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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건설·공사대금·하도급
부동산 · 건설·공사대금·하도급 2026.05.13 조회 10

부실공사 책임, 원도급사도 함께 물을 수 있을까요

손수혁 변호사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새 아파트나 신축 빌라에 입주하셨는데 누수, 균열, 결로 같은 하자가 발견되어 마음 졸이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더 답답한 건 하도급 업체에 연락하면 "우리는 시킨 대로 했을 뿐"이라 하고, 원도급사(시공사)는 "그건 하도급사 책임"이라며 서로 떠넘기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실제 비슷한 사례를 통해 부실공사 발생 시 원도급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어떤 절차로 풀어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소개

경기도 용인에서 4층 규모 신축 다세대주택을 분양받은 40대 직장인 A씨. 입주 6개월 만에 거실 천장에서 누수가 시작되었고, 안방 벽지에는 곰팡이가 퍼졌습니다. 시공을 맡았던 원도급사 B건설(연 매출 80억 규모의 중소 시공사)에 보수를 요청했지만, B사는 "방수공사는 하도급 업체 C방수가 맡았으니 그쪽에 직접 청구하라"며 발을 뺐습니다. 보수 견적만 4,200만 원이 나온 상황에서 A씨는 누구를 상대로 책임을 물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1. 원도급사는 하도급사를 핑계로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실제 공사한 건 하도급 업체니까 거기서 책임지는 게 맞지 않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분양계약 또는 도급계약의 당사자는 원도급사이기 때문에 수분양자(또는 발주자)는 원칙적으로 원도급사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667조와 제670조, 그리고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는 분양자와 시공자에게 하자담보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즉 A씨와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B건설이고, B건설이 누구에게 하도급을 주었는지는 A씨가 알 바가 아닙니다. 하도급 업체와의 책임 분담은 B건설과 C방수 사이의 내부 문제일 뿐입니다.

핵심 정리

· 계약 상대방은 원도급사이므로 1차 책임도 원도급사가 부담합니다.

· 하도급사에게도 직접 청구가 가능한 경우가 있으나, 통상은 원도급사를 상대로 합니다.

· 원도급사는 보수 후 하도급사에 구상권을 행사하면 됩니다.

2. 하자담보책임 기간을 놓치면 안 됩니다

이 부분이 실무에서 가장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리가 분명히 있는데도, 기간을 놓쳐서 청구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하자의 종류별로 담보책임 기간을 세분화해 두고 있습니다.

  • 마감공사(도배, 도장 등): 2년
  • 방수공사, 단열공사: 5년
  • 철근콘크리트 구조, 지붕공사: 5년~10년
  • 내력구조부(기둥, 내력벽 등): 10년

A씨 사례의 누수는 방수공사 하자에 해당하므로 사용검사일로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다만 단순히 5년 안에 누수가 발생하는 것을 넘어서, 하자 발견 후 빠른 시일 내에 보수 청구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실수가 "원도급사가 알아서 고쳐주겠지" 하며 구두로만 몇 번 얘기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입니다. 나중에 분쟁이 격화되면 "청구한 적 없다"는 반박이 들어옵니다. 반드시 내용증명 등 서면 형태로 청구 사실을 남겨두셔야 합니다.

3. 보수비 청구와 손해배상, 어떻게 진행할까요

A씨처럼 보수비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경우, 원도급사가 자발적으로 응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단계별로 정리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하자 입증 자료 확보

가장 먼저 할 일은 객관적인 하자 입증 자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누수 부위 사진과 동영상은 날짜가 기록되도록 촬영하시고, 건축사사무소나 하자진단 전문기관에 의뢰해 하자진단보고서를 받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단 비용은 통상 100만~300만 원 선이며, 추후 손해배상 청구 시 이 비용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2단계: 내용증명 발송

원도급사에게 하자 내용, 보수 요구사항, 회신 기한을 명시한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보통 회신 기한은 2주 정도 부여합니다. 이 단계에서 협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3단계: 하자심사·분쟁조정 또는 소송

공동주택의 경우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비용이 저렴하고 절차도 비교적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강제력에 한계가 있어, 보수비 규모가 크거나 원도급사가 비협조적이면 결국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가게 됩니다.

실무 팁

· 원도급사가 자본금이 적거나 폐업 우려가 있다면, 건설공제조합의 하자보수보증서를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 여러 세대에서 같은 하자가 발생했다면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단을 통한 공동 대응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 하자 발견 후 보수까지 입주자가 부담한 임시 거주비, 가구 이전비 등도 손해배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4. 실무적으로 꼭 기억해주실 점

A씨 같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 끙끙 앓지 않는 것입니다. 원도급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화법에 위축되어 시간을 흘려보내면, 결국 손해는 입주자에게 돌아옵니다. 권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특히 신축 건물의 하자는 시간이 갈수록 다른 부위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거실 누수가 6개월만 방치되어도 아래층까지 피해가 확산되어 보수비가 두세 배로 늘어나는 경우를 실무에서 흔히 봅니다. 발견 즉시 사진을 남기고, 서면으로 보수 청구를 해두시는 것만으로도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손수혁
손수혁 변호사의 코멘트
선우 법률사무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하자 분쟁을 다루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권리가 명백히 있는데도 기간을 놓치거나 서면 청구를 남겨두지 않아 입증이 어려워진 경우입니다. 누수나 균열을 발견하시면 바로 사진과 내용증명으로 기록을 남겨두시고, 보수비가 1천만 원을 넘는 사안이라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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