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를 위해 끝까지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소통이 잘 되는 변호사
해외 거래처와 물품을 사고파는 계약을 체결할 때, 많은 분들이 CISG(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유엔협약,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Contracts for the International Sale of Goods) 적용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 채 계약서에 서명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가"만 신경 쓰고, 그보다 먼저 자동으로 적용될 수 있는 CISG의 존재를 놓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오늘은 국제물품매매계약을 작성하기 전, CISG가 어떤 경우에 적용되고 어떻게 배제할 수 있는지를 단계별로 알아보겠습니다. 절차를 순서대로 따라가면 계약 단계에서 불필요한 분쟁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첫째, CISG는 서로 다른 체약국(협약 가입국)에 영업소를 둔 당사자 간의 물품매매계약에 원칙적으로 자동 적용됩니다. 즉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다른 협약 가입국에 영업소를 두고 있으면, 계약서에 아무런 언급이 없어도 CISG가 적용됩니다.
둘째, 2024년 기준 90개 이상의 국가가 가입해 있으며, 대한민국은 2005년 3월부터 체약국입니다.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주요 교역 상대국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다만 영국, 인도 등 일부 국가는 가입하지 않았으므로 상대방 소재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CISG가 적용되는 체약국 간 거래라도, 협약 자체가 적용을 배제하는 유형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또한 CISG는 계약의 성립과 매도인·매수인의 권리의무를 규율하지만, 계약의 유효성이나 소유권 이전의 효력, 제조물책임에 따른 사망·상해 문제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별도의 준거법(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 정한 법)으로 보충해야 합니다.
CISG는 당사자 합의로 전부 또는 일부를 배제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배제 합의(opt-out)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적용과 배제 중 무엇이 유리할까요. 일률적인 정답은 없고, 거래 구조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CISG를 유지하면 양 당사자에게 중립적인 통일 규범이 적용되어, 어느 한쪽 국내법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특정 국가의 국내법(예: 영미법상 구제수단)을 활용하고 싶거나, 이미 국내법 기준으로 계약 체계를 구축해 둔 경우에는 배제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은 다툼이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CISG를 배제하려면 "본 계약은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는 식의 준거법 조항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한민국 법에는 체약국으로서 CISG가 포함되기 때문에, 오히려 CISG가 적용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배제를 원한다면 "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유엔협약(CISG)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한다"는 취지를 별도로 분명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반대로 적용을 원한다면 굳이 조항을 넣지 않아도 자동 적용되지만, 분쟁 예방을 위해 "CISG가 본 계약에 적용됨을 확인한다"고 적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CISG 적용 여부는 분쟁 해결 조항과 함께 설계해야 실효성이 생깁니다. 국제거래에서는 국가 법원 판결의 상호 집행이 쉽지 않아 국제중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재판정은 뉴욕협약에 따라 160개 이상 국가에서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CISG 적용·배제 조항, 준거법 조항, 분쟁해결(중재지·중재기관) 조항을 하나의 세트로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세 조항이 서로 모순되면 정작 분쟁이 생겼을 때 해석을 두고 또 다른 다툼이 벌어집니다.
정리하면, 국제물품매매계약은 ① 자동 적용 여부 확인 ② 제외 대상 점검 ③ 적용·배제 전략 결정 ④ 명확한 조항 삽입 ⑤ 분쟁해결 조항 연계라는 순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CISG는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도 적용될 수 있는 규범이라는 점에서, 사전 검토의 중요성이 매우 큰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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