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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 건설·공사대금·하도급 2026.11.06 조회 1

설계 도면과 다른 시공, 손해배상 어디까지 받을 수 있나

김경진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건축물이 설계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경우, 건축주는 상당한 혼란과 손해를 겪게 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분쟁 유형 중 하나가 바로 이 설계 도면과 다른 시공에 따른 손해배상 문제입니다. 오늘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어떤 법적 쟁점이 발생하는지, 건축주가 청구할 수 있는 배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경기도 용인에서 지상 3층 상가주택을 신축하던 건축주 A씨(52세, 자영업). 설계사무소가 작성한 도면에는 2층과 3층 발코니 확장과 함께 철근 배근 간격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준공 후 균열이 발생해 점검한 결과, 시공사 B사가 발코니를 도면보다 좁게 시공했고, 일부 구간의 철근 간격도 도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공사대금은 총 6억 2천만 원, A씨가 이미 지급한 금액은 5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쟁점 1. 도면과 다른 시공은 채무불이행인가 하자인가

건축주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점은, 도면과 다른 시공이 법적으로 어떤 성격을 갖는가입니다. 도급계약(일을 완성하기로 하고 보수를 받는 계약)에서 수급인(시공사)은 계약과 설계 도면에 따라 목적물을 완성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따라서 도면과 다르게 시공한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불완전이행 또는 하자 있는 이행에 해당합니다.

A씨의 경우, 발코니 면적 축소와 철근 배근 불량은 모두 설계 도면 위반에 해당합니다. 다만 두 사안은 성격이 다릅니다. 발코니 면적 축소는 사용 가치와 재산 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반면, 철근 배근 불량은 건물의 구조 안전과 직결되는 중대한 하자입니다. 실무에서는 이처럼 하자를 그 중대성에 따라 구분하여 접근합니다.

정리하면, 도면과 다른 시공은 민법상 수급인의 담보책임(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 책임이 경합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건축주는 상황에 따라 유리한 근거를 선택해 주장할 수 있습니다.

쟁점 2. 하자보수와 손해배상,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민법 제667조는 수급인의 담보책임으로 하자보수청구와 손해배상청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건축주는 두 가지를 선택적으로 또는 병행하여 행사할 수 있습니다.

  • 보수청구하자가 보수 가능한 경우, 시공사에 보수를 요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는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배상청구보수가 불가능하거나,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 그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병행청구보수로도 회복되지 않는 가치 하락분이 있다면, 보수청구와 함께 추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A씨의 철근 배근 불량은 구조 안전과 직결되므로 보강 공사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 보강에 소요되는 비용이 손해배상액의 기준이 됩니다. 반면 발코니 면적 축소는 재시공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는데, 이때는 도면대로 시공했을 경우의 가치와 실제 시공된 상태의 가치 차액이 배상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하자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들거나 그 효용에 비해 비용이 지나치게 큰 경우, 법원은 보수비 전액이 아닌 교환가치 감소분을 손해로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보수비용과 가치 차액을 모두 산정해 두는 것이 실무상 유리합니다.

쟁점 3. 공사대금 잔금과의 상계 가능 여부

A씨는 아직 공사대금 7천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경우 건축주는 자신의 손해배상채권으로 미지급 공사대금과 상계(서로 맞비겨 소멸시키는 것)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시공사가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건축주가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반소 또는 항변으로 제출하여 상계하는 구조가 흔합니다. 이때 손해배상액이 미지급 공사대금을 초과하면, 초과분은 별도로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계를 주장하려면 손해배상채권의 액수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자 감정(전문가의 하자 원인과 보수비 산정)을 통해 손해액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적 조언

설계 도면과 다른 시공 분쟁에서 건축주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도면과 실제 시공 상태의 차이를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설계 도면 원본과 공사계약서를 보관해야 합니다. 특히 철근 배근과 같이 마감 후 확인이 어려운 부분은 하자 발견 즉시 전문가의 점검을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담보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기간 제한에 유의해야 합니다. 건축물의 경우 구조 안전에 관한 하자는 상대적으로 긴 담보책임 기간이 인정되지만, 일반 하자는 기간이 짧을 수 있습니다. 하자를 인지했다면 가능한 빨리 서면으로 보수를 요구하고, 그 통지 사실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도면과 다른 시공은 그 하자의 성격과 중대성에 따라 청구할 수 있는 내용과 배상 범위가 달라집니다. 보수비용과 가치 차액을 함께 산정하고, 미지급 공사대금과의 상계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 핵심입니다.

김경진
김경진 변호사의 코멘트
법무법인 초원 · 서울특별시 강남구
건설 분쟁을 다루면서 보면, 하자를 발견하고도 증거를 남기지 않아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건축주가 많습니다. 특히 철근 배근처럼 마감 후 확인이 불가능한 부분은 발견 즉시 전문가 점검을 받아 두셔야 합니다. 도면과 다른 시공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담보책임 기간이 지나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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