회사가 포함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사전신고가 필요하며, 이때는 신고 후 심사가 끝날 때까지 결합을 완료해서는 안 됩니다.
실무 핵심 포인트
사전신고 대상인데도 심사 완료 전에 분할·결합 절차를 마무리하면 절차 위반이 됩니다. 반면 사후신고 대상은 결합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됩니다. 자기 회사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절차 착수 전에 확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분할합병과 같이 구조가 복잡한 거래에서는 하나의 재편 과정에 여러 개의 기업결합이 동시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각각의 결합에 대해 신고 필요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초기 단계에서 거래 구조 전체를 도식화해 신고 대상을 빠짐없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한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기업결합 심사 결과 경쟁 제한성이 인정되면 주식 처분, 임원 겸임 금지, 영업 양도 등 시정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사전신고 대상인데 심사를 거치지 않고 결합을 완료한 경우, 이미 진행된 조직 재편을 원상으로 되돌리는 부담을 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큽니다. 분할이라는 큰 재편을 마친 뒤에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면 회복 비용이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하면, 기업 분할은 상법상 절차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신고 의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첫째, 분할 구조가 기업결합 신고 대상인지, 둘째, 대규모기업집단 관련 신고가 필요한지, 셋째, 정기 제출 자료에 변동을 반영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점검해야 합니다.
앞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분할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신고 의무를 함께 설계에 반영해 두는 것이, 재편 이후 예상치 못한 제재 부담을 피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