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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건설·공사대금·하도급
부동산 · 건설·공사대금·하도급 2026.06.15 조회 15

수급인 도산 시 공사 인계, 발주자와 하수급인이 알아야 할 법적 쟁점

이환규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오늘은 건설 현장에서 수급인(시공사)이 부도, 회생, 파산 등으로 도산했을 때 공사 인계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법적 쟁점을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수급인 도산은 발주자와 하수급인 모두에게 심각한 재정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각 당사자의 법적 지위와 대응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건 개요 : 아파트 신축 공사 중 시공사 부도

발주자 A건설(서울 강동구)은 시행사로서 총 공사비 85억 원 규모의 아파트 신축 공사를 수급인 B종합건설(경기 화성시)에 도급하였습니다. B종합건설은 다시 철근콘크리트 공사 18억 원을 하수급인 C전문건설(인천 남동구)에 하도급하였습니다.

공정률 약 62%에 이른 시점에서 B종합건설이 자금난으로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A건설은 잔여 공사를 조속히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고, C전문건설은 미지급 하도급대금 4억 2,000만 원의 회수가 급선무입니다.

이 사례에서 발생하는 핵심 법적 쟁점을 세 가지로 나누어 분석하겠습니다.

쟁점 1. 수급인 도산 시 도급계약의 효력과 해제 가능 여부

첫째, 수급인이 도산했다고 해서 도급계약이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674조는 수급인의 파산 시 도급인 또는 파산관재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회생절차의 경우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회생법) 제119조가 적용되어, 관리인이 계약의 이행 또는 해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관리인이 이행을 선택하면 발주자는 계약을 유지해야 하고, 해제를 선택하면 발주자는 기성 부분에 대한 보수를 지급한 후 잔여 공사를 새로운 시공사에 맡길 수 있습니다. 관리인이 상당 기간 내에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발주자가 관리인에게 최고(독촉)할 수 있으며, 관리인이 확답하지 않는 경우 해제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사례에서 A건설은 B종합건설의 관리인에게 이행 여부에 대한 확답을 최고하고, 만약 관리인이 이행 불가를 밝히거나 확답하지 않는다면 계약 해제 후 후속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에 착수해야 합니다.

둘째, 계약이 해제되더라도 기성 부분의 소유권 귀속이 문제됩니다. 민법 제664조에 따라 도급인이 재료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제공한 경우 기성 부분의 소유권은 도급인에게 귀속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건축 공사에서는 통상 발주자가 대지를 제공하고 수급인이 자재를 구입하는 혼합 형태이므로, 계약서의 소유권 귀속 조항과 실제 재료 제공 비율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쟁점 2. 하수급인 C전문건설의 미지급 공사대금 회수 방안

하수급인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급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대금의 회수입니다. 이 사례에서 C전문건설의 대응 방안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발주자에 대한 직접 청구(하도급법 제14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르면,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2회 이상 지급하지 않은 경우 등 일정 요건 하에서 하수급인은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A건설이 B종합건설에 아직 지급하지 않은 잔여 공사대금이 있다면, C전문건설은 이 범위 내에서 직접 지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2
회생채권 신고
B종합건설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으므로, C전문건설은 법원이 정한 채권신고 기간 내에 미지급 하도급대금 4억 2,000만 원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기간을 도과하면 회생계획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어 기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3
유치권 행사 가능성 검토
하수급인이 공사 현장을 점유하고 있는 경우 민법 제320조에 따른 유치권(건물이나 공작물에 대해 공사대금채권이 있을 때 목적물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유치권의 성립 요건인 적법한 점유, 채권과 목적물의 견련관계 등을 충족해야 하며, 실무에서는 점유의 범위와 형태에 대한 다툼이 빈번합니다.

주의사항

직접 지급 청구와 회생채권 신고는 양립 가능하나, 실제 수령 금액의 합계가 원래 채권액을 초과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직접 지급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발주자가 이미 수급인에게 공사대금을 전액 지급한 상태라면 직접 지급 대상이 되는 잔액이 없을 수 있으므로, 발주자의 기성 지급 현황을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쟁점 3. 후속 시공사 선정과 공사 인계 시 실무상 유의점

계약이 해제된 후 발주자 A건설이 후속 시공사를 선정하여 잔여 공사를 인계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법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기성 부분의 하자 책임 귀속 문제입니다. 후속 시공사가 공사를 인수한 뒤 기존 시공 부분에서 하자가 발견되는 경우, 그 하자가 B종합건설의 시공 부분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후속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인계 시점에 기성 공정에 대한 정밀 현황 조사(준공 전 점검)를 실시하고, 발주자와 후속 시공사 간 하자 책임 분담에 관한 합의서를 별도로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둘째, 기존 하수급인과의 관계 정리입니다. C전문건설이 잔여 공사 부분에 대해 후속 시공사와 새로운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아니면 발주자가 C전문건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태라면, 계약 구조를 신중하게 설계해야 추후 이중 지급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공사 관련 서류 및 자재의 확보입니다. 도산한 수급인이 보유하고 있는 설계도면, 시공 상세도, 자재 발주서, 하도급 계약서 등의 서류가 원활하게 인계되지 않으면 후속 공사에 큰 차질이 생깁니다. 회생절차에서는 관리인을 통해 서류 인도를 청구할 수 있으나, 파산의 경우 관재인의 협조 여부에 따라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습니다.


발주자와 하수급인을 위한 실무적 조언

수급인 도산에 따른 공사 인계는 법률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문제입니다. 위 사례를 통해 확인한 실무적 핵심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발주자 측

1. 관리인(또는 관재인)에게 계약 이행 여부에 대한 확답을 최고하되, 회신 기한을 명확히 설정할 것

2. 기성 부분에 대한 정밀 조사를 인계 전에 반드시 실시하고, 결과를 서면으로 기록할 것

3. 하수급인의 직접 지급 청구 가능성에 대비하여 기존 공사대금 지급 내역을 정리해 둘 것

하수급인 측

1. 회생채권 신고 기한을 반드시 확인하고 기한 내에 신고를 완료할 것

2. 직접 지급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하여, 가능한 경우 발주자에게 서면으로 청구할 것

3. 현장 점유를 유지하고 있다면, 유치권 행사 요건의 충족 여부를 법률 전문가와 함께 검토할 것

수급인 도산 사안은 도급계약법, 회생법, 하도급법, 민법상 유치권 등 여러 법률이 교차하는 영역이므로,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이후 손실을 최소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환규
이환규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유한) 우승 · 서울특별시 서초구
수급인 도산 공사 인계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도산 사실을 인지한 직후 72시간 이내의 대응이 사건의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하수급인의 경우 회생채권 신고 기한 도과와 직접 지급 청구 시점 지연이 회수 불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으므로, 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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