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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건설·공사대금·하도급 2026.06.09 조회 46

공사 준공 지연 위약금, 협상으로 줄일 수 있을까?

김지혁 변호사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중소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상가 신축공사를 수주해 공사기간 10개월, 도급금액 12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장마철 집중호우와 자재 수급 차질이 겹치면서 준공이 약 45일 지연되었고, 발주자 측에서 계약서에 명시된 지체상금(지연 위약금) 약 3,200만 원 전액을 공사대금에서 공제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C씨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적 사유도 있었고, 공사 품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에 전액 부담이 억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위약금을 협상으로 줄일 수 있을까요?

핵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사 준공 지연 위약금은 계약서에 정해져 있더라도 감액 협상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연 사유의 귀책 여부, 실제 손해 규모, 계약서상 지체상금률의 적정성 등 여러 요소를 근거로 실무에서 상당 부분 감액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지체상금의 법적 성격과 감액 가능성

건설공사 계약서에 기재된 지체상금은 민법상 손해배상액의 예정(민법 제398조)에 해당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란, 채무불이행 시 발생할 손해를 미리 정해둔 것으로, 실제 손해를 입증하지 않아도 청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법원에 부당히 과다한 위약금을 감액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즉, 계약서에 쓰여 있다고 해서 무조건 그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감액 여부가 판단됩니다.

1. 채무자의 귀책 정도 - 지연이 전적으로 시공자의 잘못인지, 발주자 측 설계변경이나 민원 등 외부 요인이 기여했는지를 따집니다.

2. 실제 발생 손해와의 비교 - 발주자가 입은 실제 손해(임대수입 손실, 운영 지연 비용 등)에 비해 지체상금이 현저히 과다한지를 봅니다.

3. 계약 이행 정도 - 공사가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의 소폭 지연인지, 상당 기간 방치된 것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감액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근거 5가지

C씨와 같은 상황에 처한 시공자가 위약금 감액을 위해 실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불가항력 사유의 입증

집중호우, 태풍,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 등 천재지변 및 사회적 불가항력에 해당하는 사유는 지체일수에서 제외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75조에서도 불가항력 사유로 인한 지연은 지체일수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민간공사에서도 이를 유추 적용하는 것이 실무 관행입니다.

2. 발주자 측 귀책사유

설계변경 지시, 인허가 지연, 공사 현장 인도 지체, 기성금 미지급으로 인한 자재 구매 차질 등 발주자의 귀책에 해당하는 지연일수는 시공자의 지체일수에서 공제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이 부분이 가장 큰 협상 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지체상금률의 과다 여부

공공공사의 경우 통상 1일당 계약금액의 1/1,000을 적용하지만, 민간공사에서는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이보다 높은 비율이 설정되기도 합니다. 만약 지체상금률이 공공공사 기준의 2~3배에 달한다면, 이는 법원에서 부당히 과다한 위약금으로 판단하여 감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실질적 손해 부재 또는 경미

발주자가 준공 지연으로 실제로 입은 손해가 미미하거나, 준공 지연에도 불구하고 이미 임차인을 확보했거나 사업에 큰 차질이 없었던 경우, 지체상금 전액 공제는 형평에 반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구체적 자료로 입증하면 유리합니다.

5. 기성 부분의 공제 주장

지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액에서 이미 완성된 부분(기성 부분)의 대가를 공제해야 한다는 점도 실무상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2억 원짜리 공사에서 11억 원 상당이 이미 완성되었다면, 나머지 1억 원을 기준으로 지체상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실무 포인트: 기성 부분 공제는 국가계약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고(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4조 제4항), 민간공사에서도 계약서에 별도 약정이 없는 한 동일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다수 법원의 입장입니다.

실제 협상 진행 시 유의할 사항

위약금 감액 협상을 진행할 때 실무적으로 유의해야 할 점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증거 확보가 최우선입니다. 공사일지, 기상청 기록, 설계변경 통보서, 자재 발주서, 발주자와의 문자 및 이메일 교신 내역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지연 원인별로 일수를 구분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료가 협상력을 크게 높입니다.

내용증명을 통한 공식적 이의제기가 필요합니다. 발주자의 일방적 공제 통보에 대해 반드시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합니다. 아무런 이의 없이 공제를 수용하면, 나중에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에 맞서기 어려워집니다.

협상과 법적 절차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실무에서 보면, 협상 테이블에서만 논의하는 것보다 민사조정 신청이나 건설분쟁조정위원회 조정 신청을 병행할 때 발주자의 협상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69조에 따른 건설분쟁조정위원회는 비용이 저렴하고 절차가 비교적 신속하여 중소 시공업체에 유리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사례로 든 C씨의 경우, 집중호우에 해당하는 15일의 불가항력 기간과 발주자 측 설계변경으로 인한 10일의 지연을 입증하여, 실질 지체일수를 45일에서 20일로 줄이고 기성 부분 공제까지 적용받아 최종적으로 위약금을 약 800만 원 수준으로 감액할 수 있었습니다. 당초 통보받은 3,200만 원의 약 4분의 1 수준입니다.

공사 준공 지연 위약금은 계약서에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그 전액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연 사유의 분석, 귀책 비율의 산정, 적정 지체상금률의 검토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면 상당한 감액이 가능하며,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지혁
김지혁 변호사의 코멘트
법률사무소 태린 · 경기도 수원시
제 경험상 공사 지연 위약금 분쟁에서 시공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은 발주자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지연일수의 구분입니다. 설계변경, 인허가 지연, 기성금 미지급 등 발주자 측 원인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지체일수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약금 공제 통보를 받으셨다면 가능한 빨리 건설 분쟁 경험이 있는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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